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안 하던 행동을 하면 '내일은 해가 서쪽에서 뜨겠다'고들 합니다. 평소 앞치마를 매 본 적이 없 |
올 겨울 부모님 건강은 내가 책임진다!
이한웅 씨는 여동생이 결혼한 후로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다. 새벽녘에 출근해 저녁 늦게 퇴근 하는 평일은 물론, 주말 역시 가끔 혼자 라면을 끓여 먹는 것이 고작이고 과일 한번 제 손으로 깎아 본 적이 없다. 세상이 많이 달라졌다고는 하지만 결혼하지 않은 남자가 부모님과 함께 산 다면 상황은 아마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내년 봄 결혼을 앞두고 신랑수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이른 아침에도 본인의 아침을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차려주시는 어머니 홍옥선 씨와 얼마 전 환갑을 맞은 아버지 이규철 씨를 위한 건강밥상을 제 손으로 차려드리기로 마음먹었다.
“ 겨울만 되면 어머니가 감기로 고생을 많이 하세요. 기온차가 많이 나는 올해 유독 더 심하시 네요. 한번도 감기에 걸리지 않고 이번 겨울을 무사히 넘길 건강밥상을 차려드리고 싶습니다. 워낙 건강하시긴 하지만 평소 술을 즐겨 드시는 아버지도 걱정됩니다. ”
실제로 추운 겨울날에는 몸이 위축돼 어느 때보다 건강관리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나이가 들어갈수록 건강을 유지하는 기능이 쉽게 손상돼 가벼운 감기에만 걸려도 심하게 며칠 을 고생하는 경우가 많다.
겨울철 힘내는‘氣찬 밥상’을 위해 퇴근을 서두른 한웅 씨는 김승연 영양사가 미리 준비해 둔 재료를 점검하며 비장한 표정으로 앞치마를 두른다. 평소 워낙 손끝이 야무져 된장찌개, 생선 구이 등 영양이 충분한 맛깔스런 식단을 차리는 홍옥선 씨라 기존 식단은 크게 문제는 없다.
다만 육류를 싫어하는 이규철 씨에게 부족하기 쉬운 단백질을 보강하고, 성인병과 겨울철 감기 예방을 위한 칼슘과 비타민을 보충하는 식단을 구성하기로 했다. 따라서 오늘 도전할 요리는 보쌈과 굴무침, 파래무침이다. 비교적 간단하게 만들 수 있으면서 영양가가 듬뿍 들어있어 내년 봄까지 부모님 건강 걱정은 할 필요가 없을 듯하다.
알고보면 '건강 1등급' 보쌈
돼지고기를 삶아 기름기를 뺀 수육을 발효 식품인 김치에 싸서 먹는 보쌈요리는 건강식품으로 차별화된 메뉴다. 돼지고기에는 아라키돈산, 리놀산과 같은 불포화 지방산이 많이 들어있어 혈관 내 콜레스테롤의 축적을 막아주며 혈류를 왕성하게 한다. 또한 동맥경화증, 고혈압 등 성 인병을 예방해 준다.
특히 융점(녹는점)이 사람 체온보다 낮아 대기 오염, 식수 등으로 자신도 모르게 축적된 공해물질을 체외로 밀어내는 해독작용도 한다. 여기에 어머니를 위한 특별 보너스. 돼지고기는 비타민 B군이 쇠고기의 5~10배 이상 들어있는 영양 식품으로 피부를 윤택하게 해준다.
또한 돼지고기에 많이 들어 있는 철(Fe)은 체내 흡수율이 높아 빈혈을 예방하며 메치오닌 성분이 많이 들어있어 강장 효과와 피로회복에 좋다. 특히 수육과 함께 먹는 보쌈김치의 역할은 매우 크다. 김치 속에 들어 가는 고추, 마늘, 생강 등 향신료가 입맛을 돋우어 주며 소화 효소의 분비를 도와준다.
평소 육류보다는 해산물을 즐겨 먹는 이규철 씨의 입맛까지 사로잡은 보쌈의 비결은 바로 김승연 영양사가 제안하는 사과 반쪽의 힘이다. “ 돼지고기를 삶을 때 다른 재료와 함께 사과를 넣으면 궁합이 잘 맞아 요. 돼지고기 비린내를 없애주고 특유의 향긋한 향으로 코를 즐겁게 해 주거든요. ”
입맛 돋우는 겨울 밑반찬 굴무침
삼삼한 굴 향기가 그리워지는 계절, 싱싱한 굴 에 갖은 양념을 하여 무친 굴무침은 겨울철 별미이다. 바다의 우유라고 불리는 굴의 단백질 함유량은 10%정도로 우유의 3%에 비해 2~3 배 많다. 특히 굴에 포함된 단백질 히스티딘과 라이신은 소화흡수가 잘 되는 단백질이다. 또한 굴은 100g 중에 무려 103mg의 칼슘을 함 유하고 있다.
따라서 칼슘부족이 원인으로 성인 여성에게 자주 걸리 는 골다공증, 빈혈 등의 성인병 예방에 좋다. 또한 비타민과 미네랄, 타우린 성분이 풍부하고, 체내에서 멜라닌을 분해하기도 한다.
김승연 영양사는 현대인에게 부족하기 쉬운 칼슘 섭취를 늘리기 위해 주사를 놓거나 약을 먹는 방법은 추천하지 않는다. 평소 조금만 신경을 써서 식단을 개선하면 얼마든지 칼슘 섭취를 충분히 늘려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굴무침은 평소 칼슘섭취가 부족한 한웅 씨의 부모님을 위한 최고의 처방전이라 할 수 있다.
바다향 가득한 파래무침
오늘의 마지막 요리는 바다 향을 온 집안에 퍼뜨리는 파래무침이다. 실제로 파래를 씻다 보면 온 집에 향긋한 바다내음이 퍼져 무침 을 완성하기도 전에 기분이 좋아진다. 겨울철에 특히 맛이 좋은 파래는 대장의 연동운 동을 돕는 식물성 섬유질이 풍부하게 들어있어 배변을 원활하게 해 주는 효과가 있다.
또한 파래는 외상, 습진, 화상 등의 피부염증, 특히 아토피성 피부염, 과민성 피부염에도 뛰어난 효과를 나타낸다. 특히 비타민 A가 김보다 3배나 많아 간 기능을 활성화시켜주는 작용을 한다. 따라서 평소 술을 즐겨 드시는 이규철 씨를 위한 건강 안주로도 안성맞춤이다.
왜 진작 한번 해 드리지 못했을까요?
‘후회는 항상 늦은 법’ 이라고 하지만, 그래도 ‘늦었을 때가 가장 빠른 때’ 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 왜 이제야 부모님 밥상을 차려 드릴 생각 을 했는지 모르겠다’ 는 한웅 씨 옆에서 ‘내일은 해가 서쪽에서 뜨겠 다’는 홍옥선 씨의 타박이 들리지만 얼굴 표정만큼은 밝다. 서툰 솜씨 지만 저녁 밥상을 차려보겠다고 노력하는 아들의 성의에 감격해 하는 눈치다.
“ 굴을 무, 양념이랑 함께 버무리면 뭉그러져서 안 돼. 무와 굴을 따로 살살 버무려서 한데 이렇게 섞어 줘야지. 그래야 탱탱하고 싱싱한 굴 맛을 볼 수 있어. ”
이미 마음을 충분히 받았으니, 여전히 서툴러 보이는 아들을 도우며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한 얼굴이다. 파래무침을 만들 때는 제법 요령이 생겼는지 찬물에 파래를 씻으며 “ 이렇게 살짝 눌러 짜야 싱싱한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답니다. ” 며 장난스런 표정을 짓는다.
온가족 ‘氣찬 밥상’ 에 마음까지 넉넉해지는 초겨울 저녁, 다음번 한 웅 씨가 차려낼 밥상이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보쌈 1_ 바로 물에 삶으면 고기가 퍽퍽해지기 때문에 일단 기름을 살짝 두른 프라이팬에 돼지고기를 표면만 살짝 익힌다.
1_ 굴은 껍질을 골라내고 엷은 소금물에 씻어서 건져 물기를 뺀다.
재료 : 생파래 400g, 무100g, 파래새척_ 생파래200g, 천일염 2큰술, 물 5컵 파래무침양념_ 파래400g, 멸치액젓 1큰술반, 레몬즙 1큰술, 식초 1/2큰술, 백설탕 1큰술, 대파흰뿌리부분 2큰술, 통깨 1큰술 1_ 파래는 찬물에 조물조물 서너번 깨끗하게 씻고 이물질을 걸러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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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게 저는 굴은 싫더라구요
그 특유의 냄새...향 ㅜㅡ
저도 어릴때 회같은 것을 많이 먹지 못해서 그런지
물컹거리거나 굽지 않는 생선은 즐기지 못하겠더라구요
익혀서 먹는 고기에 익숙해져서 말이에요 :)
오늘 저녁 메뉴를 덕분에 정하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하핫~
즐거운 저녁시간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따뜻한 하루 행복한 날 되세요 :)
보쌈이 이토록 좋은 것인지 미처 몰랐네요~
오늘도 강추위를 잘 극복하세요~
기름을 쏙 뺀 수육~
보쌈김치의 그 싱싱함이 더욱 입맛 돋게 합니다.
보는 것만으로 힘이 되는 겨울철 별미로
즐거운 저녁시간 되시면 좋겠습니다 :)
보쌈보쌈~ 우리 음식은 참 건강음식이 많죠? 조금 손은 많이 가지만 역시 우리음식이 최고죠^ ^
ㅎ 처음 보쌈을 너무 맛나게 먹은 '건강천사'입니다.
포스팅하면서도 얼마나 입맛 다셨는지 모르겠습니다 ㅎ
우리 음식들이 최고인 것 같습니다 :)
삼겹살을 먹는 것보단 보쌈을 먹는게 좋은 것 같아요..
기름끼 쫙 빼주니 담백함을 느낄수있잖아요 ㅎㅎ
기름기 쏙 뺀터라 대한 부담감을 확
덜어 낸 것 같습니다.
알차고 고소한 보쌈김치도 덤으로 먹을 수 있어
기분이 더 좋구요 :)
안그래도 우리 엄니 고기 잘 안사드셔서 요번에 고기 주문해서 부쳐드렸는데
그 소식 듣고 아주 좋아하시던걸요. 내일쯤 받으시면 맛나게 해드시겠지요? 하하하
노인분들은 말동무 있고 드시는거 잘드시고 따뜻하게 지내시면 제일인것 같아요.
함께 부쩍되는 가족과 함께라면
더욱 힘을 내실 것 같습니다.
따님의 사랑 가득한 고기 받으시고 맛나게 드셨으면 좋겠네요 ㅎ
어쩜 하나같이 맛있는 메뉴들만 있는지요! ㄷㄷㄷ
설에 내려가면 꼭 다 맛보고 오겠습니다!
근데 제가 요리하면 부모님께서 무척 불안해하실텐데 ㅜㅜ
걱정이네요! ㅋㅋ
전 스스로가 불안해집니다. ㅎ
수육 같은 것은 왠지 뭔가 두터운 장벽이
있는 것 같이 느껴지네요.
그래도 먹고 싶은 사람이 움직여야 하겠지요. :)
굴,파래는 눈에 띄면 사다먹는데 보쌈이 건강일등급이군요~
자주 먹어줘야겠습니다~
오후 점심 반찬에 파래 무침이 나왔습니다.
반가운 맘에 듬뿍 덜어서 먹었습니다.
과식의 되어버렸는데,
건강에 조금 보템되었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집니다. ㅎ
방금 보쌈을 먹고왔는데 또 사진보니 맛있어 보여요^-^ㅋㅋ
보쌈고기는 자고로 엄마가 김장김치 담그실때 옆에서 김치랑 싸먹는게 제일인것 같아요 :)
정말 김장김치할때면 ...
어머니의 정성어린 손맛을 더 깊게 느낄수 있는 것 같습니다. ㅎ
보쌈 드셨다니 부러워 오는데요?
즐거운 날 되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