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서 가장 맑고 고운 소리는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도 아이들의 웃음소리일 게다. 웃음소리 가득한 흰 눈밭과 말하는 앵무새 그리고 이효석의 발자취를 따라 문학적 향취에 빠져보자. 인간과 동식물의 생육에 가장 적합한 700미터 고지에 자리한 행복한 곳. 아이들과 함께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도시 평창으로 떠나는 길은 즐겁기만 하다. ("Happy 700" 은 평창군의 브랜드아이디로 '해발고도 700m 지점이 사람이 살기 가장 좋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
가산 이효석의 흔적을 따라 겨울에 찾은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배경 봉평 |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 <메밀꽃 필 무렵> 중에서. |
겨울에 찾은 메밀밭은 소금을 뿌린 것 같은 메밀꽃은 없었다. 다만, 온 세상이 순백의 동화 속 나라로 이사를 온 듯 이불솜을 흩뿌려놓은 포근한 모습이다.
이효석의 소설 ‘메밀 꽃 필 무렵’은 교과서에 수록된 우리나라 국민 대다수가 익히 아는 명작이다.
소설의 배경이 된 곳이 평창의 봉평이다.
특히 이곳은 이효석 선생의 생가와 문학관 등이 산재 해 문학여행을 떠나기에 더욱 좋다. 선생이 태어난 생가는 옛 모습을 찾아볼 수 없지만, 작품의 배경이 된 봉평에는 그의 흔적들이 곳곳에 가득하다.
특히 소설에서 ‘성서방네 처녀’와 ‘허생원’이 사랑을 나누던 ‘물레방앗간’과 ‘동이’와 ‘허생원’이 다투던 ‘충주집’ 등을 ‘이효석 문학의 숲’으로 재탄생시켰다.
산책하듯 천천히 걷다 보면 어느덧 소설 한 편을 모두 읽은 기분이다.
이효석문학관에는 선생의 생애와 작품세계를 살펴볼 수 있도록 다채로운 소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그중에는 선생이 직접 사용하던 펜과 친필 원고 등도 확인할 수 있다.
인근에 메밀음식점촌이 밀집해 있어 한 끼 식사를 해결하기에 적당하다.
가격은 메밀 막국수, 메밀전병이 6,000원 안팎이다.
예술가의 상상력으로 재탄생한 폐교, '평창무이예술관' |
이효석 문학관 인근에 있는 평창무이예술관은 폐교를 활용한 독특한 예술전시관이다.
이곳은 단순히 작품만을 감상하는 공간에서 벗어나 작가들의 작업 활동을 볼 수도 있고 직접 작품을 만들어 볼 수 있는 체험공간도 함께 운영된다.
널찍한 출입문을 들어서면 조형물부터 예사롭지 않다. 운동장으로 보이는 너른 마당은 야외조각 공원으로 탈바꿈했다.
1백여 점의 작품들이 곳곳에 전시되어 있다. 실내로 들어서면 폐교의 정취가 더욱 짙어진다. 바닥은 삐거덕 삐거덕거리며 마룻바닥이 울어댄다.
복도에는 한참을 들여다봐야 이해할 수 있는 고난도의 작품과 첫눈에 웃음이 터지는 해학적인 작품까지 다양하다. 교실 문으로 들어서면 판화실, 조각실, 서예실 등이 마련되어 있다. 특히 봉평 메밀꽃을 주제로 한 메밀밭 풍경화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예술가가 만든 화장실은 어떨까 싶어 문을 열고 들어서니 웃지 않고는 참을 수 없다.
화장실 벽면은 갖가지 상상력을 총동원한 듯 낙서의 수준을 넘어 멋진 벽화로 탄생했다.
또 다른 전시실에는 캔버스마다 메밀꽃이 가득하다.
한겨울에 즐기는 메밀밭 풍경화는 눈과 마음을 시원하게 하기에 충분하다.
복도 끝자락에는 각종 소품을 판매하는 전시관도 있다.
물론 아이들이 직접 그림을 그릴 수도 있고 압화를 만들 수도 있다. 짧게는 15분에서 길게는 1시간 정도 체험시간이 소요된다. 체험비용은 5,000~10,000원 선이다.
'새는 머리가 나쁘다'는 편견은 버려! '앵무새학교' |
“산토끼 토끼야 어디로 가느냐~, 학교 종이 땡땡땡 어서 모이자~” 메들리 삼매경에 빠진 앵순이의 노래는 끝이 없다.
“이 녀석이 평창동계올림픽 홍보대사예요.” 앵순이와 그의 친구들을 훈련하는 자칭 앵무새학교 교장선생님의 말이다.
말을 하는 앵무새와 그렇지 않은 새까지 모두 100여 마리는 족히 되어 보인다.
고사리 손에 조와 해바라기씨앗을 담아 앵무새들에게 먹이를 주는 모습이 귀엽기 그지없다.
“엄마 무서워요~”라며 잔뜩 겁을 먹은 아이는 어느새 앵무새와 친구가 되어 어깨를 내어준다. 앵무새공연을 바라보는 부모님의 표정도 사뭇 진지하다.
앵무새가 묘기를 부리고 성공하면 아이들보다 더 신기하다는 듯 손뼉을 치고 환호한다. 교장선생님께 배운 대로 앵무새를 향해 ‘하이파이브’하고 소리를 지르자 앵무새도 날개를 들어 맞장구를 친다.
정말 신기하기 짝이 없다. 어쩜 이렇게까지 훈련을 시킬 수가 있을까.
‘새 머리는 나쁘다.’라는 고정관념이 완전히 무너지는 순간이다.
관람요금은 중고생 이상 6,000원, 어린이 5,000원이다. 관람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다.
공연을 관람하려면 사전에 예약하는 것이 좋다. 평일에는 모이 주고 사진 찍고, 조련실습을 차와 함께 즐길 수 있다.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도시 평창, 그곳은 눈의 도시 |
매년 1월 중순에 평창군은 ‘대관령눈꽃축제’를 횡계면에서 개최한다.
눈이 많은 강원도의 지역적 특성 때문에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한 축제가 열리지만, 평창의 것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
3수 만에 이뤄낸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이 함께하기 때문이다.
눈꽃축제는 폐막을 했지만, 인간과 동식물이 생육하기에 가장 적합하다는 700미터 고지에 자리한 평창은 겨울 스포츠의 메카임이 분명하다. 그만큼 눈과 얼음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대관령양떼목장은 2월 말까지 눈을 넉넉하게 구경할 수 있다.
대관령 정상에 있는 이곳은 태백산맥의 위용과 목장 산책로의 아기자기한 모습까지 한눈에 즐길 수 있어 더욱 좋다.
광활한 눈밭을 바라보고 있자면 알프스의 어느 목장에 온 듯한 착각에 신들린 듯 카메라 셔터를 누르게 된다. 특히 눈이 온 다음 날에는 아마추어 사진가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목장관람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다. 아이들과 함께 했다면 양에게 건초주기 체험을 해봐도 좋겠다.
양들을 보다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기에 체험학습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대인은 3,500원, 소인은 3,000원이다. 차량은 지정주차장에 주차하고 셔틀버스를 이용하거나 걸어서 올라가야 한다.
동계스포츠 마니아를 위한 알펜시아 스포츠파크 또한 마지막 겨울을 즐길 수 있는 최적의 코스이다.
각종 국제 대회 개최로 이미 명실 공히 동계스포츠의 메카로 자리잡은 알펜시아 스포츠파크는 스키장을 비롯하여 눈썰매장까지 갖추고 있어 즐길 거리가 풍부하다.
이뿐만이 아니다. 오션700에서는 겨울 속 여름을 즐길 수 있는 물놀이 시설이 가득하다
여행작가가 돌아본 1박 2일 여행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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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진 / 임운석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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