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남는 게 없고, 생각하기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다.”


공자는 인간이 인간다워지려면 배우고 생각해야 함을 강조한다. “오늘 배우지 않고 내일이 있다고 말하지 마라”는 <명심보감>의 구절과 뜻이 상통한다. 인간은 생각으로 성숙해지고, 생각으로 세상 길을 연다. 생각은 바로 ‘삶의 나침반’이다.



생각을 쥐고 있으면 길을 잃지 않는다. 높고 청명한 하늘, 선선한 바람. 책을 곁에 두기에 제격인 계절이다. 올가을에는 책 한 권 손에 쥐어보자. 생각을 키우고, 삶의 길도 넓혀보자.



책은 생각을

키우는 최고의 보약


독서는 생각을 키우는 최고의 보약이다. 읽지 않으면 생각이 좁고 얕아진다. 물론 생각은 경험으로도 넓어지고 깊어진다. 한데 삶이 아무리 길어도 경험은 한계가 있다. 경험은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지 못한다. 세상은 책 안에 고스란히 담겼다. 



우주의 이치, 삶의 지혜, 삶의 무수한 얘기들, 길을 헤쳐 나아가는 지혜, 비즈니스 노하우 등 모든 게 그 안에 있다. 가장 적은 비용을 들여 가장 많은 것을 건져내는 것이 바로 책이다.


뭔가를 안다는 건 생각의 힘이 그만큼 커진다는 뜻이다. 내 스스로 판단하고, 내 스스로 결정하고, 내 스스로 길을 연다는 의미다. 한데 생각은 절로 자라고, 절로 커지지 않는다.


아는 만큼, 경험한 만큼, 사유하는 만큼 그 직경이 넓어진다. 앎이 줄기라면 생각은 가지를 뻗치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일이다. 앎과 생각은 풍성한 삶의 여문 씨앗이다.



낚아올리고, 길어올리고


법정 스님은 “지식은 밖에서 들어오고, 지혜는 안에서 우러난다.”라고 했다. 뜻이 깊은 말이다. 우리는 책이라는 바다에서 지식을 낚아올리고, 세상이라는 바다에서 지혜를 길어올린다.


앎이 바로 지혜다. 앎이 세상 속에서 농축될 때 비로소 삶을 비추는 지혜가 된다. 하지만 그 출발은 역시 앎이다. 앎은 통찰이나 직관과 함께 지혜를 받치는 세 발 축이다. 책이란 바다에서 많은 지식을 낚아올릴수록 삶의 지혜가 더 빛난다.


누구나 나름의 이야기기와 나름의 사정이 있듯이 책도 각각 스토리가 다르다. 시는 메마른 정서를 깨어나게 하고, 소설은 상상력을 자극하고, 역사는 과거를 현재 속으로 끌어온다.


앎은 2x2=4식으로 단순 암기가 전부는 아니다. 정서가 따뜻해지고, 생각이 풍부해지고, 이해력이 커지고, 관계가 좋아지는 모든 게 앎이다. 앎이나 생각은 단순한 지식 그 이상이다. 생각이 풍부한 사람은 비록 물질이 부족해도 풍성한 삶을 누릴 수 있다.



책속에서 자신의 생각을 찾자


책으로 생각을 키우려면 ‘주체적 독서’가 필요하다. 최진석 서강대 교수는 “책에는 저자의 길이 있을 뿐이다. 독자는 그 속에서 스스로 자신의 길을 찾아야 한다.”라고 했다.



책에 얼굴을 파묻고 저자의 생각만 흡입하다 자칫 자신의 생각을 잃어버릴 수 있다는 얘기다. 책은 저자와 대화하듯 읽는 게 좋다. 생각이 맞으면 고개를 끄덕여 주되, 생각이 다르면 자신의 생각도 그 안에 섞어가며 잃어야 나를 잃지 않으면서도 내가 커진다. 책장 사이에 자신의 생각을 끼어 넣으며 읽으면 책 한 권이 주는 의미가 그만큼 더 커진다.


생각은 부딪쳐야 사유가 깊어지고, 생각이 깊어지면 혜안이 그만큼 밝아진다. 물이 얕으면 두어 바가지만 퍼내도 바닥이 드러난다. 우리는 두 발로 세상을 걷는다.


육체의 발로 길을 걷고, 생각의 발로 세상을 걷는다. 두 다리가 같이 튼튼할 때 험한 세상 길을 두려움 없이 헤쳐나간다. 팔이 알통은 아령으로 단단해지고, 사유의 알통은 책으로 단단해진다.


사고의 근력은 육체의 근력보다 삶을 더 빛나게 한다. 바쁘다는 핑계로, 게으름에 져서 밀쳐두었다면 올가을에는 손을 뻗쳐 책 한 권을 집어보자. 작은 게 큰 것을 바꾸는 게 세상 이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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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서 가을로 바뀌는 이 때쯤이면 어김없이 마음도 몸도 쳐져서 우울감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를 가리켜 흔히 ‘가을 탄다’고 하죠. 고정관념에 따르자면 여자는 봄을 타고, 남자는 가을을 탄다고 합니다. 하지만 가을 초입에 생기는 우울감은 성별과 무관합니다. 왜냐하면 이 시기의 우울감은 계절의 변화와 이로 인한 우리 신체의 반응의 변화 때문에 나타나기 때문이죠. 어떻게 하면 가을, 타지 않고 즐길 수 있을까요?




우울은 현대인들에게 친숙한 단어입니다. 끊임없는 경쟁과 반복되는 실패, 계속되는 좌절 속에서 우울은 ‘마음의 감기’로 비유할 정도로 일상적입니다. 물론 감기처럼 우울 역시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회복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감기에 자주 걸리면 몸 상태를 의심해야 하는 것처럼, 자주 우울하다면 마음 상태를 의심해야 합니다. 감기를 방치하다간 더 큰 병이 생길 수 있듯이, 우울도 더 심각한 정신장애나 자살 같은 끔찍한 결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죠.





우울에는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주요 우울증은 가장 심각하죠. 일상생활을 하지 못할 정도로 우울해 하고, 수면도 식사도 모두 정상적으로 하기가 어려워서 주변 사람들이 금세 알아차립니다. 이렇게 심각한 우울증은 아니지만 일주일 중에 우울한 날이 그렇지 않은 날보다 더 많고, 이런 기간이 2년이 넘는다면 전문가들은 만성 우울증으로 진단을 내립니다. 이런 우울증은 당장 전문가의 개입이 필요하지만, 개인이 적절하게 관리하면 벗어날 수 있는 우울증도 있습니다. 바로 계절성 우울증이죠.




계절성 우울증이란 가을과 겨울에 몸과 마음이 쳐지는 증상을 가리킵니다. 우울증이라고는 부르지만, 정신장애의 진단 기준에는 들어가지 않죠. 이 말은 전문적인 도움이 필요한 우울증은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특별히 우울할 만한 일이 없는데 우울감을 느낀다면, 특히 몸도 쳐진다면 계절설 우울증이라고 생각하셔도 좋습니다.





계절성 우울증이 생기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울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는데요, 그 중의 하나가 바로 신체 반응입니다. 몸이 쳐지기 때문에 우울감을 느끼는 것인데요, 가을과 겨울은 봄과 여름에 비해 일조량이 적습니다. 적은 일조량은 뇌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신경전달물질)에 영향을 미치고, 이는 다시 몸과 마음을 쳐지게 만들죠. 봄과 여름이더라도 비가 오거나 하늘에 구름이 잔뜩 끼어 있는 날도 몸과 마음이 쳐진다는 것을 경험하셨을 것입니다. 이와 같은 이치죠.




어떻게 하면 계절성 우울증에서 벗어나 가을을 즐길 수 있을까요? 앞서 언급했던 주요 우울증이나 만성 우울증의 경우 약물치료와 함께 심리치료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계절성 우울증이라면 혼자서도 극복할 수 있습니다.





첫째, 가능한 햇볕을 쬐어야 합니다. 과거에 비해 우울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은 이유가 햇볕이 들지 않는 근무환경입니다. 햇볕은 광합성을 하는 식물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사람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합니다. 햇볕을 통해서 우리의 신체리듬도 조정할 수 있고, 수면의 질도 높일 수 있을뿐더러 무엇보다 우울감을 감소시킵니다. 그렇다고 직장을 때려칠 수는 없으니, 점심시간이라도 20분 이상 실외에서 햇볕을 쬐어야 합니다. 부족한 일조량을 이렇게라도 늘려야죠.


둘째, 운동이 필요합니다. 날이 추워지면 평소 운동을 하던 사람들도 안하게 됩니다. 하지만 몸을 움직이는 것은 뇌를 활성화시킬뿐더러, 우리의 기분도 좋게 만듭니다. 평일 저녁이든, 주말이든 꼭 시간을 내서 운동을 하면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믿을 수 있는 사람과 솔직한 마음을 나누세요. 먹고 살기 바쁘다는 이유로 가장 가까운 가족이나 친구 사이에서도 진솔한 대화가 끊어졌습니다. 대화하다가 싸우지만 않으면 다행일 정도로 마음을 나누기가 쉽지 않죠. 고립과 고독은 우리 마음을 더 힘들고 우울하게 만듭니다. 끝까지 마주 앉아 마음을 나눌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과 주기적으로 만나 마음의 무장을 모두 해제하고 함께 웃고 울어보세요. 만약 그럴 만한 사람이 딱히 떠오르지 않는다면 심리학자를 찾아가서 상담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변하는 계절 탓에 몸과 마음이 처져서 우울해 하다가, 아름답게 변해가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놓치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가을, 타시겠습니까 즐기시겠습니까.



글 / 강현식 심리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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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우에는 칼슘과 타우린이 풍부해 고혈압 예방과 성장발육에 좋다. 또 새우에 있는 키토산은 혈액 내 콜레스테롤을 낮추며 체내의 불순물을 배출하는 데 도움을 준다. 고단백 스태미너 식품으로 원기보충에도 좋고 칼로리가 낮아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그만이다. 새우에 풍부한 섬유질은 변비 개선에 효과적이며 껍질에 풍부한 DHA, 키토산은 두뇌 발달과 기억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






가을 대하는 필수 아미노산과 글리신 함유량이 높고 특유의 감칠맛도 절정에 달하는데, 껍질 역시 키토산과 단백질, 무기질이 풍부해 통째로 먹으면 고소한 맛까지 제대로 즐길 수 있다. 새우는 특히 머리와 꼬리에 키토산과 타우린이 풍부한데, 머리는 바짝 구워 먹으면 특유의 감칠맛을 느낄 수 있다. 머리까지 먹기 부담스럽다면 굽거나 찐 새우 머리를 잘 말린 후 가루를 내 천연 조미료로 활용해도 좋다.




건멸치처럼 데쳐서 말려 먹게 되는 꽃새우는 완전히 마르고 진홍색으로 윤기가 있는 것이 좋은 것이다. 크기가 작고 색이 허옇고 머리쪽이 갈색이 나는 것은 보리새우이다. 마른 새우는 단백질이나 다른 영양 성분도 고루 들어 있지만 특히 칼슘 함량이 멸치보다도 많아서 성장기 어린이나 골다공증에 걸리기 쉬운 중년 여성에게 좋은 식품이다.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누구나 좋아하는 맛 좋고 영양이 풍부한 새우. 가을이 시작되는 9월부터 12월까지 마음껏 즐길 수 있지만 가장 최고의 식감과 맛을 즐길 수 있는 시기는 바로 10월이다. 천고마비의 가을을 더욱 화려하게 장식해주는 새우, 그 맛을 더해줄 흥미로운 레시피를 만나보자.






새우 소금구이는 팬에 알미늄 포일을 먼저 깔아둔 다음 소금을 올리면 팬에 눌어붙지 않아 설거지가 편해진다.


재료(2인분 기준)
흰다리 새우 15~20마리, 레몬, 천일염 적당량씩 바질 마요네즈 – 마요네즈 3큰술, 다진 마늘 1/2 작은술, 생 바질잎 2장, 레몬즙 1/4개 분량, 올리브 오일 1작은술, 후추 약간


만드는 법
① 팬에 천일염을 깔고 뚜껑을 덮어 뜨거워지면 새우를 얹고, 다시 뚜껑을 덮어 굽는다.
② 바질 마요네즈를 만든다. 생 바질잎을 다져서 나머지 재료와 함께 섞는다.
③ 새우가 빨갛게 익으면 큼직하게 썬 레몬과 바질 마요네즈를 곁들여 낸다.






취향에 따라 아보카도에 고추냉이를 약간 섞어내도 맛있다. 바게트 대신 식빵으로 대신해도 좋다.


재료(2인분 기준)
손질 냉동새우 20마리. 아보카도 1/2개, 다진 마늘 1/2작은술, 마요네즈 1/2큰술, 간장 2/3작은술, 바게트 2/1개, 후추, 곁들임용 어린잎채소 적당량씩


만드는 법
① 손질 냉동새우는 실온의 물에 담가 해동한 다음, 끓는 물에 데쳤다 건져 식힌다.
② 아보카도는 잘 익은 것으로 준비해 껍질과 씨를 제거한 다음, 으깨어 다진 마늘과 마요네즈, 간장, 후추와 함께 섞는다.
③ 바게트는 슬라이스 해서 기름기 없이 달군 팬이나 180도로 예열한 오븐에서 노릇하게 구운 다음, ①, ②를 곁들여 얹어낸다. 위에 어린잎채소를 얹어 장식한다.



금 / 권내리 기자
사진 / 한정선
푸드 스타일링 / 김보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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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과일의 계절이다. 대표 과일은 추석 차례 상에 오르는 조율이시(棗栗梨枾,대추ㆍ밤ㆍ배ㆍ감)다. 이중 대추는 다산(多産)의 상징이다. 혼례를 마친 새색시의 치마폭에 시부모가 대추를 한 움큼 던져준 것은 자손의 번창을 기원해서다. 밤도 추석 차례 상의 ‘단골손님’이다. 대개 밤단자(율단자)ㆍ율란ㆍ밤초 등이 오른다. “밤 세 톨만 먹으면 보약이 따로 없다”는 옛말도 있다. 

 

 

 


배는 추석에 과식해 소화가 잘 되지 않을 때 소화제 대용이다. 소화효소가 풍부해서다. 육회나 불고기를 잴 때 배를 섞으면 고기가 연해지고 소화가 잘된다. 갈증이 나거나 주갈(酒渴)이 날 때도 효과적이다. 감과 곶감은 추석 명절의 숙취 제거에 유용하다. 감의 떫은 맛 성분인 타닌과 단 맛 성분인 과당이 알코올의 흡수를 지연시키고 분해를 촉진해서다.

 

 

 

한가위에 인기 있는 간식거리인 곶감은 호두나 잣 등 견과류와 잘 어울린다. 감의 떫은 맛 성분인 타닌은 피부가 오므라들게 하는 이른바 수렴 작용이 있어 설사를 멎게 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그러나 감을 너무 많이 먹으면 변비가 생길 수 있다. 곶감 쌈을 즐긴다면 이런 걱정에서 벗어날 수 있다. 곶감 5개와 호두 5개가 곶감 쌈의 재료다. 곶감은 꼭지를 떼어 내고 한 쪽을 세로로 자른다. 곶감 속에 씨가 있으면 발라낸 뒤 호두를 집어넣고 아물려 꼭꼭 눌러 준다. 호두알이 박힌 곶감을 0.5㎝ 간격으로 썰면 예쁜 곶감 쌈이 완성된다. 호두는 변비 예방을 돕지만 칼로리가 꽤 높은 음식이므로 체중 문제로 걱정이라면 과다 섭취는 곤란하다.


모과차와 유자도 ‘찰떡궁합’이다. 모과엔 사과산 등 유기산이 풍부하다. 신맛을 내는 유기산은 신체의 신진대사를 돕고 소화효소의 분비를 촉진시킨다. 모과의 떫은맛 성분은 타닌이다. 타닌은 피부를 오그라들게 하는 작용을 하므로 설사치료에도 유효하다. 모과의 향미를 잘 음미할 수 있는 것이 모과차와 모과술이다. 모과차는 향은 좋지만 맛이 약간 덤덤하므로 마실 때 얇게 저민 유자나 유자청을 곁들이면 맛이 한결 상큼해지고 비타민 C도 보충된다.

 

 

 


배는 생강과 궁합이 잘 맞는다. 불고기를 잴 때 배를 썰어 넣으면 고기가 연해진다. 이를 연육(軟肉) 작용이라 하며 예부터 널리 사용해 왔다. 배엔 오돌토돌한 석세포가 있는 데 이것이 고기의 소화를 돕는다. 배가 변비 치료에 유익한 것도 석세포의 존재 때문이다. 배를 먹고 난 속으로 이를 닦으면 치아가 깨끗해지는 것도 석세포 덕분이다. “배 먹고 이 닦기”란 속담은 이런 배경을 갖고 있다.

 

담이 나오는 기침엔 배즙에 생강즙과 꿀을 타 먹는 것이 효과적이다. 생강과 배를 원료로 해 만든 술이 조선 3대 명주 가운데 하나인 이강주다. 전통 소주에 배즙ㆍ생강즙ㆍ꿀 등을 넣고 중탕해 만든 이강고란 독특한 술도 있다. 단맛이 나는 이강고는 조선의 상류사회에서 즐겨 마셨다. 전북 전주는 생강, 황해도 봉산은 배의 명산지인데 두 지방의 이강고가 모두 명품이다. 통후추를 박은 배에 생강 물을 넣고 설탕과 함께 끓인 배숙도 우리 전통 음료다. 이때 생강은 배 맛에 향미를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배숙은 추석 때 과식한 사람에게 권할만한 후식거리다.


키위는 고기와 궁합이 좋다. 키위의 과즙엔 단백질 분해효소인 악티니딘이 들어 있어 연육제로 흔히 사용된다. 고기 먹고 난 뒤 키위를 디저트로 올려도 좋다. 질긴 고기 위에 얇게 저민 키위를 약 20분간 올려놓으면 연하고 맛있는 고기 요리를 할 수 있다. 아침 식사 전에 매일 1개씩 키위를 먹으면 변비 치료에 상당한 효과가 있다.

 

 


딸기와 우유도 잘 맞는 배합이다. 우유나 딸기를 따로 먹는 것보다 딸기에 우유를 섞어 먹으면 소화 흡수가 훨씬 잘 된다. 우유를 원심분리하면 크림이 얻어진다. 따라서 크림엔 우유보다 지방과 단백질이 더 많이 들어 있게 마련이다. 딸기에 우유 대신 크림을 끼얹어 먹으면 각종 영양소를 훨씬 많이 섭취할 수 있다.


토마토와 튀김 음식의 궁합도 괜찮다. 기름에 튀긴 음식은 맛이 있지만 위엔 부담스럽다. 튀김 음식이나 고기ㆍ생선 등 기름기 있는 음식을 먹을 때 토마토를 곁들이면 소화가 촉진돼 위의 부담도 한결 가벼워진다. 토마토에 풍부한 비타민 B군은 소화를, 펙틴(식이섬유의 일종)은 장 건강을 돕는다.

 

 


대추와 약식도 잘 어울리는 ‘커플’이다. 쌀은 찹쌀과 멥쌀로 나눌 수 있는데 찹쌀은 대개 찰밥ㆍ떡ㆍ미숫가루 등을 만들 때 이용된다. 비타민 B군이 풍부하고 익혔을 때 씹히는 맛이 좋아 약식의 재료로도 쓰인다. 하지만 칼슘ㆍ철분ㆍ식이섬유가 부족한 것이 약점이다. 이런 결점을 보완해 주는 식품이 대추다. 대추엔 쌀에 부족한 철분ㆍ칼슘ㆍ식이섬유 등이 상당량 함유돼 있다.


젓갈은 귤ㆍ유자 등 감귤류와 함께 먹으면 좋다. 젓갈은 김치 담글 때 사용되고 밥반찬ㆍ술안주로도 유용하다. 멸치젓ㆍ조기젓ㆍ황새기젓ㆍ곤쟁이젓ㆍ새우젓ㆍ갈치젓 등이 조미용이다. 반찬용으론 게젓ㆍ명란젓ㆍ창란젓ㆍ굴젓ㆍ조개젓ㆍ꼴뚜기젓ㆍ뱅어젓 등이 있다. 반찬이나 술안주로 먹을 때는 파ㆍ마늘ㆍ고춧가루 등을 섞어 양념 맛이 젓갈에 고루 배게 하는 것이 좋다. 젓갈은 염분(나트륨) 함량이 높아 고혈압인 사람은 섭취를 줄여야 할 식품이다. 나트륨을 체외 배출시키는 칼륨이 풍부한 식품을 즐겨 먹는 것도 방법이다. 젓갈을 무칠 때 양념에 칼륨이 풍부한 귤ㆍ유자를 얇게 저며 섞는 것이 좋다. 귤과 유자엔 100g당 칼륨이 각각 150㎎(나트륨 1㎎)ㆍ260㎎(나트륨 9㎎) 들어 있다. 게다가 감귤류엔 구연산 등 신맛을 내는 유기산이 풍부한데 유기산도 염분의 피해를 줄여준다. 상큼한 신맛이므로 젓갈의 맛도 한결 나아진다.

 


복숭아와 장어도 함께 먹으면 오히려 손해다.
복숭아와 장어가 상극이란 말은 오래 전부터 전해진다. 복숭아 등 유기산이 풍부한 과일을 곁들이면 유기산이 장어 지방의 소화를 방해해 설사가 할 수 있다. 장어 피와 소주를 섞어 마시는 것(정력제로 잘못 알려져 있다)도 금물이다. 장어 피엔 눈에 들어가면 결막염, 상처에 묻으면 염증을 일으키는 독소가 있다.

 

 


땅콩과 맥주도 주의가 필요한 ‘음식 커플’이다. 맥주는 알코올 함량이 4% 내외인 술로 마실 때 간단한 스낵이나 안주를 곁들이게 된다. 이때 가장 흔하게 먹는 것이 땅콩이다. 고소한 땅콩 맛은 쌉쌀한 맥주와 잘 어울린다. 땅콩에 든 비타민 B군은 간을 보호하는 역할도 한다. 그러나 땅콩의 보관ㆍ저장을 잘못하면 유해한 물질이 생길 수 있다. 요즘은 껍질을 깐 땅콩이 주로 유통되는데, 먹기는 편하지만 위생적으론 문제가 있다. 껍질을 벗긴 땅콩이 공기와 접촉하면 땅콩 속 불포화 지방이 산화돼 유해한 과산화지질이 생성된다. 고온ㆍ다습한 곳에선 땅콩의 배아 근처에 검은 곰팡이가 피며 여기서 아플라톡신 B1이란 발암성 물질이 생길 수 있다.


감은 도토리묵과 상극이다. 도토리의 주성분은 녹말이지만 타닌도 함유돼 있다. 떫은맛 성분인 타닌은 미각 신경을 마비시킨다. 타닌은 수용성이므로 물에 우리면 많이 빠진다. 도토리묵은 수분이 80%나 되며 100g 열량이 45㎉에 불과하다. 다이어트 중인 사람에겐 유익한 식품이지만 타닌이 남아 있어 변비로 고생하는 사람에겐 권하기 힘들다. 도토리묵을 먹고 후식으로 감이나 곶감을 즐기면 타닌 섭취 과잉이 되기 쉽다. 감이나 곶감에도 타닌이 많이 들어 있어서다. 타닌이 많은 식품을 함께 먹으면 변비 악화는 물론 빈혈이 동반되기 쉽다. 적혈구의 구성 성분인 철분의 체내 흡수를 타닌이 방해할 뿐 아니라 타닌과 철분이 결합해서 체외로 배출되기 때문이다.

 

 


토마토와 설탕도 함께 먹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약간 풋내가 나는 토마토를 먹을 때 설탕을 찍거나 넣어 먹는 사람이 많다. 토마토에 설탕을 넣으면 영양 손실이 생긴다. 토마토에 풍부한 비타민 B군은 체내에서 당질(탄수화물) 대사를 원활히 하여 칼로리 발생 효율을 높인다. 설탕을 넣은 토마토를 먹으면 토마토의 비타민 B군이 설탕 대사에 동원돼 제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없게 된다. 설탕보다 소금을 약간 곁들여 먹는 것이 낫지만 토마토는 그대로 섭취하는 것이 최선이다.

 

게와 감도 궁합이 맞지 않는다. 게는 각종 미생물의 번식이 잘 되는 고단백 식품이다. 사람은 물론 세균도 좋아하는 음식인 셈이다. 우리 선조들은 게를 먹고 후식으로 감을 즐긴 사람이 토사곽란을 일으켜 고생하는 광경을 보고‘게를 먹고 감을 먹으면 죽는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설사 감을 먹지 않았더라도 식중독을 일으켰을 가능성이 높다. 감은 떫은 맛 성분인 타닌을 갖고 있어 피부를 오므라들게 하는 수렴작용을 하며 위장에 자극을 줄 수 있다. 위장장애를 일으키기도 한다. 게를 먹고 감을 먹으면 식중독과 위장장애를 함께 경험하게 될 수 있을 것 같다. 
 

글 / 식품의약칼럼니스트 박태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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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깊어졌다. 덩달아 코끝으로 스치는 공기의 온도도 몇 도쯤 낮아진 듯하다. 이럴 때면 어김없이 호흡기 건강을 응원하는 자연의 식재료들이 한 상 가득 차려지기 마련. 그 중 으끔은 단연 연근이다. 찬바람에도 끄떡없는 맛있는 보약, 식탁 위 연근이 풍년이다.

 

 

 영양 듬뿍 머금은 건강 음식

 

자연이 키운 제철 식재료만큼 건강에 이로운 것도 없다. 따뜻한 햇빛이며 선선한 바람의 기운이 오롯이 깃든 재료들은 그 자체로 한 첩의 보약 노릇을 톡톡히 해낸다. 특히 공기가 차가워지는 이맘때 연근은 맛과 영양이 최고조에 이른다. 진흙 속에서 자라는 뿌리채소로 땅 속 에너지를 고스란히 담고 있음은 물론, 제초제와 농약 등을 사용하지 않고 재배할 수 있는 작물이라 연근을 먹는 것은 자연을 먹는 것과 다름없다.

 

연근은 무엇보다 폐 건강에 아주 이로운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폐에 쌓인 노폐물을 배출해 천식이나 감기 환자에게 도움이 되며, 니코틴을 제거하는 해독작용도 뛰어나 흡연자에게 특히 좋다.

 

또한 연근을 가로로 자르면 연의 호흡기에 해당하는 구멍에 가느다란 실 같은 것이 끈적끈적하게 엉긴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당의 복합체인 뮤신(mucin)으로, 세포의 주성분인 단백질의 소화를 촉진해 위장을 편안하게 하고 간장과 신장을 튼튼하게 하는 기능을 한다. 연근에는 항산화 성분인 비타민C와 철분도 풍부하다. 때문에 피로를 해소해주고 혈액 생성과 순환을 원활하게 하며 면역력을 높여 환절기 감기도 예방해준다. 

 

 

눈과 입이 즐거운 자연의 맛

 

구멍이 송송 뚫린 재미있는 모양이 식욕을 자극하는 연근. 아삭아삭한 식감에 향과 맛도 강하지 않아 다양한 요리에서 주인공 혹은 감초 역할을 한다. 요즘은 미리 손질한 연근을 쉽게 구입할 수 있지만, 가공 과정에서 표백처리를 거치는 경우가 있으므로 뿌리째 사서 직접 손질하기를 추천한다. 껍질에 흠집이 없고 몸통이 굵으며, 단면을 잘랐을 때 구멍 크기가 일정한 것이 좋으니 고를 때 유의하자.

 

질을 벗긴 연근은 공기에 닿을 경우 쉽게 흑갈색으로 변하는데 이는 폴리페놀과 클로로겐산 성분 때문이다. 철분과 접촉하면 갈변이 더 심해지므로 가능하면 쇠로 된 조리 기구는 피하는 것이 좋다. 갈변을 막기 위해 소금물이나 식초물에 담가두는 것도 좋은 방법. 녹말기가 빠져 쉽게 갈변되지 않으며 특유의 아린 맛도 사라진다. 양념이 첨가되는 요리라면 색이 조금 변해도 문제가 없지만, 연근의 하얀색이 돋보여야 하는 요리의 경우 식초를 몇 방울 떨어뜨린 물에 데치면 색이 더 하얗게 된다. 

 

굽거나 찌거나 날것으로 먹어도 좋은 연근을 조금 더 특별하고 건강하게 즐기고 싶다면 다양한 식재료를 더해 영양 균형을 맞춘 요리를 완성해보자. 가을철 식탁이 훨씬 다채로워질 것이다.

 

글 / 정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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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저녁으로는 쌀쌀해도 낮 기온은 아직 10도를 훌쩍 넘어 따뜻하기 때문에 가족이나 친구들과 나들이를 계획하는 사람들이 많다. 아직 남아 있는 단풍을 찾아 남아 있는 가을을 즐기려는 여행객으로 전국 곳곳이 북적거린다. 나들이에 먹는 즐거움 빠지면 서운하다. 집에서 싸가든 밖에서 사먹든 여행 중 먹는 음식은 맛있게 마련이다.

 

그래서일까. 평소보다 유독 많이 먹기도 하고 복통이나 설사에 시달리기도 한다. 날씨와 경치를 즐기려다 과식이나 식중독의 후유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유독 가을에 많다. 먹거리에 주의해야 하는 계절은 비단 여름만이 아니다. 자칫 방심하다간 오랜만의 나들이에 고생만 실컷 하고 돌아올 수 있다. 

 

 

 기온 올라가는 낮에 세균 증식

 

요즘 같은 때 나들이용 음식을 준비하거나 외식을 할 때 사람들은 흔히 “무더운 여름 지났으니 이젠 괜찮겠지” 하고 생각한다. 하지만 오해다. 선선한 날씨에도 식중독은 꾸준하게 발생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최근 3년 동안 발생한 계절별 식중독 추이를 분석한 결과 가을철의 발생 건수는 연 평균 61건으로 나타났다. 식중독이 빈번하다고 알려진 본이나 여름에 비해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수치다.

 

여기서 말하는 식중독은 일반적으로 ‘세균성’이다. 세균에 오염된 음식을 먹어 생기는 식중독이라는 얘기다. 세균성 이외에 자연독 식중독, 화학성 식중독도 있다. 자연독 식중독은 독버섯이나 복어처럼 자체적으로 독성을 갖고 있는 식품을 잘못 먹어서 생기고, 화학성 식중독은 농약이나 중금속 같은 화학물질에 오염된 음식을 먹었을 때 발생한다.

 

과거 세균성 식중독은 주로 5~9월에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계절에 상관 없이 연중 발생하는 양상으로 바뀌고 있다. 기술의 발달로 많은 식품이 계절을 가리지 않고 유통되고, 생활 수준이 높아지면서 추운 계절에도 여행이나 외식 수요가 줄지 않게 된 영향이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낮 기온이 여전히 20도 안팎으로 높은 가을철에는 아침저녁 움츠리고 있던 세균이 기온이 올라가면서 수 시간 안에 기하급수적으로 번식할 수 있다.

 

 

섣부른 지사제 복용은 금물

 

세균이 증식하려면 영양분과 수분, 적당한 온도가 필수 조건이다. 셋 중 하나가 부족해도 세균은 제대로 증식하지 못한다. 음식에는 대개 자체적으로 영양분과 수분이 들어 있기 때문에 음식에 세균이 증식하는 걸 막으려면 온도 조절이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 점심 도시락을 오전에 준비해야 하는 등 한동안 저장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면 음식을 차게 또는 가열해서 보관해야 하는 것이다. 준비하는 과정이 청결해야 하고, 가급적 빠른 시간 안에 먹어야 하는 건 기본이다. 냉장이나 냉동 상태로 보관했다 해도 증식이 억제될 뿐 세균이 완전히 죽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사실 세균이 증식한 식품을 먹었다고 해서 누구나 식중독에 걸리는 건 아니다. 건강 상태나 면역력, 나이 등에 따라 다르다. 평소 건강한 사람인 경우 세균에 오염된 음식이라도 한꺼번에 많은 양을 먹지 않으면 식중독을 피해갈 수도 있다. 식중독의 주된 증상은 구토와 복통, 설사, 메스꺼움 등이다. 간혹 열이 나거나 혈변을 보는 경우도 있다. 대개 음식을 먹은 뒤 이르면 1시간, 늦어도 72시간 안에 이런 증상이 나타난다. 같은 음식을 먹은 사람 중 2명 이상이 이런 증상을 보이면 일단 식중독을 의심해봐야 한다.

 

식중독인 것 같다고 해서 섣불리 지사제나 진통제, 항생제 같은 약을 먹어선 안 된다. 설사나 구토가 음식으로 섭취한 독성물질을 몸 밖으로 내보내는 작용도 하기 때문에 임의로 멈추게 하면 병이 더 오래가는 등 오히려 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물은 많이 마셔야 한다. 특히 설사가 심한 사람은 몸에서 수분이 다량 빠져나가기 때문이 수분 보충이 필수다. 끓인 물이나 보리차가 좋고, 물에 소금이나 설탕을 조금 타서 마셔도 도움이 된다. 이온음료는 괜찮지만, 과일즙이나 탄산 함유 음료는 피하는 게 좋다.

 

 

과식 과음은 자연 회복이 최선

 

나들이 중 기분이 좋아 과식이나 과음을 하는 경우도 흔하다. 과식에는 사실 특별한 치료법이 없다. 과식 후 급체했을 때는 위 운동을 강화시키는 소화제가 효과적일 수 있지만, 대부분은 하루 정도 음식을 먹지 않고 위를 비운 채 소화가 될 때까지 기다리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과음에는 물이나 주스를 충분히 마시면 도움이 된다. 그러면서 술이 해독될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병원에 가면 좀더 빨리 해독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주기도 하지만, 과음 때문에 꼭 병원을 찾을 필요까진 없다.

 

글 / 한국일보 산업부 임소형기자
(도움말 : 윤희정 을지대병원 감염내과 교수, 민영일 비에비스나무병원 대표원장,

조비룡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권길영 을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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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헤이즐’은 운명과 죽음, 사랑에 관한 영화다. 암이라는 가혹한 운명을 마주한 10대 청춘들. 영화는 그들의 ‘운명 대처법’을 애뜻하면서도 따스하게 그려낸다. 여주인공이 헤이즐이니 ‘안녕, 헤이즐’은 이미 슬픈 이별을 예고한다. 하지만 그 가혹한 운명을 영화는 용기있고 당당하고 솔직하게, 요즘말로 ‘러블리’하게 그려낸다. 죽음에서 삶을 배우고, 절망에서 사랑을 깨닫게 하는 영화다. 그래도 설정이 ‘운명적’이니 영화 내내 마음은 아리다. 소설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가 원작이다.

 

 

때때로 뒤엉키는 운명들

 

세상에 나옴은 순서가 있지만, 세상에서 들어감은 무작위다. 암이란 운명을 마주한 삶은 그 순서가 더 뒤죽박죽이다. 한쪽 다리가 의족인 헤이즐의 남친 어거스터스는 짧은 삶 ‘유한(有限)의 길이’가 헤이즐보다는 길어보인다. 하지만 그의 죽음을 추도하는 사람은 뒤에 남겨진 헤이즐이다. 운명은 때로 이처럼 순서가 뒤엉킨다.

 

“넌 나의 유한한 삶에 영원함을 줬어(You gave me a forever within the limited days).’ 헤이즐의 추도사는 삶과 죽음, 운명으로 관객의 생각을 끌어간다. 화두는 ‘유한 속의 무한’이다. 인간은 모두 ‘유한의 길’을 걷는다. 그 길이 짧을지, 길지는 누구도 장담하지 못한다. 분명한 건 누구나 끝이 있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 유한엔 무한이 존재한다. 마치 0과 1사이에 무수한 무한의 숫자가 존재하듯. 0과 2, 0과 100으로 유한이 길어지면 그 안의 무한도 커진다. 허나 그것 역시 유한속의 무한이다. 짧음이 예언된 헤이즐의 유한을 무한으로 채워준 건 사랑이다. 애뜻한 설정의 영화가 나름 힐링이 되는 건 순간을 영원으로 만든 감독의 센스 덕이다. 하기야 영화 얘기니, 감독이 상상력을 동원하고 배우가 연기로 받쳐주면 아름답게 승화하지 못할 가혹할 운명이 어디 있겠는가. 

 

 

가혹한 운명을 바꾼 당당함

 

가을의 중턱을 넘어선 10월의 어느 날. 한 음악회에서 ‘소울 플레이어(Soul Player)’ 이남현 씨를 마주했다. 그는 어깨 아래로 신경이 없는 전신마비 장애인이다. 그의 운명은 타고난 게 아니라, 중간에 비틀렸다. 대학시절 목뼈가 무러지는 사고가 운명을 틀었다. 그는 가혹하게 돌변한 운명에 무릎꿇지 않았다. 목소리는 물론 재채기조차 힘들었던 그가 휠체어에 앉아 노래를 부른다. ‘나는 수풀 우거진 청산에 살으리라. 나의 마음 푸르러 청산에 살으리라…’ 

 

순간, 무수한 생각이 교차한다. 평범한 운명의 영혼을 위로하는 ‘비운의 운명’. 그 마음은 어떨까. 자신의 저서 <나는 지금이 좋다>고 외치기까지 얼마나 큰 슬픔이 가슴을 찔렀을까. 아니, 그 외침에 아직도 슬픔이, 비애가 매달려 있는 건 아닐까. 다행히 그의 얼굴에 퍼진 평온이 은근히 위로를 준다. 고통·비애·좌절을 모두 승화한 듯한 그 평온에서 참다운 극기가 읽혀진다. 단순히 비틀린 운명에의 순응이 아닌, 가혹한 운명을 자신의 것으로 당차게 뒤바꾼 당당함. 그 당당함이 수시로 쳐져가는 어깨에 힘을 얹혀준다. 

 

 

선택은 언제나 나의 몫

 

인생은 영화와 다르다. 현실 속 운명은 때로 영화보다 훨씬 가혹하다. 운명이란 장벽이 너무 높고 단단해 그 앞에서 속수무책인 삶도 많다. 운명이란 게 좀 얄밉다. 운명에 기가 꺾이면 그 장벽은 더 높고, 더 두터워 진다. 그러니 운명 대처 제 1의 법칙은 일단 당당히 어깨부터 펴는 것이다. 마더 테레사 수녀는 ‘상처 입을 각오로 사랑을 하면 상처는 없고 사랑만 깊어진다’고 했다. 그의 사랑은 ‘안녕, 헤이즐’처럼 청춘의 사랑만이 아니다.

 

무엇보다 운명은 ‘스스로를 사랑하는 자’에게 새로운 길을 터준다. 그러니 운명의 개척자는 살아 있고, 살아갈 힘이 있음에 감사하는 마음이다. 삶이 짧을런지 길런지, 포장도로일지 비포장도로일지 그 길이와 형상은 예단할 수 없다. 하지만 삶이란 그 유한의 여정을 무엇으로 채울지는 각자의 몫이다. 운명은 때로 무심히 던져지지만 선택은 언제나 내가 하는 것이다.    

 

 

 

글 / 신동열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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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울리는 노래 하나 있다.

 

을 남기고 떠난 사람

겨울은 아직 멀리 있는데

사랑할수록 깊어가는 슬픔에

눈물은 향기로운 꿈이었나

 

패티김의 노래다. 웬지 모를 슬픔. 괜히 서글퍼지는 기분. ‘우수에 젖다’라는 말이 어울리는 시절이 담겨 있다. 옛날 사람들은 가을에 풀이 시들고, 단풍이 들고 낙엽이 떨어지는 것은 자연의 숙살지기(肅殺之氣)때문이라고 했다. 숙살은 엄숙하게 처단한다는 뜻이다. 봄, 여름 동안 무성해질대로 무성해진 필요없는 것들을 단호히 쳐낸다. 살리는 것에 익숙한 우리 인간이 자연의 엄숙한 처단에 슬픔을 느끼는 것이다. 이런 가을에 어울리는 차 한잔 권한다.

 

 

 

 

가을과 어울리는 향긋한 '국화차'

 

한방 티테라피의 지평을 넓힌 이상재 부산대한의전문대학원 교수는 가을의 대표 한방차로 국화차를 소개한다. 이 교수는 “국화는 서정주시인의 ‘국화 옆에서’ 시에 나오는 ‘내 누님’같은 존재”라고 말한다. 봄부터 울어대는 소쩍새, 한여름 먹구름 속 천둥소리, 노오란 네 잎을 피우기 위해 저리도 무서리가 내리고 잠도 설치게 한... 많은 방황과 고되를 경험한 뒤 담담히 관조할 수 있는 내공을 담은 꽃. 바로 국화라는 가르킨다.

 

기운을 중시하는 한의학적 관점에서 이 청초한 이미지는 그대로 약효로 이어진다. 머리의 열을 식혀주고, 흥분을 가라앉혀 혈압을 내려주고 초조함과 조급증 대신에 느긋함을 선사해 준다. 동의보감에는 감국(甘菊)이라 하여 간의 열을 식여주는 작용이 있다고 되어 있다. 간의 열을 요즘 말로 바꾸면 스트레스! 조선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울화가 치민다’, ‘간에 열․불이 난다’, 혹은 ‘속에 불이 난다’고 표현했다.

 

국화차를 마시려면, 꼭 오후 3시쯤에 마시는 것이 좋다. 지구가 제일 뜨거워지고, 내 몸도 뜨거워지는 오후 3시. 생각과 고민으로 상기된 내 머리와 눈을 식혀주기에 좋다. 눈이 뻑뻑하고 얼굴이 상기될 때, 국화 5송이를 잔에 넣고 뜨거운 물을 부으면 잠시 후 국화꽃이 노랗게 피어오른다. 국화 한 모금 마시며 달아 오른 몸과 마음의 열기를 함께 가라 앉는다는 상상을 해 보자. 국화를 마시는 것은 곧 명상이다. 또 한 모금에 창 밖을 내다보는 이미지는 국화차와 어울리는 모습이다. 이 가을에 국화차 한잔과 함께 내 몸과 마음에 노오란 가을을 선물하기를 바란다.

 

 

 

몸 속 까지 맑게 해주는 '메밀차'

 

메밀차도 가을에 어울린다. 순백의 메밀꽃같이 깨끗한 이미지가 메밀의 작용과 닮았다. 우리 몸의 노폐물을 빼내주는 건강음식이다. 본초강목에는 메밀은 오장의 나쁜 기운을 다 빼내준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래서일까. 메밀은 장수국가 일본의 주 음식재료이다. 우리 음식에서도 널리 쓰이는데 메밀묵, 국수, 평양냉면의 재료가 메밀이기도 하다. 

 

최근 디톡스에 대한 관심이 많으면서 품귀 현상까지 생겼다. 메밀차를 만드는 법은 간단하다. 먼저 메밀의 껍질을 벗긴다. 다음 메밀을 프라이팬에 노릇노릇하게 볶는다. 차관에 우려 마시거나 보리차 끊이듯이 끊여 마셔도 좋다. 

 

/ 김규철 내일신문 정책팀 기자

도움말 / 이상재 부산대한의전문대학원 교수(한의사의 다방/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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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남자의 계절?

 

가을하면 ‘가을은 남자의 계절’이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과연 이 말은 진짜일까요. 진짜라면 왜 이런 이야기가 나온 걸까요. ‘가을은 남자의 계절’이라고 하는 이야기는 단순히 쓸쓸하고 고독한 분위기와 남자의 분위기가 걸맞아서 생긴 것만은 아닙니다. 사실 가을이 오기 시작하면, 남자가 여자에 비해서 옷차림에 민감해 진다고 합니다. 여자는 봄에 민감하다고 하죠. 알려진 바에 따르면 남자는 여자에 비해서 피하지방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가을을 쉽게 느끼고 탄다고 합니다.

 

무더웠던 여름도 지나가고, 이제는 선선한 가을이 성큼 다가 왔습니다. 주말에 가까운 곳에 가족들과 여행을 한번 떠나도 좋은 계절입니다. 복잡한 여행 준비도 필요 없고, 간편하게 갈만한 곳을 찾아서 이번 주말에 훌쩍 떠나 보는 건 어떨까요?  저는 경기 연천에 위치한 “재인폭포”를 추천해 봅니다.

 

 

 

 

경기도 연천군 연천읍 고문리에 있는 재인폭포는 한탄강(漢灘江)가에 있다. 길이 100m, 너비 30m, 높이 18m 이다. 다른 폭포와는 달리 평지가 움푹 내려앉아 큰 협곡이 생기면서 폭포가 생겼다. 이 폭포는 고을원님의 탐욕으로 인한 재인의 죽음과 그 아내의 강한 정절이 얽힌 전설로 널리 알려져 있으나, 문헌에는 전설과는 상반된 기록으로도 전해 내려온다.

 

(전설) 옛날 줄타기를 잘하던 재인이라는 사람에게 아름다운 부인이 있었는데, 이 고을 수령이 부인을 탐하여 재인을 죽이자 재인의 부인은 수령의 코를 물고 폭포에서 자결하였다. 그 뒤 재인폭포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문헌) 옛날에 한 재인(才人)이 있었는데 하루는 마을 사람과 이 폭포 아래에서 즐겁게 놀게 되었으나, 자기 재주를 믿고 흑심을 품은 재인은 그 자리에서 장담하여 약속하기를, ‘이 절벽 양쪽에 외줄을 걸고 내가 능히 지나갈 수 있다!’ 라고 호언장담 하자, 마을 사람은 재인의 재주를 미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자기 아내를 내기에 걸게 되었다. 잠시 후 재인은 벼랑 사이에 놓여 있는 외줄을 타기 시작하는데, 춤과 기교를 부리며 지나가는 모습이 평지를 걸어가듯 하자 이에 다급해진 마을 사람은, 재인이 줄을 반쯤 지났을 때 줄을 끊었고 재인은 수십 길 아래 구렁으로 떨어져 죽게 되었다. 이러한 일이 이 폭포를 재인폭포로 부르게 되었다.‘ 라고 기록되어 있어 상반되는 전설을 담고 있기도 합니다.

 

 

 

메인 사진에서 보시는 것처럼 재인폭포는 재미있게도 스카이워커가 만들어져 있어 아찔한 공포감을 느낄 수 있어 아주 시원해지는 느낌입니다.

 

 

 

위에서 보는 재인폭포의 모습도 장관입니다. 사진에서 보시면 알겠지만 얼마나 높은지 사람이 작게 보이죠. 재인폭포에 가까이 가기 위해서는 많은 계단을 내려가야 합니다. 경사가 가파르고, 계단 숫자도 많아서 운동효과도 있고 좋습니다. 그래도 조심조심 잘 살펴서 내려가야 겠죠.

 

 

 

 

 

 

 

 

 

 

밑에서 보니 계단이 정말 많네요. 높이도 아찔 하구요. 계단이 대량 150개 정도 되니까 왔다갔다 왕복하면 300개 45kcal 소모에 수명은 20분 늘어났네요. ㅎㅎㅎ

 

 

 

밑에서 바로 본 전체 모습입니다.(파노라마로 한 컷!)

 

 

 

 

밑에서 보는 재인폭포의 모습은 경기도에도 이런 멋진 곳이 있었나! 할 정도로 실제로 보면 너무 멋있습니다. 마치 제주도에 온 듯한 느낌입니다. 계곡이여서 정말 시원합니다. 눈도 시원하고, 몸도 시원하고

 

 

 

 

 

 

 

 

저희 가족들도 기념으로 한 컷 찍어 봤습니다.(저희 집 포동이도 함께요)

 

일주일 동안 열심히 일하고, 또 학교 공부에 학원에 힘들었던 우리 아이들을 데리고 가까운 경기도에 있는 시원한 폭포 여행 여러분 떠나 보는 건 어떨까요?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운동(?)을 조금했더니 배가 고파지네요. 연천지역에는 딱히 이렇다 할 음식이 없습니다. 그래도 이 지역에서 가장 유명한 비빔국수집을 들러 허기진 배를 좀 채워보면 어떨까요? 맛은 정말 맛있습니다(솔직히 재연폭포 가는 코스라고나 할까~)

즐겁고 행복한 여행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 여러분~~ 모두모두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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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 풍경의 백미가 단풍이라는 데 이의를 달 사람이 있을까. 도종환 시인은 ‘단풍드는 날’이라는 시에서 '가장 

       황홀한 빛깔로 우리도 물이 드는 날’이라고 표현했다. 그럼에도 분주한 일상 속에서 따로 짬을 내 멀리 산에 

       오르기란 쉽지 않은게 현실이다. 굳이 멀리 가지 않고 가까이에 아름다운 단풍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곳이

       없을까. 물론 있다. 마음 문을 열고 눈을 크게 뜨고 주위를 둘러보시라.

  

           

              

 

 

 

 

    서울 삼청동길과 덕수궁길

    노란 은행잎들이 바스락 바스락

 

서울 종로구 동십자각에서 삼청공원을 거쳐 삼청터널에 이르는 1.5km 남짓한 삼청동길은 해마다 아름다운 단풍길로 선정될 정도로 서울 시내에서도 단연 단풍이 고운 곳으로 꼽힌다. 특히 늦가을에 찾으면 경복궁 담장을 따라 늘어선 아름드리 은행나무에서 떨어진 노란 은행잎들이 그야말로 장관이다. 파란 가을 하늘 아래 온통 노란색 천지인 거리에서 바스락 바스락 은행잎을 밟으며 걷는 느낌이 참 좋다. 여유가 있다면 경복궁 안을 거닐어도 좋겠다.

 

삼청동의 화랑과 예쁜 공방, 멋스런 맛집 등에 마음을 빼앗기며 걷다 보면 어느새 삼청공원에 도착한다. 삼청공원은 산책로 곳곳에 벤치가 있으므로 나무 그늘 아래서 독서삼매경에 빠져도 좋고 마음 맞는 사람들과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눠도 좋다.

 

덕수궁과 시립미술관, 공연장과 영화관 등이 있어 다양한 문화공연을 덤으로 즐길 수 있는 덕수궁길의 단풍도 참 곱다. 덕수궁 대한문에서 경향신문사까지 이르는 800m 남짓한 길에 커다란 은행나무, 느티나무, 작은 양살구의 단풍잎이 곱게 물들어 있다. 서울시는 가을의 정취와 낭만을 한껏 느낄 수 있도록 11월 중순까지 낙엽을 쓸지 않는다고 하니 느긋하게 가을을 즐겨보자.

 

위치 서울 삼청동길(종로구 삼청로 1동 십자각~성북구 대사관로 13길 44 삼청터널)

 

 

 

   용인 에버랜드 가는 길

   놀거리에 단풍 구경은 덤으로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놀이테마파크인 에버랜드 주변은 놓치기 아까운 단풍 명소다. 마성 톨게이트 진입로부터 에버랜드 입구까지 이어지는 가로수 길의 단풍이 특히 아름답고, 산의 붉은 단풍이 물 위에 비쳐 그야말로 한 폭의 그림인 호암호수와 은행나무 군락이 형성돼 있어 도로 전체가 노란 은행잎으로 덮여 있는 힐사이드호스텔 주변도 빼놓을 수 없다.

 

에버랜드 안으로 들어서면 은행나무를 비롯해 단풍나무, 느티나무, 벚나무, 대왕참나무 등 10여 종 수천 그루의 나무들이 울긋불긋하게 물들어 가을의 절정을 향해 달리고 있다. 이 풍경을 만끽하려면 에버랜드 정문에서 곤돌라를 타고 18m 상공에서 단풍 천지를 내려다봐도 좋고, 동물원 입구부터 버드파라다이스까지 이어지는 200m의 하늘길을 느긋하게 거닐어도 좋다. 풍성한 놀거리에, 깊은 가을 향기 물씬 풍기는 단풍 구경은 그야말로 덤이다.

 

위치 에버랜드(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포곡읍 에버랜드로 199)

 

 

 

   대구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단풍나무터널 속으로

  

대구 중구 동인동에 위치한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은 낙락장송 및 이팝나무·산벚나무 등 30여 종 1만 2300여 그루의 나무가 아름답게 조성돼 있는 도심속 시민들의 대표 휴식공간이다. 공원 안에 조성된 70여m 구간의 청단풍이 터널을 이루고 있는 단풍나무 숲길이 특히 아름답다. 단풍이 지고 나면 길에 수북한 낙엽 또한 장관이다.

 

대구시는 이곳을 낙엽 거리의 일부로 지정해 늦가을까지 낙엽을 쓸지 않고 둔다. 공원 옆 국채보상로는 255m 길이의 대왕참나무 오솔길이 있어 빛 고운 단풍으로 유명하다. 바쁜 일상 속에서 공원 산책로의 수목터널 사이를 산책하고 벤치에 앉아 잠시나마 사색에 빠져 있으면 시나브로 마음까지 붉게 물든다. 도심 한가운데에 위치해 있어 변두리보다 2주 남짓 늦게 단풍이 들기 때문에 늦가을까지 단풍을 만끽할 수 있다.

 

장소 대구 중구 공평로 10길 25

 

 

 

   전주한옥마을

   단아한 한옥에 고즈넉하게 깃든 가을

  

전주시 교동과 풍남동 일대에 자리한 전주한옥마을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한옥 집성촌이다. 700여 채의 기와집들이 늘어서 있고, 그 사이로 경기전·풍남문·오목대·전주향교 등 조선시대 유산이 즐비하다. 단아하고 고즈넉한 한옥마을의 풍경은 그래서 가을 분위기와 썩 잘 어울린다. 특히 한옥마을의 향교와 경기전 일원은 수백 년 된 은행나무 등이 오랜 역사 속에서 흔들림 없는 위용을 자랑하며 늦가을까지 아름다운 단풍을 선물해준다.

 

담장이 낮아 멀리까지 시야가 트인 경기전에서 은행잎이며 울긋불긋한 나뭇잎들이 우수수 떨어지는 광경은 그야말로 낙엽 비가 쏟아져 내리는 것 같은 느낌이다. 또 태조로를 따라가면 전주목판서화체험관, 최명희문학관, 전주공예품전시관 등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곳이 많으므로, 단풍을 보며 충분히 가을을 만끽한 다음 다양한 체험을 즐겨도 좋다.


장소 전북 전주시 완산구 기린대로 99

글 / 이은정 기자

출처 / 사보 '건강보험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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