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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음식

면역력 높이는 강낭콩, 두뇌 자극에도 유용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실내에서 지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노인의 활동 반경이 대폭 줄었다. 활동을 게을리 하면서 머리를 자주 사용하지 않으면 치매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 최근 인천시 연수구는 치매 어르신의 인지 자극을 위해 생활 꾸러미를 제공했는데 워크북크레파스클레이손지압기 외에 강낭콩 키우기가 포함됐다. 강낭콩을 키우는 것이 두뇌 자극에 유용하기 때문이다.

 


강낭콩은 코로나19로 인해 섭취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지만 아직 부족하게 먹는 식이섬유의 보고(寶庫)이기도 하다. 특히 흰강낭콩의 식이섬유 함량은 100g 24.4g으로, 병아리콩(이집트콩, 17.4g)이나 완두콩(5g)보다 높다. 식이섬유는 장내 유익균의 증식과 장 활동 촉진을 통해 면역력을 돕는 성분으로, 세계보건기구(WHO)는 성인이 하루에 27~40g 섭취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한국인의 주식인 쌀밥에 부족한 아미노산인 라이신이 풍부하다는 것도 강낭콩의 장점이다. 곡물의 제한 아미노산 스코어(score)에서 쌀의 라이신 점수가 현미 72, 백미 66, 밀이 37~42점인데 반해 강낭콩 119, 완두콩 134, 황대두 124점 등 상대적으로 높다. 라이신이 부족한 쌀밥에 강낭콩 등 콩을 섞는 것은 매우 현명한 일이다.

 

 

강낭콩은 과거에 강남콩이라고 불렸다. 중국 강남지방에서 들여온 콩이라고 해서다. ‘강낭콩’으로 쓰는 사람이 늘어나자 1988년에 표준어를 아예 강낭콩으로 바꿨다.

 

원산지는 중부 멕시코와 과테말라로 알려졌으며 16세기 초에 유럽으로 전파됐다. 한반도에 강낭콩이 도입된 시기는 분명하지 않으나 19세기 초 문헌인 ‘재물보물명고’에 강낭콩에 대한 기록이 처음 나온다. 강낭콩의 품종은 크게 적화 강낭콩과 리마콩으로 나뉜다.

 

 

강낭콩의 열매는 빵이나 떡의 소로 주로 이용된다. 서양인은 강낭콩의 어린 꼬투리를 채소로 섭취한다. 줄기잎은 사료로 사용되기 때문에 ‘버릴 것이 없는 콩’으로 통한다. 우리 국민은 강낭콩을 그리 즐겨 먹지 않지만 유럽인은 푹 삶아서 육류 대신 단백질 공급 식품으로 즐긴다. 단팥빵 속의 백앙금은 원래 붉은 껍질을 제거한 팥으로 만들었으나 요즘 백앙금의 대부분은 강낭콩이 재료다.

 

강낭콩엔 탄수화물단백질지방 등이 골고루 들어 있다. 칼륨마그네슘칼슘철분 등 미네랄과 비타민 B1∙B2∙B6∙나이아신엽산 등 비타민 B군과 비타민 E∙비타민 K도 함유하고 있다. 비타민 B군은 면역력 강화를 돕는다. 변비 예방 성분인 식이섬유도 풍부하다. 파세올아민이란 성분이 체내에 흡수되는 칼로리의 양을 감소시켜 다이어트와 동맥경화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강낭콩에 함유된 사포닌은 항산화 효과, 레시틴은 피로 회복에 이롭다.

 

 

국산 강낭콩은 대체로 크기가 고르고 배꼽 속에 타원형 반점이 뚜렷한 편이다. 수입 강낭콩은 콩알이 작고 길며, 배꼽 주위가 검은색으로 둘러싸여 있고, 반점이 뚜렷하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마트에서 강낭콩을 살 때는 콩알이 윤기가 있고 모양이 일정하며, 선명한 적색이나 적갈색을 띠는 것을 고른다. 깍지가 붙은 강낭콩을 구입한다면 껍질이 마르지 않고 촉촉하며, 부러뜨렸을 때 줄기가 남지 않는 것이 신선하다. 껍질 표면에 반점이 있거나 주름이 있는 것은 오래된 것으로 피한다.

 

강낭콩은 구입 후 통풍이 잘되는 서늘한 상온에 보관한다. 깍지가 붙은 강낭콩은 대개 밀봉해 냉장고에 둔다. 장기 보관하려면 강낭콩의 껍질을 벗기고 콩알을 빼 살짝 데쳐 식힌 다음 비닐봉지에 밀봉해 냉동실에 두는 것이 좋다. 냉동실에 보관한 콩을 사용할 때는 바로 꺼내 가열한 뒤 용도에 맞게 쓴다.

 

 

강낭콩을 식재료로 활용하려면 깨끗이 씻은 콩을 큰 볼에 넣고, 볼 속의 콩이 물에 잠길 만큼 넉넉히 물을 붓고 충분히 불린 뒤 사용한다. 강낭콩엔 렉틴과 트립신 억제제란 독성물질이 들어있다. 이들은 단백질이므로 가열 조리하면 열에 의해 구조가 파괴되면서 독성이 사라진다. 렉틴은 영양분의 흡수를 방해하고, 트립신 억제제는 트립신의 활성을 방해해 단백질이 소화되고 체내에서 이용되는 것을 억제한다. 전문가들이 강낭콩은 반드시 가열 조리 후 먹어야 한다고 충고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