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의료계에서 ‘핫’(hot)한 질병 중 하나가 근감소증이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실내 활동 시간이 길어지면서 근감소증 발생위험이 커지고 있어서다. 근감소증은 코로나19 유행 이후 국내·외에서 가파른 증가세를 보인다.

 

 

 

 

 

노화 관련 국제 학술지인 GeroScience 최근호에서 영국 리버풀의 존 무어스 대학 연구진은 “코로나19 거리두기 등 이동 제한과 근감소증: 단기간의 근육 손실에 따른 장기적인 건강 효과”라는 논문을 통해 “여행 금지, 격리, 사회적 거리 제한 등은 신체 활동을 줄이고 식품 섭취 양상을 바꿔 근감소증 발생이 급증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장기적으로 심혈관 질환, 당뇨병, 골다공증, 인지력 저하, 우울증 등 만성 질환 발생위험을 높일 것”으로 예측했다.

 

근육 건강의 위험신호를 뜻하는 근감소증(sarcopenia)은 팔, 다리의 근육량이 감소하고 악력 등 근력이 저하되며 걷기 능력 등 신체 활동이 급격히 떨어진 것을 말한다. 근감소증은 영양 불량, 활발하지 않은 신체 활동, 흡연, 비타민 D와 성장호르몬의 감소, 활성산소 증가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다.

 

자주 넘어지고, 앉았다 일어나기조차 힘들다면 근감소증 진단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의자에 앉았다 일어나는 것을 5회 반복할 때 15초가 넘게 걸리거나, 400m를 걷는 데 6분 이상 걸리면 근감소증이기 쉽다.

 

 

 

 

 

 

근감소증이 있으면 기능 장애, 신체 능력 감소, 삶의 질 저하, 낙상과 사망률 증가, 높은 의료비용 지출을 초래한다. 근력, 휴식 대사량, 인슐린 민감도가 감소하고 지팡이나 워커 이용, 독립적인 일상생활의 어려움이 커진다. 당뇨병, 골다공증, 심혈관 질환 등 만성 질환의 발생 위험도 커진다. 면역력도 약화한다. 코로나19 등 병을 이겨내는 힘도 약해지도록 하는 것이다.

 

나이 들어서 저열량, 저단백 식사를 자주 하거나 운동을 소홀히 하거나 미각이 변하거나 치아 건강이 나빠지거나 요리 시간이 줄어들면 근감소증이 발생하기 쉬워진다.

 

근감소증 치료법으로 호르몬 치료, 운동 치료, 영양 치료가 있다고 알려졌지만 테스토스테론(남성호르몬), 에스트로젠(여성호르몬), 성장호르몬, DHEA 등 호르몬 치료에 의존하기보다는 영양 개선, 운동으로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영양상으론 양질의 고단백 식품과 비타민D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우리 몸에선 하루 약 300g의 단백질이 분해되고 새롭게 합성된다. 이때 단백질의 보충 섭취가 부족하면 근육에 저장해 둔 단백질을 분해해서 사용하게 된다.

단백질이 근육에서 빠져나가기 전에 매일 적정한 양을 보충해 주는 것이 근육을 지키는 손쉬운 방법이다. 근감소증 예방을 위해 단백질을 자신의 체중 ㎏당 매일 1g 이상 섭취할 필요가 있다. 체중이 70㎏인 남성은 단백질을 하루에 70g 이상 보충해야 한다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우리 국민의 단백질 섭취량은 비교적 양호한 편이다. 단, 70세 이상 여성에선 단백질 섭취가 부족하므로 계란, 우유 등 고단백 식품의 섭취를 늘릴 필요가 있다. 노인이 되면 젊을 때보다 더 많은 단백질 섭취가 요구된다. 같은 양의 단백질을 섭취하더라도 근육으로 변환(합성)하는 능력이 떨어져서다. 입맛이 없거나 소화가 잘 안 돼 단백질 음식인 고기, 계란, 콩류 섭취가 쉽지 않다면, 단백질 음료나 제품 형태로 섭취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특히 필수 아미노산(단백질의 구성 성분)인 류신, 발린, 아이소류신의 섭취가 중요하다. 이 세 가지 아미노산이 근육 생성을 촉진하기 때문이다. 이때 동물성 단백질과 식물성 단백질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매끼 단백질 반찬이 떨어지지 않도록 하고 단백질을 하루 세끼 고르게(한 끼에 20∼30g) 섭취하는 것이 최선이다.

 

 

 

 

 

 

 

국내 노인 3,169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비타민D 부족은 근감소증 발생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햇볕을 쬐면 피부에서 비타민D가 합성된다. 비타민D가 풍부한 식품은 기름진 생선, 동물의 간, 계란, 버섯 등이다.

영국영양협회의 노인 전문가 앨리슨 스미스 박사는 2016년, 영국지역사회간호저널(British Journal of Community Nursing)에 실린 논문에서 노인의 근감소증 예방을 돕는 영양소로 양질의 단백질, 비타민 D, 오메가-3 지방, 셀레늄 등 네 가지를 추천했다.

오미자추출물도 근육 강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오미자 속 기능 성분인 ‘시잔드린’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근력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기능성을 인정받았다.

 

 

 

 

 

근감소증의 예방, 치유를 위해 매일 30분 이상의 운동이 권장된다. 걷기만 하는 것은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근력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근력 운동과 유산소 운동을 1회에 30분씩, 주(週) 3∼5회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2∼3주간의 운동 중단으로도 근육량, 근육 기능이 소실될 수 있다. 코로나19 유행 도중이라도 운동을 짬을 내어 꾸준하게 해야 한다.

체중 감량도 근감소증 예방에 이롭다. 폐경 후 여성이 비만하면 정상 체중을 유지한 여성보다 근감소증 위험이 크게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국내에서 나왔다. 이화여대 식품영양학과 박윤정 교수팀이 폐경 후 여성 1,527명을 대상으로 근감소증과 비만의 상관성을 분석한 결과 전체 근감소증 환자의 67.7%가 비만(BMI 25 이상) 상태였다.

 

근감소증 여성은 정상 여성보다 채소ㆍ과일을 덜 섭취했다. 근감소증 여성의 하루 평균 채소, 과일 섭취량은 각각 265g, 160g으로, 근감소증이 없는 정상 여성(각각 322g, 256g)보다 눈에 띄게 적었다.

 

 

 

식품의약칼럼니스트 박태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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