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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살아가는 이야기

공유의 '식스 팩'을 공유하고 싶다구요?!

 

  “와우, 공유 몸이 장난이 아니네요.” “공유가 눈요기 심하게 시켜주네요.” “공유 때문에 부부 싸움이 나겠네요.”
  한 공중파 방송의 드라마 ‘빅’에서 주인공 역을 맡은 배우 공유에 대한 시청자들의 찬사다. 공유는 극중에서 매끈한 몸을

  드러내며 잘 발달된 식스 팩, 이른바 초콜릿 복근을 과시했다. 저렇게 준수한 용모에 탄탄한 복근까지 …. 

 

  

 

 

 

  여성에겐 감탄을, 남성에겐 시샘을.. "식스팩"

 

 여성 시청자들이 감탄을 하는 만큼 남성들은 부러움과 시샘을 느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최근 들어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에서 젊은 남성 연예인들이 앞 다퉈 옷을 벗어 제끼며 식스팩 자랑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것을 보는 남자들은 근육 운동으로 몸을 가꿔야 할 것 같은 강박감을 갖게 된다.
 요즘엔 여성들도 복근을 내보이며 탄탄한 몸매를 과시하려 든다. 여름철은 노출의 계절이니 식스팩 경쟁이 더 심해질 것이 분명하다.  

 

 그럼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갖고 싶어 하는 식스팩은 과연 건강에 좋을까?

 

 

 

  식스팩이 건강과 아무상관도 없다고...

 

 한 종합편성채널의 프로그램 ‘닥터의 승부’에서 이 문제를 다루는 것을 흥미롭게 지켜봤다. ‘닥터의 승부’는 16명의 의사와 함께 다수의 연예인 패널이 참석해 의학, 건강과 관련된 궁금증을 대결 형식으로 풀어보는 프로그램이다.

 

 이날 주제에 대한 의사들의 답은 뜻밖이었다.

16명의 의사 중 15명이 ‘식스 팩과 건강은 아무 상관이 없다’고 답했다. 초콜릿 복근이 있으니 건강할 것이란 생각은 선입견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오히려 식스 팩을 만들기 위해 무리하게 근육 운동을 하면  허리나 무릎, 어깨 등 척추·관절에 심각한 문제가 생길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한 가정의학과 여의사는 “세포로 이뤄진 우리 몸은 에너지 공장인 미토콘드리아가 잘 작용돼야 하는데, 인위적으로 근육을 만들기 위해 단백질만 먹으면 미네랄, 비타민 섭취량이 줄어들어 공장 가동이 잘 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로 인해 만성 피로와 철분 결핍 빈혈, 탈모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피부과 여의사는 “식스 팩을 만들기 위해 근육 생성 보충제를 섭취할 때, 단백질이 대량 함유된 불법 유통 제품을 먹는 경우가 많다”며 “그럴 경우에 스테로이드 성분이 많아서 근육은 쉽게 만들 수 있으나 피부에 심대한 트러블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연예인 패널로 참석한 조영구는 무리하게 식스 팩을 만들다가 건강을 해친 사연을 털어놨다.

 짧은 시간에 복근을 만들기 위해 단백질 섭취 위주의 식사만 하며 과도한 근육 운동을 하다 보니 근육은 생겼지만 얼굴에 살이 빠져 마치 노화한 것처럼 보였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기력이 약해져서 방송 활동에 차질이 생길 정도였다는 것.      

 

 조영구는 "식스 팩으로 화제가 된 이후에 내가 나온 방송을 본 조형기 형님이 '방송을 식스 팩으로 하느냐. 얼굴이 그게 뭐냐?'라며 충고해 당장 운동을 그만뒀다"고 말해 주변의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이처럼 식스 팩 만들기의 부작용에 대해 언급하면서도 “언제든지 복근을 만들 자신이 있다”고 토를 달았다. 보통 남성들이 갖고 있는 ‘식스 팩 로망’을 은연중 다시 드러낸 것이다. 

 

 16명의 의사 중에 유일하게 ‘식스 팩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답한 남성 의사는 “중년 남자는 복근이 있으면 정신적으로 큰 위로가 된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남성들의 로망을 이뤘다는 만족감이 정신 건강에 아주 좋다는 논리다.  

 

 

 

 

  부럽지만 서두르지 말자...

 

 ‘닥터의 승부’를 보다가 남성 의사의 논리에 머리를 끄덕거린 것은, 실제로 운동을 하면서 몸을 자주 거울에 비춰보며 근육의 크기를 재보는 습관이 있기 때문이다. 공유의 식스 팩은 쉽게 공유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지만, 배에 ‘왕(王)’자라도 새겨졌으면 소망을 버릴 수가 없다.

 

 복근 때문에 운동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나이가 들어서도 탄력 있는 근육을 유지했으면 하는 욕심이 있다. 이 욕망이 지친 몸을 일으켜 날마다 운동을 하게 만드는 동기 중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숨길 수가 없다. 

 

 다만 운동을 하며 근육을 재는 거울 속의 스스로에게 이렇게 중얼거려라.  ‘서두르지 마라. 서두르지 마라.’
 

 TV 화면 속 연예인들의 탄탄한 몸매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그들의 몸매는 기초 체력을 충분히 쌓은 뒤, 트레이너들의 지도 아래 체계적인 운동을 해서 이뤄진 것이다. 

 우린 이미 그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므로 이렇게 스스로를 타이르자.

 

 ‘졸속으로 식스 팩을 만드는 따위에 관심을 두지 마라. 꾸준한 운동으로 저절로 생긴 자잘한 근육을 사랑하자.’

 

 

글 / 장재선  문화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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