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력 5월은 매월(梅月)이다. 매실이 익는 달이라는 뜻으로 매천(梅天)·매하(梅夏)라고도 한다. 요즘 제철을 맞은 매실(梅實)은 명칭대로 매화나무의 열매다. 매화는 새해에 가장 먼저 꽃이 피는 나무이므로 꽃이 필 무렵은 봄이 시작됨을 뜻하나, 열매는 음력 5월에 익는다. |
가공방법에 따라 오매, 금매, 백매로도 불려... |
6월 중순〜7월 초순(양력)에 채취한 것이 청매(靑梅)다. 껍질이 연한 녹색이고 과육이 단단하며 신맛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노랗게 익어서 과육이 무른 것은 황매(黃梅)다.
매실은 가공방법에 따라 오매(烏梅)·금매(金梅)·백매(白梅)로도 분류된다.
청매를 증기로 쪄서 말린 것이 금매, 청매를 소금물에 하룻밤 절인 뒤 햇볕에 말린 것이 백매, 청매의 껍질·씨를 벗긴 뒤 짚불 연기에 그을려 검게 만든 것이 오매다.
오매는 까마귀처럼 까맣다고 해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 가래를 삭이고 구토·갈증·이질·술독을 풀어주는 한약재로 널리 쓰인다. 단오 때 조선의 임금이 대신들에게 하사한 ‘제호탕’(청량음료)의 주성분이기도 하다. 금매는 술 담그는 데, 백매는 입 냄새 제거에 유용하다.
중국이 원산지인 매실의 영문명은 Japanese apricot. 서양에선 거의 즐기지 않는다. 관련 연구도 한방과 일본에서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3독(음식, 혈액, 물)을 해독하는 효능도... |
영양적으론 당분(탄수화물)과 유기산이 풍부하다. 혈압 조절을 돕는 칼륨도 상당량 들어 있지만(100g당 230㎎) 예상 외로 비타민 C 함량은 낮다(100g당 6㎎). 구연산·사과산·주석산·호박산 등 유기산이 풍부한데 신맛이 강한 것은 구연산 함량이 다른 과일에 비해 월등히 높아서다. 신맛은 식욕을 돋워준다.
한방에선 매실을 약성이 강한 과일로 친다. 특히 3독(음식·혈액·물의 독)을 해독한다고 여긴다. 음식·물의 독을 풀어준다는 것을 현대적으로 해석하면 매실에 항균성분이 들어 있어 식중독·수인성 전염병 예방에 유효하다는 것이다.
한방에선 세균성 이질(소화기 전염병) 환자에게 오매 18g을 달여 먹도록 처방한다. 일본인은 주먹밥·도시락에 매실 장아찌(우메보시)를 넣고 생선회를 먹을 때 우메보시를 함께 먹는다. 식중독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여름에 매실 장아찌나 매실 절임을 즐겨 먹는 것은 효과적인 식중독 예방법이다.
청매를 씻어 물기를 완전히 뺀 뒤 과육을 6쪽으로 잘라서 설탕과 함께 용기에 넣고 서늘한 곳에 15〜20일 놔둔 것이 매실 절임이다. 여기서 과육을 건져내고 소금 간을 해 냉장고에 보관했다가 생각날 때마다 꺼내 먹으면 된다. 매실장아찌나 매실 절임은 소금 함량이 높으므로 식전에 하루 한 알씩만 먹는 것이 좋다.
숙취해소와 피로회복에도 도움이 돼... |
매실은 주독(酒毒)과 숙취 해소에도 효과적이다. 알코올, 특히 숙취의 원인인 아세트알데히드를 분해하는 효능이 있어서다.
매실즙이 알코올분해효소(ADH)의 활성을 40% 가까이 높인다는 사실은 국내 연구진을 통해서도 확인됐다. 음주 뒤 매실 농축액을 물에 타서 마시면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기가 한결 가뿐해진다.
매실은 피로 회복에도 그만이다. 매실에 든 피루브산과 피크린산은 간을 보호하고 간 기능을 높이며 독성물질을 해독한다. 여기에 덧붙여 매실의 구연산(유기산의 일종)은 피로의 ‘주범’인 젖산을 분해해 체외 배출시킨다.
생으로 먹으면 탈이 날수도... |
매실은 신맛이 너무 강해 거의 유일하게 생으로 먹지 않는 과일이다.
한방에선 매실을 날로 먹거나 덜 익은 것을 먹으면 복통·설사를 일으키고 뼈·치아를 상하게 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덜 익은 매실은 특히 임산부와 어린이에겐 금기 식품이다.
평소 위산의 분비가 많아 속 쓰려 하는 사람에게도 처방되지 않는다.
위 점막을 자극해 증상이 악화될 수 있어서다. 병 기운이 심할 때나 감기 초기에 땀을 내야할 때도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약용으로 섭취하더라도 한 번에 6〜18g 이상 먹는 것은 삼간다.
매실은 알맹이가 가지런하고 선명한 것이 상품이다. 알맹이의 지름은 약 4㎝이고 씨가 작고 과육이 많으며 깨물어 봤을 때 신맛과 단맛이 나는 것이 좋다. 껍질에 벌레 먹은 자국·상처가 없는 것을 고른다.
또 매실을 너무 일찍 따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덜 익은 씨에 청산배당체(아미그달린)라는 독소가 들어 있어서다. 다행히도 이 독소는 매실이 익거나 가공하는 동안 많이 줄어든다.
글 / 박태균 중앙일보 식품의약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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