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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생활

아로마, 봄 향기라고 무턱대고 맡으면 안돼요

  서울 서초구에 사는 김나영(33) 씨는 얼마 전 위 내시경 검사를 받으러 갔다가 흥미로운 경험을 했
  다. 시간이 없어 수면 내시경을 못한다고 하자 의사는 아로마 목걸이를 걸어주었고, 간호사가 등과
  가슴 등에 아로마 오일로 마사지를 해 줬다. 2년 전 위 내시경을 했을 때보다 훨씬 편안하게 검사를
  받을 수 있었다.



아로마테라피가 보조치료요법으로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이비인후과에서는 만성 비염과 천식 등에 아로마요법을 활용한다. 얼마 전에는 서울성모병원 차정희 교수팀이 고혈압 환자 42명을 대상으로 아로마 요법을 실시했더니 뚜렷한 혈압강하를 보였고, 이 논문이 SCI급 논문에 실려 주목 받은 바 있다.


사실 아로마테라피는 고대부터 쓰여왔다. 문헌에 따르면 고대 이집트에서는 미라의 방부처리에, 중세에서는 약제사들의 주요 치료수단으로 쓰였다. 최근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아로마를 이용한 다양한 활용법이 연구·소개되고 있다. 하지만 잘못 쓰면 독이 되기도 한다.


차경희 교수는  “ 아로마 오일의 농도를 너무 강하게 하거나 잘못된 방식으로 사용할 경우 피부 발진, 호흡기 문제 등을 일으킬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  고 말했다. 아로마요법에 대해 알아본다.

 


두통엔 페퍼민트… 불면증엔 라벤더 오일

 


아로마테라피를 가장 손쉽게 활용할 수 있을 때는 두통이 있을 때다. 두통약을 먹기에는 애매하고, 안 먹자니 고통스러울 때가 있다. 이럴 때 아로마 요법이 도움된다. 두통을 완화시켜주는 아로마는 페퍼민트, 그레이프후르츠, 라임 등이다. 휴지나 손수건에 1~2방울 떨어트려 코 가까이 대고 있으면 두통이 완화되는 느낌을 받는다.


호흡기계통에 문제가 있을 때도 아로마가 유용하다. 페퍼민트·유칼립투스 오일은 살균·소염작용을 해 코막힘이나 기침 완화에 좋다. 재스민 오일도 기침 완화에 도움된다.


우울증이 있다면 스위트오렌지·카모마일 오일을 이용하면 좋다. 스위트오렌지의 가볍고 달콤한 향이 우울한 기분을 해소하고 안정효과를 준다. 단 식욕을 증진시킬 수 있어 다이어트 중인 사람은 피한다. 또 광선에 약해 반드시 그늘에 보관해야 한다. 카모마일은 갱년기 불안증과 우울증에 특히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라늄 오일은 생리전증후군에 좋다. 생리 전후 몸의 부종과 통증을 줄인다. 초조·불안증 완화에도 좋다. 단 호르몬계에 영향을 주므로 임산부는 피해야 한다.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은 라벤더 오일이 좋다. 단 저혈압 환자나 임신 초기 여성은 피한다. 로즈마리 오일은 뇌신경을 자극해 기억력을 높이고, 치매예방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혈압·간질 환자와 임산부·유아는 피한다.

 

 

목욕법, 흡입법…등 아로마 이용하는 방법도 다양


아로마 테라피는 그 향기의 다양함만큼이나 다양한 방식으로 즐길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아로마를 이용한 목욕이다. 온몸을 담그는 전신욕법을 비롯해 반신욕, 좌욕 등이 있다. 전신욕은 36~39도 정도의 목욕물에 아로마 오일은 5~6방울 떨어트린 다음 잘 저어 최소 15~30분 정도 몸을 담그는 법이다.


이때 욕조 물에 황산 마그네슘이나 아로마샵에서 판매하는 첨가제를 함께 풀어주면 오일의 흡수력이 증가한다. 혈압이 높은 사람이나 노인은 전신욕 보다는 반신욕이 좋다. 치질이나 변비가 있다면 좌욕을 이용한다.


아로마 향을 흡입하는 방법도 있다. 대야나 적당한 크기의 그릇에 끓는 물을 넣고 에센셜 아로마 오일 3~5방울을 떨어트린 후 서서히 증발하는 아로마향을 코로 흡입하면 된다. 코를 너무 가까이 대면 피부점막에 자극될 수 있으므로 30㎝이상 멀리 떨어져 있는다.

 

최근에는 향초를 이용한 방법도 인기다. 사용이 간편하기 때문이다. 목욕하는 동안 욕실에 아로마 향초를 켜 놓거나 평소 실내에서도 아로마를 켜 놓고 명상음악을 들으면 심신을 정화할 수 있다. 아로마 향초를 이용할 때 욕실에서 다른 초의 향이 섞이지 않게 하나의 향초만 사용한다. 받침 접시를 이용해야 뒤처리가 쉽다. 간혹 물에 뜨는 초를 욕조에 띄우고 사용하는 사람이 있는데 매우 위험하다.


아로마로 마사지를 할 때도 있다. 이때 원액 보다는 반드시 2~3% 정도로 희석한 상태에서 써야 한다. 희석한 오일을 손바닥에 바르고 심장에서 먼 쪽에서부터 시작해 발끝에서 복부로, 손끝에서 어깨로, 척추에서는 좌우로 진행하고 근육이 붙어있는 방향을 따라 부드럽게 문질러준다.


얼굴 마사지는 전신 마사지보다 엷게 희석해 사용한다. 안쪽에서부터 바깥쪽으로 부드럽게 마사지한다. 특히 눈, 코, 입에 들어가면 점막과 바로 닿아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 주의한다.

 


임신부는 피하고  보관에 주의해야

 

아로마 테라피를 집에서 할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점은 아로마 테라피를 하는 시간이다. 오래 사용할 경우 내성이 생기거나 어지러움을 느낄 수 있다. 보통 30분 정도 아로마 오일이나 향초를 사용하고, 2시간 동안은 발향을 중단한 채 환기를 하는 것이 좋다.


에센셜 오일은 100% 천연 성분이기는 하지만 변질이 생길 수 있다. 만약 아이가 마시는 사고가 발생하면 우유를 많이 마시게 한 뒤 토하게 하고 즉시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 때문에 어린이와 애완동물의 손의 닿지 않게 그늘지고 눈에 띄지 않는 곳에 보관하고, 반드시 짙은 색 병에 넣어 열과 빛을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부 민감성 피부나 호흡기질환이 있는 사람은 아로마 테라피 후 두통이나 현기증, 피부염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특히 임신을 계획 중이거나 임신한 여성도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임신 초기에 여성호르몬 촉진으로 유산할 위험성이 있다고 보고돼 있다.


특히 자궁을 수축시키는 성분이 함유된 로즈·로즈마리·마조람·멜리사·멀·바질·벤조인·재스민·페퍼민트·캐모마일 등도 피해야 한다. 간혹 희석액을 먹는 사람이 있는데 매우 위험하다. 예컨대 유칼립튜스오일은 기관지염, 후두염과 같은 호흡기 질환에 유용한 효과가 있지만 5ml의 양을 음용했을 때 치사량이 된다는 보고가 나오고 있다.

 

아로마를 살 때도 따져볼 게 많다. 아로마 향초는 품질경영 및 공산품안전관리법에 따라 방향제 안전 검사를 받은 제품을 고른다. 탈취제·악취 제거제 등의 용도로 수입된 아로마 오일이나 향초 등은 통관 전에 한국화학시험연구원 등 안전 검사 기관의 검사를 받았는지 여부를 확인한다.

 

아로마 제품은 얼마나 에센셜 오일을 함유했느냐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저렴한 제품은 1000원이면 아로마 향초를 구입할 수 있고, 아로마 오일은4 000원~4만 원까지 가격대가 다양하다. 무조건 싸다고 좋은 것도 아니다. 아로마 정제과정에서 불순물이 남아있어 독성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아로마 오일을 사용 전에는 반드시 팔 안쪽에 테스트를 해 보고 알레르기가 없는지 확인한 다음 사는 것이 좋다.


배지영/ 중앙일보_ 헬스미디어 기자
도움말_ 차경희서울성모병원 교수, 차움테라스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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