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채소의 소중함 : 뿌리는 겨울을 이겨낸 식물의 ‘심장’

 

맛과 영양이 풍부한 겨울철 웰빙 식품 '뿌리채소'

겨울은 땅속에서 추위를 이겨낸 뿌리채소의 제철이다. 비록 외양은 투박하고 못생겼지만, 맛ㆍ영양만은 절대 저렴하지 않다. 뿌리는 흙의 각종 영양소를 흡수해 잎과 열매에 전달하는 식물의 ‘심장’이다. 일부 엄격한 채식주의자들은 생명을 죽이는 것을 피하고자 일부러 뿌리를 먹지 않을 정도다.

 

과거에 뿌리채소는 대개 농부나 빈자(貧者)를 위한 식품이었다. 지체가 높은 사람들은 대놓고 천시했다. 우리 선조는 몸이 으슬으슬하고 감기가 올 것 같으면 따뜻한 생강차를 마셨고, 소화가 되지 않으면 무를 갈아 드셨다. 요즘은 뿌리채소의 효능과 영양소가 재평가되면서 웰빙 식품으로 부상했다. 뿌리채소는 저장 창고에 오래 보관할 수 있다. 채소가 자라기 힘든 겨울에 양질의 비타민ㆍ미네랄을 공급해준다.

 

 

 

 

겨울 제철 뿌리채소 첫번째, 천연 소화제인 무

 

소화에 좋고 비타민C가 풍부한 '무'

한국인이 즐기는 겨울철 뿌리채소는 무ㆍ우엉ㆍ연근ㆍ생강 등이다. 이중 무는 뿌리는 물론 잎(무청)도 먹는다. 무는 생으로 먹기도 하고 총각김치ㆍ동치미ㆍ무절임ㆍ무말랭이ㆍ단무지 등에 쓰인다. 먹으면 입안에서 청량감이 느껴진다. 단맛은 무에 풍부한 포도당ㆍ설탕의 맛이다. 매운맛은 이소치오시아네이트 맛이다. 얼얼한 매운맛은 무의 끝부분이 더 강하다. 무는 머리에서 아래로 갈수록 이소치아시아네이트가 더 많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이소치아시아네이트는 노화의 주범인 활성산소를 없애는 항산화 성분이므로 버리지 말고 섭취하는 것이 좋다.

 

무는 소화가 잘 된다. 아밀라아제란 전분 소화효소도 들어있다. “무를 먹으면 속병이 없다”는 옛말이 있다. 밥ㆍ떡을 과식했을 때 무즙ㆍ무채ㆍ무 동치미를 먹으면 잘 소화된다. 우리 조상은 음력 10월(상달)에 고사를 지낼 때 시루떡에 무를 넣었다. 양껏 먹은 떡이 체하지 않도록 ‘자연의 소화제’를 함께 제공한 것이다. ‘동의보감’에도 “보리와 밀로 만든 음식을 먹고 체했을 때 날 무(생무)를 씹어 삼키면 해독된다”고 기술돼 있다.

 

무는 겨울에 얼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동결되면 조직이 파괴돼서다. 무를 신문지ㆍ포장지 등에 싸서 시원하고 어두운 곳에 보관하거나 냉장고에 넣어 두면 겨우내 훌륭한 비타민 C 공급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무청을 잘라내면 뿌리 속에 바람이 드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겨울 제철 뿌리채소 두번째, 변비와 비만을 막아주는 우엉

 

겨울 제철 뿌리채소이자 사찰음식 재료로 쓰이는 '우엉'

사찰음식의 재료로 흔히 쓰이는 우엉도 겨울이 제철이다. 사찰에선 우엉이 인내심을 길러준다고 여겨 일부러 스님의 밥상에 올렸다. 우엉 뿌리를 먹는 나라는 한국ㆍ일본ㆍ대만 정도다.

 

우엉의 웰빙 성분은 식이섬유ㆍ이눌린ㆍ클로로젠산이다. 뿌리채소 중에서 식이섬유가 가장 풍부해 자근자근 두드려 요리해 먹으면 ‘만병의 근원’인 변비와 비만을 예방하는 데 유용하다. 식이섬유는 금세 포만감을 주어 체중 감량에도 이롭다.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동맥경화 예방도 돕는다. 우엉을 잘랐을 때 나오는 끈적거리는 성분인 리그닌도 식이섬유의 일종이다. 리그닌은 요즘 암 예방 성분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우엉을 자르는 도중 리그닌이 다량 생성되므로 우엉은 최대한 얇게 써는 것이 좋다.

 

 

 

 

비만과 변비 예방에 좋은 '우엉'

돼지감자(뚱딴지)ㆍ치커리ㆍ야콘 등에 풍부한 다당류인 이눌린(inulin)이 많이 들어있다는 것도 우엉의 장점이다. 우엉은 전체 당질의 절반가량이 이눌린이다. 이눌린은 ‘천연 인슐린’(혈당을 낮추는 호르몬)이라 불릴 만큼 혈당 조절 능력이 뛰어나 당뇨병 환자에게 추천할 만하다.

 

 

 

 

겨울 제철 뿌리채소 세번째, 소염과 지혈작용에 뛰어난 연근

 

소염, 지혈 작용을 하는 '타닌'이 풍부한 '연근'

연근도 12월∼이듬해 3월에 수확되는 겨울철 뿌리채소다. 주성분은 당분(대부분 녹말)이며 비타민 C(항산화 효과)ㆍ칼륨(혈압 조절)ㆍ식이섬유(변비 예방ㆍ콜레스테롤 저하)가 상당량 함유돼 있다.

 

맛은 달면서 떫다. 떫은 것은 타닌 때문이다. 타닌은 소염ㆍ지혈작용이 있어 점막 부위의 염증을 가라앉히고 피를 멎게 한다. 위염ㆍ위궤양ㆍ십이지장궤양 등 소화기에 염증이 있거나 코피가 잦은 사람에게 연근 반찬을 추천하는 것은 그래서다. 연근을 자르면 절단 부위가 검어진다. 타닌이 산화되기 때문이다. 식초 물에 담가두면 변색이 안 된다. 또 씹히는 느낌이 아삭아삭해지고 떫은맛이 사라져 맛이 한결 나아진다.

 

연근은 색깔이 희고 부드러우며, 무겁고 구멍이 적을수록 상품이다. 먹다 남은 연근은 랩으로 싸서 냉장고에 넣어두면 1주일은 보관할 수 있다. 조리할 때 철제 냄비로 삶으면 색이 검어지므로 피한다.

 

 

 

 

겨울 제철 뿌리채소 네번째, 감기에 좋은 생강

 

감기에 좋은 겨울 제철 뿌리채소 '생강'

초겨울에 수확되는 생강(生薑)은 우리가 겨울을 따뜻하고 건강하게 보내도록 돕는 고마운 채소다. 한방에선 생강을 열을 내려주고 기침을 멎게 하며 가래를 삭혀주는 식품으로 친다. 외부에서 침입한 사기(邪氣, 나쁜 기운)를 몸 밖으로 내보내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감기 기운이 있는 사람에게 생강을 얇게 저며 설탕이나 꿀에 재웠다가 뜨거운 물에 넣어 만든 생강차를 권장하는 것은 그래서다.

 

겨울에 꽁꽁 얼어붙은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것도 생강의 효능이다. 생강 한쪽을 불린 찹쌀 한 컵과 함께 푹 끓인 뒤 체로 걸러 만든 미음을 먹으면 몸이 한결 따뜻해진다. 생강의 보온(保溫) 효과는 진저롤ㆍ진저론 등 생강의 매운맛 성분이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한 덕분이다. 입맛을 높이고 소화를 돕는 작용도 한다. 과거에 건강(乾薑, 말린 생강)이 곧 한방 소화제였다.

 

 

 

식품 의약 칼럼니스트 박태균 기자

 

 

 

Posted by 국민건강보험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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