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에 앉아 일하는 사무직이 늘어나면서 이른바 의자병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세계 보건기구는 오래 앉아있는 생활습관이 여러 가지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고 보고, 이를 의자병이라고 명명했다. 의자병은 하루 7~8시간 이상 의자에 앉아서 생활하는 현대인들에게 많이 생기는 병이다. 근골격계 질환이나 심혈관 질환, 소화기 질환, 당뇨병, 비만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의자병의 대표적 증상은 거북목 증후군이다. 고정된 자세로 오랜 시간 컴퓨터를 했을 때 발생한다. 거북목 증후군에 걸리면 머리뼈와 목뼈 사이 신경이 눌려 두통이 생기며, 바른 자세에서도 통증을 느끼게 된다. 오랜 시간 거북목으로 지내면 인대 약화로 인해 경추디스크가 생길 수도 있다.
허리디스크도 주의해야 한다. 허리 통증이 심해지거나 다리 저림이 생긴다면 허리디스크를 의심해봐야 한다. 의자에 장시간 앉아 있으면 요추의 추간판이 비정상적으로 압력과 자극을 받게 된다. 이후 다리의 통증과 저림, 당김 등이 나타난다.
의자에 오래 앉아있으면 혈액순환이 저하된다. 또 혈액이 하체로 모여 다리가 붓고, 인슐린 저항성이 생겨 혈당 조절 능력이 떨어진다. 지방을 효과적으로 태우는 신체 능력이 저하되고, 장기 기억과 공간지각력을 관장하는 신체 기능을 원활하지 못하게 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하루 평균 7.5시간을 의자에 앉아 지낸다고 한다. 우리 몸은 오래 앉아 있으면 혈액순환이 느려지고 호흡이 얕아진다. 좌식 생활이 대사 기능을 떨어뜨리고 에너지 소모를 줄이기 때문이다.
메이요 클리닉의 내분비학 박사인 제임스 레바인은 의자병의 위험성을 제시한 바 있다. 그는 의자에 앉으려는 습관을 의자 중독이라 칭했다. 또 1시간 앉아있을 때마다 2시간의 수명이 줄어든다고 했다. 인체의 구조는 걷고, 서 있도록 설계돼 있다는 것이다.
메이요 클리닉은 의자병의 폐해에 대한 연구를 해 왔는데, 하루에 6시간을 앉아서 지내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죽음과의 연관성이 더 높게 나타났다. 한 번에 3~4시간 앉아 있는 것은 하루에 담배를 1.5갑 정도 피우는 것과 비슷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결국 의자병은 목 디스크와 허리디스크뿐 아니라 혈액순환을 비롯한 신체기능 전반을 떨어뜨려 우리의 건강을 악화시키는 위험한 질병인 셈이다.
전문가들은 의자병을 탈피하려면 자주 일어나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1시간가량 앉아 있을 경우 5분 정도 일어나는 것이 좋다. 습관적으로 몸을 일으켜 잠깐이라도 움직여야 한다. 스트레칭을 하는 것도 좋다.
자주 의자에서 일어나는 것만큼 바른 자세로 앉는 것도 필요하다. 우선 두발로 바닥을 든든하게 딛는다. 또 허리를 쭉 펴고 등받이에 기대며 목은 펴서 정면을 본다. 의식적으로라도 목을 들고 가슴을 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일하는 중간중간 자세를 바꾸는 것도 필요하다. 앉은 채로 어깨와 목을 움직여 피로를 풀어주고, 목 돌리기, 골반 마사지를 통해 끊임없이 신체에 자극을 줘야 의자병에서 벗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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