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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음식

유혹의 속삭임, 뿌리칠 수 없는 달콤한 맛



  아이들은 저녁 식사 후 토마토 먹는 걸 좋아한다. 토마토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더 큰 이유가 있다.
  토마토 옆에 수북이 쌓인 설탕이다. 살짝만 뿌려도 괜찮으련만, '푹'찍어 먹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
  리고 설탕이 버무려진 토마토 물을 마시는 것으로 마무리한다. 쭉! 들이키는 토마토 물에 얼마만한
  설탕이 들어있을까 가늠하기조차 힘들다.

 

 

설탕으로 오는 질환, 슈거블루스

 

설탕이 들어간 식품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과자, 빵, 사탕, 주스 등 온갖 간식거리에는 설탕이 포함된다. 갓 태어난 아기도 설탕이 든 분유를 먹으며 설탕에 익숙해진다. 이처럼 설탕은 '숨어들고 녹아든다'는 특징 때문에 무분별하게 사용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웰빙 열풍은 음식의 단맛에 가려진 설탕의 유해성까지 지목하기 시작했다.

 


설탕의 원료인 사탕수수는 기원전 200년경, 인도 지역에서 처음 발견되어 현재 세계 열대 각지에서 대규모로 재배된다. 사탕수수 원당에는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하게 들어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러한 사탕수수나 사탕무의 즙액을 여러 단계 화학적으로 가공해 설탕으로 만드는 사이, 90%에 이르는 섬유질과 단백질은 모두 제거되고 칼로리만 남는다. 그래서 건강한 먹거리를 고민하는 전문가들은 이러한 설탕이 '화학 물질과 다름없다'고 강조한다.


설탕의 유해성은 '슈거블루스(Sugar Blues)'라는 단어로도 충분히 설명할 수 있다. 슈거 블루스란 설탕의 섭취로 발생하는 육체 및 정신의 복합적 질환으로, 뉴욕 포스트지 수석 기자인 윌리엄 더프티의 책 제목이기도 하다. 그는 설탕을 니코틴이나 헤로인 이상의 중독성을 가진 '우리 세대 제1의 살인 물질'이라고 강조한다.

 

책에서 그는 설탕을 먹지 않기로 작심한 지 48시간 후 편두통과 금단 현상을 겪었다. 그러나 그 후 항문과 잇몸 출혈은 멈췄고, 피부가 깨끗해지고 , 5개월 후 몸무게는 30kg이나 빠졌다고 한다. 물론 윌리엄 더프티의 주장대로 설탕이 '독'이며 '살인물질'인가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있지만, 적어도 설탕은 혈당을 급격히 상승시키다가 곤두박질하게 만들고 비만, 당뇨, 심장병의 위험을 증가시킨다. 또 노화를 촉진시키고 치아를 썩게한다.

 

 

 

쌀을 주식으로 먹는 사람들이 겪는 영양 불균형

 

 

설탕이 든 간식의 주 소비층은 청소년이기에 폐해는 더 심각하다. 설탕을 많이 먹는 사람은 기본 영양소, 특히 비타민 A, C, 비타민 B-12, 칼슘, 인, 마그네슘, 철분 등을 적게 먹는 현상이 있다.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꼭 필요한 영양소가 설탕으로 인해 차단되는 것이다.

 

아이들의 행동과 인식력에도 영향을 미친다. 1970년대 후반, 미국 뉴욕시 공립 학교들이 급식에 설탕을 줄이고 인공 색소나 감미료를 없애 버린 이 후, 국가 학력 수준은 15.7% 상승했다고 한다. 물론 설탕이 인간에게 필요한 부분도 있다. 설탕은 체내에 섭취되면 바로 포도당으로 바뀌는데, 이 포도당은 뇌 활동에 꼭 필요한 에너지원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처럼 쌀을 주식으로 먹는 나라에서는 필요한 당 에너지를 밥, 잡곡, 국수, 감자 등 곡류 탄수화물을 통해 섭취할 수 있다. 굳이 설탕을 먹지 않아도 필요 열량의 약 75%를 곡류 당분으로 채우는 것이다.


쌀을 주식으로 먹는 사람들이 설탕을 피해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정제 설탕을 매일 먹으면 체내에 비타민B군이 현저히 줄어든다. 그런데 '지친 간을 도우는 특급 도우미'로 알려져 있는 비타민B군은 백미에 별로 남아있지 않다. 즉 설탕을 섭취함으로써,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더욱 심한 영양 불균형이 나타나는 것이다.

 

 

 

설탕은 가도 단맛은 남아

 

이처럼 수면 위로 오른 설탕의 유해성에 공감한다면, 최근의 '안티슈가(Anti Sugar)' 바람에 동참하는것은 어떨까. '안티 슈가'는 단맛까지 잃게 하지는 않는다. 대신 라칸토, 에리스림, 자이로 과당, 자일리톨 등의 웰빙 감미료가 기다리고 있다. 단풍나무에서 추출한 메이플 시럽도 철분, 칼슘, 칼륨 등을 함유한 웰빙 감미료이다.

 

우리 조상들이 설탕 대신 사용한 조청이나 꿀이 주목받는 것도 같은 이유이다. 전문가들은 소비자의 입맛이 서구화되어 단맛을 많이 찾지만, 웰빙 때문에 안티 슈가 상품 시장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솜씨 좋은 소비자라면 설탕 대용 식품을 직접 만들어 보는 것도 좋다. 현미찹쌀, 검정콩, 수수, 녹두, 깨, 밀, 보리, 조로 밥을 해 엿기름과 물을 붓고 충분히 주물러 삭히고 달인 팔곡 조청, 과일과 열매채소로 만든 과일 조청, 그리고 당근, 토마토, 마른 고추를 10:2:1 비율로 넣은 당근 토마토 고추 조청 등은 단맛을 내는, 옛 선인의 지혜가 담긴 식재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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