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으로 불어난 체중을 빼기 위해 다이어트를 결심한 사람이 많다. 다이어트를 결심했다면 조금 더 쉽게 살을 뺄 수 있다는 다이어트에 눈길이 간다. 수년 전부터 유행하는 다이어트법으로는 ‘간헐적 단식’과 ‘저탄고지(탄수화물은 최소화, 지방은 많이)’가 있다. 전문가들은 유행하는 다이어트법이 단기간 체중감량에는 효과가 좋을지 몰라도 장기간 지속하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유행하는 다이어트의 겉과 속에 대해 알아본다.
간헐적 단식, 결국 소식 효과
간헐적 단식은 하루에 12~16시간 단식 외에도, 격일 단식, 3일에 하루씩 단식 등을 모두 포함하는 다이어트법이다. 특정 시간에만 음식 섭취를 할 수 있어 ‘시간제한 다이어트’라고도 불린다.
간헐적 단식은 주로 동물 연구에서 대사 이상을 교정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온 바 있다. 3주 동안 격일로 단식을 하는 쥐 실험 연구에서 간헐적 단식은 동등한 칼로리 섭취량을 보이는 지속적인 단식 방법과 비교해 인슐린 감수성, 인지기능, 심장 보호, 수명 등에서 비슷하거나 더 좋은 결과를 보여주었다.
그러나 반대의 연구도 있다. 고콜레스테롤혈증 쥐의 경우 간헐적인 단식이 도리어 비만과 당뇨병을 유발했고, 죽상경화증 발생을 악화시켰다. 이는 만성질환에 따라 간헐적인 단식이 해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사람을 대상으로 간헐적 단식의 효과를 관찰한 연구도 있다. 107명의 30~45세의 젊은 여성을 대상으로 25%의 칼로리 제한을 하면서, 한 그룹은 간헐적 단식을 하게 하고 다른 한 그룹은 칼로리 제한 식이요법을 하게 했다. 두 그룹 모두 체중 감소, 인슐린 감수성 및 기타 건강 관련 표지자들이 긍정적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연구팀은 이는 단식 방법의 차이가 아니라 칼로리 제한의 효과라고 밝혔다. 간헐적 단식의 장점이 아니라 소식(小食)의 장점이라는 것이다.
간헐적인 단식은 건강한 성인이라면 라이프스타일(저녁 단식이 쉬운 사람 등)에 따라 시도해볼 수 있겠지만, 당뇨병 환자에게는 추천하지 않는다.
대한당뇨병학회에 따르면 간헐적 단식은 첫째로, 저혈당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둘째로, ‘식단의 제한 없이 먹고 싶은 것을 모두 먹을 수 있다’는 오해로, 허용된 시간에 과식이나 폭식을 하거나 당지수가 높은 음식들을 과다하게 섭취하게 돼 오히려 혈당 조절이나 체중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위장 질환이 있는 경우 장시간 공복을 유지하는 것이 소화기 증상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
학회는 ‘당뇨병 환자에서 비만으로 인한 체중 관리가 요구되는 경우에는 간헐적 단식법보다는 전체적인 칼로리 섭취를 줄이고 균형 잡힌 식단을 통하여 하루 세끼를 적절하게 섭취하는 방법이 가장 적절한 식사요법’이라고 밝혔다.
저탄고지, 초반에는 체중이 잘 빠지지만 1년이 지나면 차이가 없어
수년 전 한 방송에서 저탄고지 다이어트에 관해 소개된 뒤 저탄고지 다이어트법이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저탄고지 다이어트의 효과를 주장하는 사람은 탄수화물을 극단적으로 줄이기만 하면 삼겹살, 버터 등 지방이 가득한 식품을 배부를 때까지 실컷 먹고도 체중을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저탄고지는 원래 뇌전증(간질) 환자를 치료할 때 쓰이던 식단인 ‘케톤식(식사 중 지방을 60~90% 정도 먹고, 탄수화물은 0~10%만 먹는 것)’의 일종이라고 보면 된다. 케톤식은 포도당 대신 지방으로부터 공급되는 케톤체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도록 유도하는 식사다.
케톤체를 생성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하루 총 에너지 섭취의 10% (1일 20~50g) 미만으로 탄수화물 섭취를 제한해야 한다. 2020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에 따르면 탄수화물 적정 섭취 비율은 하루 섭취 에너지의 55~65%이기 때문에 극단적인 탄수화물 제한 식사임을 알 수 있다.
케톤식은 탄수화물 섭취량을 줄이는 대신 지방 섭취량을 비정상적으로 늘리기 때문에 식욕 감소가 생길 수 있다. 또 포도당 대신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사용, 체중 감소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연구들에 따르면 저탄고지 다이어트가 단기간 체중감량 효과는 크지만, 장기적으로는 일반적인 칼로리 제한 다이어트와 차이가 없음을 보여주었다. 케톤식과 전통적인 칼로리 제한식의 효과를 비교한 6개월 연구에서 케톤식의 체중 감소 효과(-11.1kg vs.-6.9kg)가 더 뛰어났다. 그러나 1년 이상 봤더니 두 그룹 간 체중 감소 효과에는 차이가 없었다.
다이어트 목적으로 한가지 영양소를 과잉 섭취하면 영양 불균형에 빠질 수 있다. 탄수화물 섭취량을 극단적으로 줄이게 되면 식이섬유와 미량영양소 섭취도 함께 감소하게 되며 이로 인해 빈혈, 변비, 탈수 등의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다이어트를 위해 극단적인 탄수화물 제한 식사를 무리하여 시도하기보다는 총 에너지 섭취의 45% 이상을 탄수화물로 섭취하면서 적절한 신체활동을 병행하는 것이 안전하고 실용적인 다이어트 방법이다. 하루 500~1,000kcal를 덜 먹는 식단을 유지하고, 매일 30분 이상 유산소·근육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
다이어트도 결국 다 아는 방법이지만, 기본이 정석이다.
헬스조선 이금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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