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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맞춤형

"Free Hug", 정말 포옹이 위로가 될까?


 

 

 “Free Hug”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길거리에 서 있다가 자신에게 포옹을 청해오는 사람이면 누구든 무료로 안아주는 프리

  허그. 2001년 미국인 제이슨 헌터(Jason G. Hunter)가 처음 시작한 프리 허그는 2004년 호주인 후안 만(Juan Mann)이

  유투브에 동영상을 올리면서 전 세계로 급속히 퍼져나갔다.

 

 

 

 

 

 왜 프리 허그인가?

 

 제이슨이 프리 허그를 시작한 계기는 2001년 어머니의 죽음 때문이었다.

 놀랍게도 장례식장에 온 조문객들이 하나같이 어머니로부터 받았던 따뜻한 포옹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제이슨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는 놀랐다.

 

 자신을 늘 안아주셨던 어머니가 주변 사람들도 아낌없이 사랑으로 안아주셨다니!

 그는 장례식 후 슬픔에 잠겨 있기보다는 어머니의 소중한 유산을 실천에 옮기기로 결심했다.  누군가에게 잠시라도 따뜻한 품을 제공하고자 프리 허그라는 단어를 쓴 피켓을 들고 길거리로 나갔다. 처음에는 사람들이 그저 쳐다보고만 지나갔지만 그 취지가 알려지면서 전 세계적인 캠페인으로 자리를 잡게 되었다.

 

 제이슨은 프리 허그 공식 홈페이지(http://free-hug.org)를 통해 프리 허그의 목적은 사람들의 삶에 작은 기쁨과 행복을 가져다주기 위해서라고 밝히고 있다. 자신의 어머니가 그랬던 것처럼 각박한 이 세상에서 작은 위로와 따뜻함을 전하려는 것이 그 목적이다.

 

 

 

 

 정말 포용이 위로가 되는가?

 

 인간의 오감 중 촉감이 가장 원초적이며 쾌락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한다.  이는 단지 즐거움이 아니라 세상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건강한 마음과 몸의 기초를 제공한다.

 

 미국의 정신의학자 르네 스피츠(Rene Spitz)는 2차 대전 중 고아를 연구하다가 고아원에서 충분한 음식과 청결한 환경을 제공했음에도 3분의 1의 아동이 첫 해에 죽었다는 것을 알고는 놀랐다. 죽지 않은 아이들도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발달이 부진했다.

 

 정확한 원인을 알기 위해 해리 할로우(Harry Harlow)는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원숭이를 어미로부터 떼어 놓고, 어미를 대신할 인형(대리모) 두 개를 만들어 주었다.  하나는 철사로 만들어 촉감은 나쁘지만 젖꼭지가 있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젖꼭지는 없지만 부드러운 천으로 만든 것이다.

 원숭이는 어느 대리모와 주로 시간을 보냈을까? 후자였다.

 할로우는 먹이보다는 촉감으로 경험하는 접촉 위안(contact comfort)이 중요하다고 결론지었다.

 

 

 심리학자들은 이러한 연구결과를 토대로 어린 시절 어머니와 신체 접촉이 충분하면 안정된 정서를 갖게 된다고 했다.

 따뜻한 어머니의 품을 경험했던 사람은 그 마음까지 따뜻한 사람이 된다는 것이다.

 

 이는 단지 아기들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성인들도 마찬가지다. 마음이 지치고 힘들 때 누군가의 따뜻한 포옹은 적지 않은 위로가 된다. 마치 어머니로부터 위로를 받는 것처럼 말이다.

 

 

 

 

 진짜 프리 허그를 합시다!

 

 일부 사람들은 음흉한 마음으로 프리 허그를 하고, 상업이나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프리 허그를 이용하기도 한다.  이런 이야기를 접하면 프리 허그의 원래 취지가 왜곡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제이슨의 어머니가 안다면 무덤에서 벌떡 일어나지 않을까?

 

 진짜 프리 허그는 길거리에서 만난 생판 모르는 사람이 아니라 주변에 있는 사람을 안아주는 것이다.

 

 가족과 친구를 안아주면서 감사와 사랑을 표현하고, 위로와 격려를 해주는 것이 먼저다. 

 이것을 외면하고 길거리에 나가서 생판 모르는 사람을 안아주는 것은 위선이고 거짓일 뿐이다.

 

 감사와 사랑, 위로와 격려, 용기와 희망 등 이 모두를 담아서 진짜 프리 허그를 시작하자.

 이처럼 우리가 긍정의 마음을 담아 진짜 허그를 할 때, 이것은 결코 프리(무료)가 아니다. 돈으로 비교할 수 없는 엄청난 이득인 행복을 우리의 삶에 선사할 것이다.

 


 

누다심 / 심리학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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