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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맞춤형

잘못된 낙관주의, 때로는 필요한 비관주의

  

 

 

 

  낙관주의 무조건 좋은가?

 

  긍정심리학자들은 낙관주의의 영향을 알기 위해 많은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직장과 학교, 대인관계와 정신건강은 물론 신체

건강과 수명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이러한 낙관주의의 효과에도 불구하고 선뜻 낙관주의를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 이유는 낙관주의가 가지는 부정적 측면에 주목하고 있거나 낙관주의를 잘못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주변에는 아무런 근거도 없이 무조건 좋게 생각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다른 누군가가 힘들고 어려운 이야기를 털어놓으면 이렇게 쉽게 말한다.

 

 “괜찮아. 다 잘 되려고 그런거야.”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위로가 되기는커녕 화가 날 수 있다. 

 자신의 처지를 잘 알지도 못하면서 무조건 잘 된다고 하니 공감받고 이해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면서 힘이 나는 것이 아니라, 더 이상 이야기를 듣고 싶지 않아서 대충 마무리하려는 것 같기 때문이다.

  또한 현실적인 근거나 이유가 없이 무조건 잘 될거라는 말은 마치 자신을 조롱하는 것처럼 들리기도 한다.

 

 

 

  경계하고 조심해야 할 '짝퉁' 낙관주의

    심리학에서는 이처럼 현실적인 근거없이 자신은 무조건 잘 될거라고 생각하는 것을 ‘비현실적 낙관주의(unrealistic optimism)’라고 한다.  질병, 사고, 이혼, 원하지 않은 임신, 자연 재해처럼 사건과 사고, 나쁜 일은 자신에게 일어나지 않고, 복권처럼 운이 따라야 하는 일은 자신에게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을 의미한다. 쉬운 말로 하면 ‘착각’이라고 할 수 있다.

 

  비현실적 낙관주의는 긍정심리학자들이 말하는 낙관주의와 다르다.

  우선 긍정심리학자들이 말하는 낙관주의는 자신에게 발생한 부정적 사건을 과도하고 지나치지 않게 해석하는 방식이다.

 

  자신의 실패를 ‘이번’과 ‘이 일’로만 한정시키라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실패에 대해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탐색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접근해서  ‘다음 번’ 이나  ‘다른 일’ 에서는 동일한 실패를 겪지 않도록 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비현실적 낙관주의는 이런 과정이 생략되어 있기 때문에, 현실과 괴리되고 자칫 크나큰 손실과 손해를 입을 수 있으며, 더 큰 실패를 초래할 수도 있다.

 

 

 

  실패에 두려움을 없애는 '진품' 비관주의도 있다

 

  반면 비관주의라고 해서 다 나쁜 것도 아니다.  

  자신의 삶에 전반적으로 행복을 느끼고 만족하면서 사는 사람들 중에는 때로 비관적인 입장을 가지는 사람들도 있다. 앞서 말한 것처럼 낙관주의가 다 좋은 것은 아니듯이, 모든 비관주의가 다 나쁜 것도 아니다.  ‘짝퉁’ 낙관주의가 있듯이 ‘진품’ 비관주의도 있다.


  우선 긍정심리학자들이 말하는 경계해야 할 비관주의는 자신의 실패를 ‘항상’, ‘모든 일’로 확장시키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결코 새로운 상황에 도전할 수 없게 된다. 자신이 충분히 잘 해낼 수 있는 상황에서도 위축되고 미리 포기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진품’ 비관주의, 즉 우리의 정신건강에 도움이 되는 비관주의란 무엇일까?   바로 ‘방어적 비관주의(defensive pessimism)’다.   

 방어적 비관주의란 새로운 일을 도전하기 전에 벌어질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을 생각해 보는 것이다.  만약 최악의 상황을 떠올렸을 때 괜찮을 것 같다면, 새로운 도전 앞에서 위축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보통 담력이 큰 사람들은 어떤 중요한 일을 앞두고 이렇게 말하곤 한다.

  “설마 죽기야 하겠어? 까짓것 죽게 되면 죽는 거지 뭐.”
  죽음이라는 최악의 상황이 괜찮다거나 견딜 만하다면 무서울 것이 없고, 거리낄 것이 없다는 태도다.

 

  많은 사람들은 실패를 두려워 한다. 그러나 정작 그들이 두려워하는 실패는 아주 큰 것이 아닌 경우가 많고, 이런 사람들은 그 동안 살아오면서 실패를 경험한 적도 별로 없다.  

  오히려 인생에서 쓴맛 단맛 다 본 사람들, 즉 수많은 실패를 경험한 사람들은 정작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최악의 상황을 경험해 보았기 때문이다. 이런 방어적 비관주의는 오히려 우리에게 긍정적이다.

 

 

  세상을 살아갈 때 ‘진품’과 ‘짝퉁’을 구분하는 능력은 중요하다. 물건도 그렇고 사람도 그렇다.

   그리고 낙관주의와 비관주의도 그렇다. 낙관주의를 가지고 비관주의를 버려야 하지만, 그 낙관주의가 ‘비현실적’이라면 버려야 한다. 그리고 그 비관주의가 ‘방어적’이라면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다.

 

   우리의 삶을 행복하게 만드는 낙관주의와 비관주의를 현명하게 구분해서 사용해 보자.

 

 

누다심 / 심리학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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