국내에서 확산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좀처럼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갑작스럽게 기침이나 재채기가 날 때마다 주변의 눈치가 보인다는 사람이 적지 않다. 코로나19와 관계가 없는데도 기침만 나오면 자신도 모르게 위축되거나 걱정부터 앞서게 된다는 것이다.
기침을 감기나 코로나19 같은 질병의 증상으로만 알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사실 기침은 인체의 자연스러운 생리 작용의 하나이기도 하다. 괜한 오해를 살까 봐 기침을 일부러 참다 보면 오히려 건강에 더 좋지 않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기침은 외부의 해로운 물질이 기도 안으로 들어오는 걸 막고, 폐나 기관지에 있는 유해 물질을 밖으로 배출하기 위한 인체의 정상적인 방어 작용이다. 식사하다 작은 음식물 조각이 목에 걸리면 기침을 해서 뱉어내는 것처럼 호흡기를 통해 침입한 해로운 물질을 내보내기 위해 우리 몸은 기침하게 된다. 따라서 한두 번씩 간헐적으로 나오는 기침은 질병의 증상이 아닐 수 있어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감기에 걸려 병원에 가면 의사가 기침을 굳이 참지 말라는 얘길 종종 한다. 오히려 적절히 기침해서 호흡기에 있는 나쁜 물질을 배출해야 염증이 줄어들고 병이 더 빨리 나아지기 때문이다. 생활이 너무 불편할 정도가 아니면 감기에 걸려서 기침하는 환자에게 굳이 기침을 억제하는 약을 꼭 처방해주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반대로 기침을 더 쉽게 할 수 있도록 가래를 묽게 하고 기관지를 확장하는 약을 주기도 한다. 이런 약을 먹으면 기침이 일시적으로 더 많이 나오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줄어든다.
감기가 원인인 기침은 대개 2~3주 이상 계속되는 경우가 거의 없다. 대부분은 그 안에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뚜렷한 이유 없이 기침이 3주 넘게 이어진다면 감기 이외에 다른 원인이 있을 수 있다는 의미이므로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는 얘기다. 특히 8주 이상 만성적으로 기침이 계속될 경우에는 폐나 기관지에 문제가 생겼는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특히 폐렴이나 결핵 환자들은 마른기침이 아니라 가래 기침이 심하다.
천식이나 위∙식도 역류 질환, 알레르기성 비염, 심장질환 등도 종종 만성 기침을 일으킨다. 열은 없는데 숨소리가 쌕쌕거리거나 호흡이 곤란해지면서 기침이 계속된다면 천식을, 목 아픈 증상 없이 기침과 재채기가 연달아 나오면 알레르기 비염을 의심해볼 수 있다. 가슴 쪽이 화끈거리거나 아프면서 기침이 지속되면 위∙식도 역류 질환, 자다가 갑자기 마른기침을 계속하면 심장 질환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누구나 흔히 경험하는 증상일 수 있지만 다양한 이유로 생기는 만큼 기침의 정확한 원인을 모른 채 기침약을 임의로 먹는 건 금물이다. 보통 일반 사람들이 약국에서 사는 기침약은 진해제나 진해거담제다. 이들 약은 대부분 원인과 관계없이 무조건 기침을 가라앉히는 작용을 한다. 만약 가래가 많은 기침을 하는 사람이 진해제를 지나치게 복용하면 기침이 너무 억제돼 가래가 밖으로 배출되지 못하고 호흡기 내에 남아 있게 된다.
아울러 꼭 명심해야 할 건 어떤 이유로든 기침이 나올 땐 고개를 돌리고 손이 아닌 팔이나 소매로 입을 가려야 한다는 점이다. 그래야 기침에 섞여 나온 바이러스가 다른 사람에게 전염되는 걸 막을 수 있다.
<도움: 대전을지대학병원, 노원을지대학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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