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면장에 쪼그려 앉아서 콧노래를 하는 덩치 큰 남자가 있습니다.
콧노래는 요즘 유행하는 노래도 아니고 어디서 많이 들었던 노래인 거 같습니다.
“아, 그 노래구나!” 짧은 외마디가 나오네요.
그 노래는 바로 우리 아들이 좋아하는 코코몽 노래입니다.
맞습니다. 지금 우리 아이 내복을 손으로 세탁을 하고 있는 사람은 저의 남편입니다.
남편은 들어가기 어렵다고 하는 직장을 거의 200대 1의 경쟁을 뚫고 취업을 했습니다.
직장생활도 잘하여 보통 직원들이 10년 이상 되어야지만 받는다는 우수 직원 포상을 단 2년 만에 받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좋아했던 직장을 그만두었습니다.
이유인즉, 육아문제였습니다.
맞벌이 부부였고 시부모님이나 친정이 가까이 있지 못하여 우리 부부는 선택해야 했습니다.
결혼한지 벌써 4년이 지났으므로 2세 계획을 더는 미루지 못하고 올해 안으로 우리 사랑스러운 아기를 낳아야 했습니다.
저의 직장도 그토록 바라고 바라던 곳이므로 쉽게 그만두기는 어려웠습니다.
남편은 며칠을 고민하더니 고맙게도 육아문제를 맡아 주기로 했습니다.
처음에 남편은 “남자가 육아문제를….” 이라며
말을 이어나가지 못하고 답답한 마음을 표현했지만, 고민 끝에 용단을 내려주었네요.
그리고 시간이 조금 흘러 그토록 바라던 우리 아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남편은 자존심이 강한 사람이어서 낮에는 밖에 나가지 않고 집에서 책을 보거나 컴퓨터로 작업 등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저는 육아휴직이 끝이 나고 다시 직장으로 나가야 했습니다.
남편은 불안 불안 한가 보더군요.
그러나 육아 책들을 많이 읽어서 그런지 어떤 상황이 되면 어떻게 해결을 해야 하는지 잘 알더군요.
그래서 남편을 믿고 직장생활 적응을 안정적으로 했습니다.
그리고 남편이 돌잔치도 준비하고 가까운 어린이집들도 알아보고 했습니다.
3월 5일부터 우리 아들은 아빠 손을 잡고 어린이집에 갑니다. 얼마나 대견한지 눈물이 날 정도입니다.
그럴 때마다 남편에게 고마운 마음이 가슴속 깊은 곳에서 뜨겁게 올라오네요.
“여보 고마워요. 그리고 사랑해요”
빨래를 마치고 남편과 우리 아들이 싸움을 하고 있네요.
“아빠는 뽀로로보다 크롬이 더 좋아” 라고 남편이 아들에게 이야기합니다.
우리 아들은 “뽀~오 뽀~오”라고 하면서 뽀로로를 이야기하네요.
둘이 노는 모습이 꼭 첫째아들이랑 둘째아들이 놀고 있는 모습 같네요.
남편은 이번에 둘째를 낳자고 하네요. 남편이 존경스럽고 고맙네요.
“여보 우리 서로 사랑하고 행복한 가정을 만들어요."
글 / 서유경 대구시 수성구 시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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