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후죽순(雨後竹筍)처럼 생기는 ‘커피 전문점’ 만큼이나 우리 국민의 카페인 섭취량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커피는 대표적인 카페인 함유 식품이다. 커피의 쓴 맛이 카페인 맛이다. 우리는 하루에 섭취하는 카페인의 약 4분의 3을 커피에서 얻는다. 차(녹차ㆍ홍차 포함), 탄산음료(콜라ㆍ사이다 등), 코코아, 초콜릿 등에도 카페인이 들어 있지만 커피보다 양이 적다. |
카페인, 적당히 섭취하면 건강에도 도움 돼 |
카페인을 무조건 '건강의 적'으로 간주하는것은 옳지 않다. 적당량 섭취한다면 건강에 긍정적인 측면도 많다.
하루에 커피를 한두 잔 마시는 정도라면 건강상 문제가 없다. 무엇보다 카페인은 제약업체에서 가장 널리 사용돼온 약의 재료다. 진통제ㆍ감기약ㆍ드링크류 등 카페인이 함유된 약이 수두룩하다.
졸음도 쫓아준다. 항(抗)히스타민 성분이 함유돼 복용 후 졸음이 밀려오는 감기약에 카페인을 첨가하는 것은 이래서다.
업무 수행 능력을 높이고 피로를 덜어준다. 업무 도중 커피를 한두 잔 마시면 집중력ㆍ민첩성ㆍ숫자에 대한 정확성이 좋아지고 피로감ㆍ공격 성향이 줄어들 수 있다.
심장박동 횟수를 늘려 심장을 튼튼하게 하는 효과도 있다. 위산 분비를 촉진해 소화를 돕는다. 장(腸)을 자극해 변이 잘 나오게 한다. 이뇨 작용이 있어 체내 노폐물을 소변으로 배출시킨다. 알레르기 비염을 가볍게 하고 천식을 완화하는 데도 유용하다. 충치를 예방하고 입 냄새를 없애준다.
운동 능력도 높여준다. 1972년 뮌헨올림픽의 마라톤 금메달리스트인 미국의 프랭크 쇼터는 골인한 뒤 카페인의 덕을 톡톡히 봤다고 주장했다. 카페인은 지구력을 10∼15% 높여주고 중추신경계를 자극해 운동 시 집중도를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양(量), 섭취를 자제해야 하는 경우도 있어...
문제는 양(量)이다. 카페인을 과다 섭취하면 가슴이 뛰고 밤에 잠이 오지 않는다.
카페인은 습관성ㆍ탐닉성도 있다. 카페인 섭취를 갑자기 끊으면 두통ㆍ짜증ㆍ무기력 등 금단 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이래서다. 이를 카페인이즘(caffeinism, 카페인 중독, 카페인 의존증)이라고 부른다.
미국정신의학회는 하루 카페인 섭취량이 250㎎ 이상이면서 수면 장애ㆍ잦은 소변ㆍ가슴 두근거림ㆍ위장 장애ㆍ안절부절ㆍ지칠 줄 모름ㆍ동요ㆍ근육 경련ㆍ신경과민ㆍ흥분ㆍ산만ㆍ안면 홍조(얼굴이 확 달아오름) 등 12가지 증상 중 5가지 이상에 해당되면 카페인 중독으로 진단한다.
건강한 성인은 하루에 카페인을 300㎎까지는 별 무리 없이 처리한다. 인스턴트커피 4잔(차 5∼6잔, 원두커피 3잔) 분량의 카페인이다. 그러나 카페인 섭취를 줄이는데 특별히 신경써야할 사람이 있다. 바로 카페인에 유난히 민감한 사람이다. 이들은 밤에 커피 한잔만 마셔도 잠을 잘 이루지 못하고 호흡ㆍ심장 박동 수가 빨라진다.
심장병 환자도 카페인 섭취를 완전 중단할 필요는 없지만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뼈가 약하거나 칼슘 섭취가 부족한 사람도 카페인 섭취를 자제할 필요가 있다. 카페인은 이뇨 작용이 있어 칼슘의 체외 배출을 촉진한다. 국내 한 대학병원이 4,0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에서 커피를 하루 3잔 이상 마시면 골밀도가 떨어지고 골다공증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궤양 환자도 카페인 섭취를 줄이는 것이 좋다. 카페인이 위산 분비를 자극해서다.
불면증 환자도 카페인을 되도록 멀리 해야 한다. 카페인의 각성 효과가 이들에게 잠을 빼앗아가기 때문이다. 카페인은 섭취 후 1시간 내로 흡수돼 몸 안에서 3∼7시간 머문 뒤 전량 소변을 통해 체외로 배설된다. 잠자리에 들기 직전에 마신 커피는 ‘유죄’(불면 유발)이지만 점심 식사 직후에 마신 커피는 ‘무죄’다.
임산부도 카페인 섭취 자제 대상이다.
미국 국립독성원은 임산부는 하루에 카페인을 150㎎ 이하로 섭취(특히 임신 초기 3개월)하라고 권장했다. 임산부가 카페인을 하루 300㎎ 이상 섭취하면 자궁으로 가는 혈류량이 줄어들어 저체중아 출산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카페인이 철분의 흡수를 방해하므로 임신부ㆍ태아가 빈혈에 걸릴 위험도 높아진다.
어떻게 줄여야 하나.. |
카페인 섭취량이 지나치게 많거나 카페인 중독으로 진단된 사람은 운동ㆍ취미생활을 통해 카페인에 대한 관심을 분산시키면서 카페인 섭취량을 서서히 줄여나가야 한다.
첫 주엔 카페인 커피 90%에 디카페인(카페인 제거) 커피 10%를 섞어 마시고, 다음 주부터 디카페인 커피의 비율을 매주 10%씩 늘려 나가는 것도 시도해볼만한 방법이다. 커피 대신 차ㆍ허브차ㆍ물을 마시는 것도 카페인 섭취량을 줄이는데 효과적이다.
청량음료ㆍ초콜릿 등을 구입할 때 고카페인 식품이라는 표시가 쓰여 있는지도 확인한다.
1㎖(또는 1g)당 카페인이 0.15㎎ 이상 들어 있으면(200㎖ 짜리 음료의 경우 30㎎ 이상) 고카페인 식품으로 표기된다.
글 / 중앙일보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tk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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