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건강/음식

볼품없는 모과를 보고 네 번을 놀라는 이유?

  보통, 사람들은 모과를 보고 네 번을 놀란다고 한다. 한 번은 이 과일의 못 생긴 생김새에 놀라고, 한 번
  은 그렇게 못생긴 과일의 생김새에도 불구하고 향이 기가 막히게 좋은 것에 놀라고, 한 번은 그 향이 하
  좋아 덥석 입에 물었다가
그 과일의 맛 없음에 놀라고, 마지막 한 번은 그냥 먹기에는 그렇게도 맛이 없
  는 과일이 사람의 몸에는 더없이 좋은 효능을 보인다는 데 놀란다고 한다.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시키고 청과물 망신은 모과가 시킨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실제로 모과의 생김새는 참 볼품이 없다. 원형도 아니고 타원형도 아닌 것이 겉껍질은 온통 울퉁불퉁하기까지 하여 얼핏 보면 이것이 과연 과일인가 싶을 정도다. 하지만 잘 익은 모과는 그 향기가 얼마나 좋은지 한 번 손에 모과를 만진 것만으로도 그 향이 오래도록 몸에 남는다.

 

모과는 다른 이름으로 모개, 혹은 목과 등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보통은 5월경에 분홍색꽃을 피웠다가 10월 말경이면 열매가 익기 시작한다. 꽃의 송이가 제법 크고, 꽃의 모양이 예뻐서 나뭇가지 마다 온통 진한 분홍빛으로 꽃이 피기 시작하면 그 모양이 볼만 한데, 가을이면 나뭇가지마다 열매가 노랗게 익어가는 모습도 참으로 아름다워서 요즘엔 집 안에 모과나무를 관상용으로 많이 심기도 한다.

 


잘 익은 모과 는 그 향이 특히 좋아서 열매가 익을 철이면 갓 딴 열매를 예쁜바구니에 담아 집안에 놓아 두거나, 차안에 놓아 두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데 그렇게 하면 몇 개의 열매만으로도 비교적 오랜 시간동안 은은한 모과향을 즐길 수 있다. 말하자면 모과가 천연 방향제 역할을 하는 셈인데, 모과의 향과 더불어 그 모양이며 빛깔까지 즐길수 있으니 가히 일석삼조라 할 수 있겠다.


갓딴 모과를 손으로 만져보면 겉껍질에 미끈거리는 기름 같은 것이 잔뜩 묻어 있음을 알 수 있는데, 이는 모과가 함유하고있는 정유 성분이 껍질밖으로 새어 나오기 때문이라고 한다. 관상용으로 열매를 놓아둘 때는 깨끗한 수건을 이용하여 자주 모과의 껍질을 닦아 주는 게 좋다. 그래야 모과가 쉽게 상하지 않고 신선한 모과의 향을 오래도록 즐길 수 있다.


차를 만들어 마시는 대부분의 과일처럼 모과도 차로 만드는 것은 가급적이면 알이 굵고 열매가 잘 익어 향이 좋은 것으로 선택하는게 좋다. 열매가 덜 익거나 혹시 상한 것을 재료로 해서 차를 만들게 되면 나중에 차로 우렸을 때 그 맛과 향이 떨어지게 되고, 심하면 용기안에서 과실이 부패하는 일이 발생하여 차로 마시지도 못한 채 모두 버려야만 하는 불상사가 생기기도 한다.

 

모과를 구입 할 때는 나무에서 열매를 딴 지 너무 오래되지 않은 것으로 골라야 하는데, 나무에서 딴 지 너무 오래된 모과 열매는 과즙이 말라 있어서 칼로 잘라도 열매가 잘 잘라지지 않는다. 겉껍질을 만져봐서 껍질이 마르지 않은 채 탄력이 있고 윤기가 나며, 익은 열매의 노란 색깔이 선명하고 냄새를 맡아봐서 향이 진하게 나는 걸로 고르는 게 좋다.

 

 

모과로 차를 만드는 시기는 모과가 완전히 익었을 10월 말에서 12월 초까지가 적당하다. 잘 익은 모과를 구하여 껍질을 깨끗이 씻어 물기를 닦은 후 껍질째 칼로 자르는데, 모과는 겉껍질뿐만 아니라 속까지 단단한 열매여서 쉽게 칼질이 되지 않으므로 행여 손을 다치는 일이 없도록 조심하면서 1~2mm 내외의 두께로 부채꼴 모양으로 자른다.

 

모과는 모양이 불규칙하므로 한 번에 길게 자르려 하지 말고 먼저 가로로 절단한 후 자른 면이 바닥에 닿게 안정된 자세로 올려놓은 후 조각을 내어 자르는 게 안전하다. 모과를 칼로 다 잘랐다면 준비한 모과의 양에 가늠하여 적당한 크기의 유리 용기에 자른 모과와 설탕의 비율이 일대일이 되게끔 모과 한 켜에 설탕 한 켜씩 차곡차곡 재우거나, 커다란 용기에 자른 모과와 설탕을 일대일의 비율로하여 같이 넣고 손으로 골고루 버무려 유리 용기에 재워 둔다.

 

모과를 재운 유리 용기는 햇볕이 들지 않는 선선한 곳에 보관하는데, 보름에서 한 달 정도면 설탕이 녹으면서 모과의 액이 우러나와 차로 마실 수 있는 정도가 된다.

 

 

모과는 특히 호흡기 계통 의 질환에 좋은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경통이나 근육통에도 좋은 효과를 보이고, 오래도록 적당한 양을 우려 차로 마시면 겨울철 감기 예방에도 좋고, 소화기능이 약한 사람에게도 좋은 효능을 보인다.

 

열매를 설탕이나 꿀에 재워 차를 만들어 두면 여름철에도 유용하게 쓸 수 있는데, 얼음을 띄워 유리잔에 차갑게 해서 마시거나 물에 희석하여 냉장고 안에 두었다가 수시로 마시면 더위를 이기는 여름철 음료로도 손색이 없다. 향 싼 종이에서는 향내가 나고, 생선 싼 종이에서는 생선 내가 난다고 했다. 모과를 손으로 만지고 다듬어 차를 만들다 보면 한동안은 모과 이름만 들어도 사방에 모과 향이 진동하는 듯 한 착각에 빠진다.

 

세상을 살다 보면 어떤 사람은 아무리 오랜 시간이 지나도록 두고두고 내 가슴 안에 담아 두고 싶은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몸에 묻은 모과의 향이 이러할진대 하물며 사람의 마음결에 묻어둔 향이라면 그 의미가 오죽한 것일까! 날이 차가워지면서 따뜻한 차 한 잔 같이할 좋은 사람들이 그리워져 온다. 누군가의 가슴 안에서 힘들고 외로울 때 마다 문득 머물러 작은 위안이 되어주는, 그런 향기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이용성/ 자유기고가

 



로그인없이 가능한 손가락추천은 글쓴이의 또다른 힘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