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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7월의 제철 수산물, 여름 보양식으로 인기 만점인 장어의 종류와 효능!

장어(長魚)는 말 그대로 ‘몸이 긴 생선’이란 뜻이다. 장어는 여름 보양 식품으로, 영양소는 꽉 차 있지만, 생김새는 ‘비호감’이다. 그리스의 아리스토텔레스는 문어, 큰 새우와 함께 장어를 ‘바다의 3대 괴물’이라 표현했다.

 

 

 

 

종류가 다양한 장어

 

장어는 먹장어, 갯장어, 붕장어, 뱀장어, 무태장어, 칠성장어 등 종류가 다양하다. 이중 뱀장어만 바다에서 태어나 1년쯤 뒤 강으로 거주지를 이동한다. 뱀장어를 민물장어라고 부르는 것은 그래서다. 먹장어, 갯장어, 붕장어는 평생 바다에서 산다. 한국인이 장어라고 하는 것은 대개 뱀장어를 가리킨다.

 

장어는 늦가을에서 초겨울까지가 제철이다. 가을이 되면 강에서 3∼4년 지낸 장어가 산란을 위해 바다로 향한다. 이 시기의 장어엔 각종 영양소가 가득하다. 한국의 강에서 산란지인 필리핀 주변 마리아나 해구의 깊은 바다까지 수천 ㎞를 헤엄쳐 가는 동안 거의 먹지 않고 살아남기 위해서다. 장어는 심해에서 알을 낳고 수정한 뒤 생을 마친다.

 

 

바다에서 부화한 장어를 댓잎 뱀장어라 한다. 이 장어는 하구에서 실뱀장어로 변태한 뒤 강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어민들은 실뱀장어(치어)를 잡아 양식장에서 기른다. 우리가 먹는 장어는 대부분 양식을 한 것이다.

 

장어 전문점이 흔히 내세우는 풍천장어의 풍천은 지역명이 아니다. 바람 풍(風), 내 천(川)으로, 강과 바다가 만나는 하구를 뜻한다. 뱀장어가 바다와 강을 오가는 회귀성 어류이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풍천장어로 유명한 곳은 전북 고창이다. 장어의 70∼80%는 이곳 산(産)이다.

 

 

 

꼭 제거해야 하는 장어의 피

 

장어의 피와 점액질엔 독이 있다. 눈에 들어가면 결막염, 상처에 묻으면 염증을 일으킨다. 장어 피에 함유된 독이 알레르기를 일으킨다는 사실을 발견한 학자는 노벨상을 받았다.

 

장어구이, 장어덮밥 등 장어를 가열하여 조리하면 걱정할 필요가 없다. 장어 독은 60도에서 5분 이상 가열하면 독성을 잃기 때문이다.

 

장어는 정력에 좋다?

 

장어 피가 정력 강화를 돕는다는 과학적 증거는 없다. 장어 피와 소주를 섞어 마시는 것은 금물이다. 장어 꼬리를 서로 먹기 위해 경쟁할 필요도 없다. 꼬리가 정력 증진에 좋다는 말은 근거 없는 속설이기 때문이다.

 

 

 

 

 

종류만큼 다양한 장어의 효능

 

영양상으로 장어는 비타민 A와 지방이 많은 식품이다. 장어의 비타민 A 함량은 육류의 200배, 다른 생선의 50배에 달한다. 100g만 먹어도 성인 남자의 비타민 A 하루 권장량의 2.5배를 섭취할 수 있다. 비타민 A는 눈 건강 비타민으로 통한다. 부족하면 야맹증 등 시력 장애가 생기기 쉬워서다.

 

반면 칠성장어의 간은 비타민 A 과잉증을 유발할 수 있다. 비타민 A는 물에 녹지 않는 지용성 비타민으로, 몸 안에 장기간 과다 축적되면 두통, 설사, 탈모, 메스꺼움 등 독성이 나타난다.

 

 

 

장어는 미꾸라지보다 기름지다. 특히 뱀장어(생것)엔 지방이 100g당 17.1g이나 들어있다. 붕장어(4.4g), 먹장어(5.8g), 갯장어(11.9g) 등 다른 장어보다 지방 함량이 훨씬 높다. 돼지고기 등심(19.9g) 수준이다. 다행히도 뱀장어의 지방엔 혈관 건강에 유익한 불포화 지방의 비율이 60% 이상이다. 특히 DHA, EPA 등 오메가3 지방(불포화 지방의 일종)이 풍부하다. 이 지방은 혈전(피 찌꺼기) 형성을 억제해 동맥경화를 예방한다.

장어는 콜레스테롤 함량도 꽤 높다(100g당 196㎎). 정부가 정한 콜레스테롤 하루 섭취 제한량은 300㎎이므로, 고지혈증이 우려되는 사람에게 장어의 다량 섭취는 권장되지 않는다. 그러나 장어의 콜레스테롤은 불포화 지방과 비타민E의 작용 덕분에 체내에 거의 축적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있다.

장어는 열량이 상당히 높다(100g당 223㎉). 불어나는 체중이 걱정이라면 장어구이를 한곳에서 한 마리 이상 먹는 것은 피한다.

 

 

 

붕장어·먹장어·갯장어의 특성

 

바닷장어 중 붕장어는 술꾼 사이에서 흔히 아나고(일본어)로 통한다. 야행성이고 밤에 어슬렁거리며 사냥하기 때문에 ‘바다의 갱’이란 별명을 갖고 있다. 뱀장어처럼 붕장어 피에도 독이 있다. 이크티오톡신이란 독이다. 붕장어를 회로 먹을 때는 반드시 깨끗이 손질해서 피를 완전히 제거해야 한다. 피가 체내로 들어가면 혈변, 구토 등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독은 열에 약하기에 되도록 가열 조리하여 먹도록 한다.

 

먹장어는 눈이 퇴화해 ‘눈이 먼 장어’라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특유의 꼼지락거림 때문에 별칭이 꼼장어다. 턱이 없고 입이 동그란 것이 특징이다. 예부터 정력 식품으로 인기가 높았다. 수컷 1마리가 암컷 100마리와 함께 사는 것으로 알려져서다. 포장마차의 인기 메뉴인 먹장어는 대개 구이로 요리된다.

 

갯장어(하모)는 일본에서 특히 인기가 높다. 일제 강점기엔 잡히는 대로 일본으로 보내져 한국인은 맛보기 힘들었다. 크기가 붕장어보다 커서 2m 이상 되는 놈도 있다. 자산어보에선 “개 이빨을 가진 장어라 해서 견아리”라 칭했다. 성질이 사나워 아무한테나 달려들고 무는 습성을 가졌다.

 

 

 

 

문화권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는 장어 요리

 

아시아에선 한국,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국가 사람들이 장어를 좋아한다. 유럽에선 영국, 네덜란드, 이탈리아에도 장어 요리가 있다. 반면 유대인, 무슬림에겐 장어가 금기 식품이다. 이들에겐 ‘비늘이 없는 생선은 먹지 말라’는 계율이 있기 때문이다.

 

 

식품의약칼럼니스트 박태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