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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TV&영화 속 건강

여배우, 여가수가 많이 걸리는 '위장병'


 

(출처 : 영화 '여배우들' 포토자료 중)

 

 '유독 여배우나 여가수들에게 위장병이 많은 것은 신체적인 이유도 있겠지만 스트레스 때문이다.

  여자들이 연예계에 뛰어들면 보통 남자들보다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신인이거나 기성인이거나 내가 만나서 대화를 해본 여자연예인들의 70% 이상이 죽고 싶다고 하소연했다.

  여자연예인들은 신인 때나 스타덤에 올랐을 때나 변함없는 유혹을 이겨내야 하는 과중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그런 환경에서 신경성 위장병에 걸리지 않는다는 것이 이상할 지경일 것이다.'   ....

 

 

 

 

 

 

  한 영화감독이 쓴 글의 일부다.

 연예인이 철저한 자기 관리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것인데, 젊은 여성 연예인이 위장병에 시달린다는 사실을 알 수 있게 한다. 이 분의 글을 접한 후 기자로서 여성 연예인을 만날 때 건강 문제를 우회적으로 물어보곤 했는데, 괜찮다고 하면서도 만성적인 위통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았다.

 

 

 

 

 위염 '남성'보다  '여성'이 많아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위염에 관한 건강보험 자료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06년 446만명이던 위염 환자 수는 2010년 540만명으로 5년간 연평균 4.9%씩 증가했다.

 

 특히 20대 여성의 위염 환자 수가 크게 늘고 있는 것이 주목된다.

 이 자료는 "2010년 인구 10만 명 당 20대 여성의 위염 환자 수는 1만 2556명으로 같은 연령대 남성(10만명당 5416명)보다 2.3배 많았다"고 밝혔다.

 

 위염은 위 내시경으로 볼 때 위 점막에 염증이 관찰되는 대표적 위장 질환이다.

 배 위쪽 불편하고 구역질이 나거나 속이 쓰린 증상이 나타난다.  건강보험 자료에 따르면, 20대뿐 아니라 전 연령대에서 여성 위염 환자 수는 남성에 비해 1.6배나 많다. 인구 10만 명 당 남성 환자 수는 8493명인 데 비해 여성 환자는 1만 3665명이라는 것이다.

 

 위염은 보통 술, 담배를 많이 하는 남성이 여성에 비해 많을 것이라는 게 통념이었다.

 이번 자료는 그런 통념을 깬 것이다. 

  여성들이 다이어트를 한다고 소량의 음식만 먹고 불규칙하게 식사하는데다가 최근 들어 음주가 늘어난 때문이라는 것이 의학계의 분석이다.  위염은 불규칙한 식사, 음주와 더불어 스트레스가 가장 큰 원인이라는 점에서 보면, 한국 여성이 어떤 이유로든지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산다는 것이 병증으로 증명된 셈이다.

 

 

 

 

 대수롭게 여기면 만성위염으로 진행될 수도

 

 이번 건보공단 자료에서 보듯 위염은 540만 여명이나 걸리는 흔한 질환이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위염 없는 사람 어디 있냐"면서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위염에 걸렸다고 해도 음주와 흡연을 계속 하고 운동을 게을리 하면서도 그것을 주변 사람들에게 자랑스럽게 내세우는 이들이 있을 정도다.

 

 그러나 위염이 지속돼서 만성 위축성이 되면 회복되기 어렵다고 한다.

 아무리 노력을 해도 좋아지지는 않고 그저 '나빠지지 않는' 만성 위염 환자로 살아야 하는 것이다. 늘 위장 쪽이 불편한 상태로 살아야 하는 것은 얼마나 짜증나는 일인가.

 

 만성 위염이라고 해도 위암 발생과 직접적 연관은 없다는 게 의학계의 정설이다.

 하지만 위염이 장형화생, 이형성 등 특수한 형태를 보이면 아무래도 암 발생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한다. 

 

 그러므로 위염이 생겼을 때 의사의 처방에 따라 이를 조기에 치료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여느 질환처럼 예방을 하는 것이 최선책임은 말할 나위가 없다.

 위염 예방과 치료에서 가장 강조되는 것은 역시 음주와 흡연을 삼가야 한다는 것이다.  아스피린, 소염 진통제 등 위 점막에 손상을 초래할 수 있는 약물 복용도 마찬가지다. 자극적인 음식은 물론 커피 같은 카페인 음료도 절제해야 한다.


 

 

 

 채식주의로 '위장병' 고치고 건강해져..

 

 음식에 대한 절제가 중요하지만, 이는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 점에서 최근 여배우나 여가수들 중에 채식주의가 퍼져나가고 있고, 그들이 한결같이 "위장병을 고치고 건강이 좋아졌다"며 간증(?)을 하는 것이 흥미롭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가수 이효리는 한때 한우홍보대사로 활동할 정도로 고기를 좋아했지만, 지금은 채식을 열심히 실천한다.

 유기동물보호소 자원봉사 활동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채식을 한 경우다.

 이효리는 "채식을 하면서 건강이 좋아져 나쁜 것에 대해 예민해졌는지 주량이 줄어들었다"고 해서 화제가 됐다.

 

 배우 윤진서는 "배우로 살다보면 식시가 불규칙해 소화 기능이 안 좋았는데, 채식한 이후로 위장병도 낫고 살도 안 찐다"고 했다.  중견 배우 배종옥도 "평소 속이 부글부글했는데, 채식한 이후 몸이 매우 좋아졌다"고 강조했다.

 

 이들의 몸이 건강해진 것은, 실제 채식의 결과이기도 하겠지만 그렇게 하면서 자신을 돌보고 주변의 환경까지 배려하고 있다는 충족감 덕분이 아닐까. 그런 만족감은 외부의 스트레스로부터 자신의 몸을 강력하게 지켜주는 방어기제 역할을 할 것이다.

 

 

 

 

 스트레스를 다스리는 건강한 마음도 중요해..

 

 모든 질환이 그렇지만, 특히 위장병은 마음에 달려 있다고 한다.

 고 노무현 대통령 주치의로서 '위박사'로 불리는 송인성 서울대병원 내과 교수는 저서 '또 하나의 뇌-위장'에서 이렇게 말했다.

 

  '위장에 또 하나의 뇌가 있다고 한다.

   맛있는 음식을 보는 것만으로도 입속에 침이 고이고 위는 운동을 시작해 위산과 소화 효소를 분비하는 것은 실험적으로 잘 알려져 있다.

  최근 위장병이 많아지는 것도 복잡하고 스트레스 많은 현대 생활이 큰 이유가 될 것이다.  위를 튼튼하게 해 잘 먹고 잘 소화하려면 정신 건강이 우선되어야 한다.'

 

 

 

장재선 / 문화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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