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모두가 힘들고 우울한 때, 이렇게 집단적 피로와 불안에 허덕이는 전 세계인들의 지친 마음을 달래주는 음식이 있습니다. 바로 초콜릿입니다.
[모두가 사랑하는 초콜릿]
이런 사실은 통계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전미 제과협회(NCA)에 따르면 2020년 3월 15일부터 9월 8일까지 6개월간 초콜릿과 사탕 등 전체 캔디 시장은 3.8%가량 성장했습니다. 품목별로는 특히 고급 초콜릿 판매량이 12.5%나 증가했고 일반 초콜릿 판매도 5.5% 늘어났습니다.
초콜릿 판매 증가세는 식품점에서 두드러졌는데, 식품점의 고급 초콜릿 판매는 21.4%나 급증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무겁고 불안한 시기에 작은 기쁨을 찾으려는 사람들로 초콜릿 판매가 늘었음을 보여주는 수치입니다.
비록 생필품은 아니지만, 초콜릿이 불확실성의 시대에 소비자들에게 즐거움과 안정을 주는 데다, 장수까지 덤으로 선물로 준다는 사실을 확인해 주는 또 다른 사례도 있습니다.
세계 최고령자 기네스 기록을 보유한 일본인 다나카 가네(田中力子) 할머니가 대표적입니다. 올해 1월 2일 118번째 생일을 맞았던 다나카 할머니는 미국의 라이트 형제가 인류 최초의 유인 동력 비행에 성공한 해인 1903년 태어났는데, 장수 비결을 묻는 말에 "맛있는 것을 먹고, 공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주변 사람들은 다나카 할머니가 식욕이 왕성해 좋아하는 초콜릿과 콜라를 즐긴다고 귀띔했습니다.
초콜릿 사랑은 유명인이라고 예외가 아닙니다. 그 명단에서 '축구황제' 펠레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펠레는 신장 결석과 전립선 요도 절제 등 잇달아 수술을 받으며 건강이 악화해 2019년 5월 이후 사실상 공개 활동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작년 10월 23일 80세 생일을 맞으면서 거동이 다소 불편한 상황에서도 대외활동을 재개했는데. 그 첫 일정으로 자신의 이름을 딴 초콜릿 제품 홍보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초콜릿, 확실히 알고 먹자]
이처럼 남녀노소 모든 이에게 사랑받는 초콜릿의 역사는 중앙아메리카의 마야 문명이나 아스테카 문명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초콜릿(chocolate)이라는 단어는 남부 멕시코 인디오들이 카카오 콩에서 짜내는 음료 '쇼칼라트(xocalat)'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물론 멕시코와 중미의 고대 문명 시대에 이르러 카카오 씨앗을 본격적으로 먹기 시작했다는 이런 통설과는 달리 일각에서는 이보다 1천500년가량 앞선 5천여 년 전부터 남미 에콰도르의 고원에 위치한 마요 친치페 문화에서 이미 카카오를 식용하고 있었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그만큼 인류가 초콜릿과 함께 한 기간이 오래됐다는 말입니다.
아무튼 고대 마야인과 아스테카인들은 카카오 열매를 갈아서 음료로 만들어 마셨다고 하는데요, 이런 음식으로뿐만 아니라 마야 시대에 초콜릿과 카카오가 화폐처럼 통용됐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고고학자인 조앤 바론 박사가 고전기 마야 시대인 250~900년의 도자기 그림과 벽화, 조각 등의 내용을 분석해 내놓은 추론입니다. 이에 따르면 8세기 무렵부터 초콜릿을 묘사한 그림이 자주 등장하는데 이때부터 초콜릿과 카카오가 일회성 물물교환이 아니라 재화와 용역에 대한 결제 수단으로 널리 이용되기 시작한 것으로 바론 박사는 추정했습니다.
[우리가 초콜릿에 빠지는 이유]
그럼, 사람들은 왜 이렇게 초콜릿에 탐닉할까요? 물론 초콜릿을 먹으면 기분이 좋아지기 때문인데요, 이 과정에서 초콜릿에 들어있는 약 400여 가지 화학물질 중에서 페닐에틸아민과 트립토판이 주요한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트립토판은 이른바 '행복 호르몬'으로 불리는 세로토닌을 합성하는데 필요한 필수 아미노산이며, 페닐에틸아민은 이성에 대한 사랑의 감정을 느낄 때 우리 몸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몸에서 페닐에틸아민 수치가 올라가면 맥박이 빨라지고 혈압이 상승하며 뇌에서 또 다른 행복 호르몬인 도파민의 분비를 촉진해 기분 좋은 상태를 유지해 준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물질을 천연 사랑의 묘약이라고 부르기도 한다고 합니다. 특히 페닐에틸아민은 강력한 각성 효과와 중독성이 있어 마약류로 분류되는 암페타민이란 신경 흥분제와 비슷한 분자 구조로 되어 있다고 합니다.
초콜릿은 이런 특성을 가진 페닐에틸아민이 100g당 무려 50∼100㎎이 들어 있는 등 지구상의 모든 음식 중에서 가장 많이 들어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어찌 보면 초콜릿은 누구에게나 허용된 마약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초콜릿은 우리 뇌에서 행복 호르몬을 분비하는 것을 도와주지만 무엇이든 과유불급입니다. 초콜릿에는 지나치게 먹으면 성인병이나 비만 등을 유발할 수 있는 지방과 당도 많이 들어 있는 만큼 적당하게 즐기시는 게 건강에 좋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되겠습니다.
(참고문헌; '우리 뇌를 컴퓨터에 업로드할 수 있을까?, 임창환 글.최경식 그림, 나무를심는사람들刊)
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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