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 시간대 버스에 함께 탄 승객들을 유심히 살펴봤다. 코로나19로 마스크를 낀 채 귀에는 이어폰을, 손에는 스마트폰을 들고 있었다. 나 역시도 마스크를 끼고 무선 이어폰을 귀에 꽂은 채 손에 스마트폰을 들고 있기는 마찬가지였다. 버스가 도로 위를 지날 때 들리는 차량 소음에 음악 소리가 묻히지 않게 볼륨을 올렸다. 음악 소리만 들린 채 도시의 아무 소음도 들리지 않는 느낌이 좋다고 느끼는 순간 동시에 계속해서 볼륨을 올리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과 연결해 선이 없이도 무선으로 쉽게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무선이어폰이 대중화되면서 출퇴근 시간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착용한 채로 이동하는 사람들이 대다수다. 특히 지루하게 느껴지는 이동 시간에 음악이나 라디오, 유튜브 등 시청각 자극들로 채우면 지루함이 쉽게 달아나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운동할 때도 마찬가지다. 고된 운동을 조금 더 견뎌내기 위해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근력 운동을 하나 더 해낸다거나, 지루한 러닝의 메이트로 음악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어폰이 마치 현대인들의 신체 일부처럼 느껴질 정도다.
하지만 이어폰을 사용할 때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우선 사용 시간이 너무 길어지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청력 손상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앞서 말했듯 출퇴근 시간 소음이 큰 대중교통 환경 속에서 이어폰을 착용한 채로 소리를 듣게 되면 음량을 키우게 된다. 큰 음량을 지속적으로 듣게 되면 소음성 난청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실제로 이어폰 사용 기간이 길수록 청력 저하가 나타난다는 것은 여러 연구 결과에서도 이미 분석된 바 있다.
평소 청력을 많이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특히 더 조심해야 한다. 장시간 소음에 노출됐다가 어느 날 갑자기 귀에서 ‘삐-’소리가 나거나, 귀가 먹먹한 느낌이 든다면 난청을 의심해봐야 한다. 곧바로 의료기관을 방문해 정밀 검사를 받아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적기에 치료를 받지 않으면 청력 손실로 이어져 영구적인 난청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어폰으로부터 청력을 보호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사용 시간을 줄이는 것이다. 최대한 착용 시간을 적게 하는 것이 난청 예방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하루 한 시간 이하로 사용 시간을 줄이고, 사용할 때는 최대 소음의 절반가량만 유지할 수 있도록 음량을 크게 키우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또 연속해서 이어폰을 사용하는 경우라면 반드시 중간에는 이어폰을 뺀 뒤 청력 기관이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외부 소음이 시끄러운 곳에서는 최대한 착용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최근 출시된 이어폰 중에는 ‘노이즈 캔슬링’이라고 해서 외부 소음을 줄이고 음향 자체에 집중하는 기능을 강조하고 있는데, 외부 소음을 줄이는 효과를 준다고 해서 기본 음량을 높이면 귀에는 자극이 될 수밖에 없다.
또 땀을 많이 흘리는 운동 환경에서의 이어폰 사용도 장시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운동하게 되면 피부 온도가 올라가 피부 표면이 약해지기 때문에 청력 기관뿐 아니라 외이도 피부를 자극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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