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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생활

봄날에 견딜 수 없는 '춘곤증', 이렇게 극복하라!

 

  의학적으로 질병이나 증상에 해당되는 것은 아니지만, 춘곤증이라는 말을 모르는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봄볕이 내리쬐면서 기온이 오른 오후에는 그 누구나 졸릴 수 있으며, 이를 춘곤증이라 부른다.

  겨우내 찬바람과 기온에 시달리던 몸이 따뜻한 기온에 적응하면서 생기는 증상이라고 한다. 가능하다면 20분가량의 낮잠

 을 자는 것이 좋은 해결책이라고 권고하는 이들도 많다.

  하지만 혹시 밤에 자는 시간이 부족한지 살펴보는 것이 가장 우선일 것이다. 또 드물지만 간염, 당뇨, 갑상선질환 등으로

 만성피로증후군에 시달리는 것은 아닌지 확인해 볼 필요도 있다.

 

 

 

 

 

 

 계절 변화에 따른 졸림이라면 짧은 낮잠이 좋아

 

 춘곤증이 나타나는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 우선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계절

변화다.   기온이 낮고 밤이 길다가, 기온이 높아지고 낮 시간이 상대적으로 길어지는 변화에 우리 몸이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것이다. 

 기온이 높아지고 낮 시간이 길어지면 활동량이 많아지고 그만큼 우리 몸의 에너지를 많이 쓰게 되고 피곤해지는데, 이 때문에 낮 시간에 졸림 증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오는 졸림이라면 한 20분 가량 자는 것이 좋다. 그러나 30분 이상 너무 오래 자면 밤잠을 방해할 수 있다는 사실에는 유의해야 한다.

 

 또 낮잠을 자는 자세 역시 중요하다.  보통 낮잠은 엎드려서 자는 경우가 많은데, 고개를 앞으로 숙이고 바로 엎드려 자거나 한쪽으로만 얼굴을 돌려 자더라도 척추이상이나 턱 관절의 이상을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보다는 가능하다면 누워서 자는 것이 좋고, 의자라면 목을 받쳐 주는 의자에서 최대한 허리 각도를 눕게 해 자는 것이 낮다. 이 때 다리 쪽은 살짝 높일 수 있도록 상자 등을 괴어 놓으면 좋다.

 

 

 

 

 우리나라 성인 90% 밤잠 부족해, 우선 밤잠 부족한지 점검해야

 

 낮 시간에 졸린 증상이 단지 계절적인 변화에 따른 현상이라면 대부분은 봄철이나 환절기에만 나타난다.  하지만 낮 시간의 졸림 증상이 다른 때에도 계속 된다면 혹 밤잠이 부족해서 나타난 것일 수 있다. 밤잠을 6시간 이하로 자는지 점검해봐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전에 나온 조사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 성인의 90% 이상이 잠 부족에 빠져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만약 밤잠이 부족해 낮잠이 온다면 밤잠을 늘리는 것이 좋다.

 왜냐면 밤잠을 적게 자면 낮잠을 부르는 것은 물론이고, 고혈압, 당뇨, 비만, 대장암 등 각종 질환에 걸릴 가능성을 높게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일본에서 나온 연구 결과를 보면 하루에 잠을 5시간 이하로 자면 충분한 잠을 자는 사람들보다 당뇨에 걸릴 가능성이 5배 이상 높아졌다.  이는 아사히가와대학과 훗카이도대학 연구팀이 2003년 당뇨가 없었던 지방공무원(35~55살) 3500여명을 2007년까지 추적 관찰한 결과에서 나온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하루 평균 잠자는 시간이 5시간 이하인 사람은 7시간 이상 자는 사람에 견줘 당뇨에 걸릴 가능성이 5.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스스로 잠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사람은 충분히 잤다고 여기는 사람에 견줘 당뇨에 걸릴 가능성이 6.8배나 높았다. 아울러 밤잠을 자다가 자주 깨는 증상이 심각하다고 답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견줘 당뇨에 걸릴 위험은 5배 높아졌다. 

 

 또 최근 국내에서 나온 연구 결과에서는 잠을 적게 자면 고혈압에 걸릴 가능성이 커진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신철 고려대 안산병원 수면장애센터 교수팀이 지난 8년 동안 1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폐경 전 여성이 5시간 미만으로 자는 경우 5~7시간 자는 여성에 견줘 고혈압에 걸릴 가능성은 2.4배 높았다. 

 

 아울러 해외에서 나온 연구결과를 보면 잠이 부족한 사람은 비만이나 대장암 등 여러 질환에 빠질 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미국의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대학 의대 연구진이 1240명을 대상으로 평소 잠자는 시간과 내시경 검사 결과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하루 잠자는 시간이 6시간 이하인 사람은 7시간 이상 자는 사람에 견줘 대장의 선종이 나타날 가능성이 50% 정도 높았다.

 

 선종은 대장의 점막 표면에 생기는 양성 종양인데, 종류에 따라서는 드물지 않게 대장암으로 발전한다. 잠을 적게 자다가는 자칫 대장암에 걸릴 가능성마저 높아지는 셈이다. 이런 현상은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더 강하게 나타났다고 하니 여성은 특히 잠이 부족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 <유럽심장논문집>에 실린 연구 결과를 보면 하루 잠자는 시간이 평균 6시간이 되지 않는 사람은 이 보다 많이 자는 사람보다 심장질환으로 사망할 위험이 48%, 뇌졸중은 15% 정도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잠을 너무 많이 자는 것도 좋지 않다. 하루 9시간 이상 자면 심장 및 혈관 질환의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들도 많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의학계에서는 성인의 경우 하루 7시간 정도를 자는 것을 권고한다. 

 

 

 

 

 밤잠 늘려도 춘곤증 지속되면 수면장애 의심해야

 

 밤잠 시간이 부족해 낮잠이 온 사람이 밤잠을 늘려도 낮잠을 참을 수 없다면 혹시 수면장애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대표적인 증상이 수면무호흡증인데, 쉽게 말하면 심한 코골이를 가지고 있는 경우다.  

 수면무호흡증은 말 그대로 잠을 자다가 호흡이 일정 시간 동안 호흡이 없어지는 것인데, 잠을 자는 동안 20~30초 동안 숨을 쉬지 않다가 한꺼번에 긴 숨을 쉬는 증상이 잠을 자는 도중 5번 이상 반복 되는 것을 말한다.

 

 수면무호흡증이 있으면 숙면이 이뤄지지 않아 긴 시간 잠을 자더라도 몸이 개운치 않으며, 낮 시간에 졸릴 가능성도 크다. 물론 낮 시간 동안 심한 피로도 느낀다.

 문제는 수면무호흡증이 있으면 비만을 비롯해 고혈압, 심근경색, 뇌경색 등 각종 생활습관병에 걸릴 가능성이 다소나마 올라간다는 사실이다.

 

 

 

 

 춘곤증과 구분해야 할 만성피로증후군

 

 봄철에 낮잠이 오는 것은 거의 모든 사람들에게 해당되는 증상이다. 하지만 드물게 만성피로증후군때문에 낮잠을 참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만성피로증후군은 충분한 잠을 자는데도 피로감을 느끼는 경우로, 이 증상과 함께 단기 기억력 감퇴나 정신집중 장애, 근육통, 인식장애, 우울증, 수면장애, 두통 등이 같이 나타나기도 한다.

 

 주로 30~40대에서 나타나며, 이런 증상이 한달 이상 나타나면 ‘병적 피로’를 의심할 수 있고, 6달 이상 지속되면 만성피로증후군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이런 만성피로의 경우 30% 정도는 그 원인이 밝혀지기도 하는데, 대체로 결핵, 간염, 당뇨병, 갑상선질환, 폐질환, 빈혈, 암, 심장병, 류마티스 질환이 여기에 해당된다.

 

 아울러 정신과적인 문제로 스트레스, 불안 장애, 우울증 등도 만성피로증후군을 부르는 원인이다. 신경 안정제, 혈압약, 피임약 등 약에 의해 생기기도 한다는 사실도 유의해야 한다.

 

 

 

 

 규칙적인 생활로 춘곤증 극복해야

 

 춘곤증은 계절 변화에 생체 리듬이 맞춰가는 과정 중에 나타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고, 일정한 시간에 자면서 6~7시간 동안은 자야 한다.

 가능하다면 빨리 걷기나 달리기, 스트레칭, 맨손체조 등과 같은 운동을 하면 춘곤증 극복에 더욱 좋다. 점심 식사 뒤 가벼운 산책도 도움이 된다. 

 

 춘곤증 극복에 도움을 주는 음식도 있다.  뇌의 활동을 돕는 단백질, 비타민, 무기질이 풍부한 음식을 먹는 것이 좋은데, 대표적인 것이 바로 봄나물이다. 또 콩, 보리, 팥 등 잡곡이 섞여있는 잡곡밥도 좋다.

 

 

글 / 김양중 한겨레신문 의료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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