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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음식

기념일에 먹는 떡, 어떤 의미가 담겨 있을까?

 

 

곡식 가루를 찌거나 삶아서 익힌 음식. ‘떡’을 정의하는 문장은 간단하지만 떡의 종류는 만드는 재료와 방법에 따라 무궁무진하다. 한국의 전통음식인 만큼 과거 선조들은 오곡에 각종 과일이나 나물, 열매를 함께 떡의 재료로 활용하면서 기념해야 하는 날에 떡을 먹었다. 흔하게 먹는 떡이지만 재료에 따라 떡을 먹으면서 건강과 행복을 기원했던 마음이 묻어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탓도 있고 가족 행사를 간소화하는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아이가 태어난 지 백일이 된 날을 기념하는 백일잔치는 생략하는 경우가 많다. 가까운 지인으로부터 백일잔치를 집에서 조촐하게 한 뒤 떡을 맞췄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아이의 백일을 기념하는 떡은 ‘백설기’다. 아이가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오래 살라는 뜻으로 과거에는 삼신할머니에게 삼신상을 차려주던 것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최근에는 이런 의미보다도 아이의 탄생을 기념하고 가족들과 아이의 건강을 기원하는 정도의 기념상을 차리는 경향으로 바뀌었다.

 

아이의 백일상에 등장하는 백설기는 ‘장수’를 뜻한다. 과거에는 떡집에 떡을 맞추지 않고 직접 손수 떡을 빚어 하얀 떡처럼 아이가 티 없이 맑고 건강하게 자라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한다. 아이의 백일을 기념하며 주변 이웃과 떡을 나누어 먹으면 아이가 더 건강하게 산다고 믿었다고도 전해진다.

 

 

백일상에 등장하는 또 다른 떡은 ‘수수팥떡’이다. 붉은색의 팥이 부정한 기운을 물리치고 좋은 기운을 불러일으킨다는 의미에서 수수팥떡을 상에 올렸다고 한다. 수수는 폴리페놀과 플라보노이드 등 항산화 성분이 풍부해 기력회복과 장 건강에 효능이 있으며, 녹색 줄기와 같은 색상이다가 익을수록 붉은 갈색으로 변하는 곡식이다.

 

수수와 팥을 이용해 만든 떡은 백일상이나 돌상, 아이들의 생일상에 올리는 떡이었는데 목숨 ‘수()’자와 발음이 같은 ‘수수’라는 단어 때문에 장수를 기원하는 음식으로도 사용돼 왔다.

 

 

결혼 음식으로는 대표적으로 떠올리는 것이 바로 ‘이바지 떡’이다. 도움을 주고 힘을 보태는 일을 뜻하는 이바지는 지금은 잘 사용하지 않는 말이지만 결혼한 상대의 집에 음식을 장만해가는 것을 뜻했다.

 

과거에는 주로 여성이 시댁에 갈 때 음식을 하는 것으로 인식됐지만 최근에는 생략하거나 양쪽이 혼인에 대한 감사의 의미로 인사를 하는 음식을 뜻하기도 한다. 이바지 음식에는 찹쌀로 만든 찰떡이 주로 포함되는데, 끈끈한 찰떡의 점성처럼 신랑과 신부가 서로 떨어지지 말고 붙어서 잘 살라는 의미가 담겨있다고 한다.

 

 

잔치마다 빠지지 않았던 떡은 시루떡이다. 이웃과 함께 나눠 먹는 가장 친근한 떡이기도 하다. 붉은 팥을 사용해 고물을 쓰기도 하고 대신 흰팥이나 녹두와 같은 곡식을 이용해 시루떡을 만들기도 한다.

 

팥은 칼륨이 풍부해 부기를 빼 주고 혈압 상승을 억제해주는 데 도움이 되는 식재료다. 팥에 들어있는 사포닌은 이뇨작용을 하는데 떡을 만들 때는 사포닌을 최대한 제거하기 위해 끓는 물에 팥을 삶은 뒤 물은 버리고 다시 찬 물을 받아 팥을 익히는 것이 좋다. 떡을 만들 때는 멥쌀을 주로 활용하는데 곡류에 부족한 라이신과 트립토판이 팥에 풍부해 서로 영양학적으로 보완해줄 수 있는 식재료다.



 

<참고=농촌진흥청, 농림축산식품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