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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사람 냄새 나는 삶, 편의점 그 남자 1년전 그의 첫 마디는 "유통기한이 지났으니 그냥 드릴게요" 였다. 지금 살고있는 오피스텔로 이사온 첫날 새벽, 1층 편의점 알바생의 말에 어안이 벙벙했다. 삼각김밥의 뒷면을 봤다. 유통기한이 고작 3분 지났는데 연신 미안해하던 그는 기어코 김밥을 무료로 줬다. 다음날 한 라면을 집어들자 그는 "그거 별로 맛없어서 별로 안나간다"고 했고, 언젠가 술을 마시고 비틀대며 집으로 들어가는데 오피스텔 입구서 담배를 피던 그가 황급히 여명808을 들고 뛰어와 손에 쥐어줬다. 자기도 동생이 있는데 매일 힘들게 일하는 모습이 비슷해서 주는 거라고 했다. 그는 모든 이에게 친절했다. 근처 타임스퀘어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찾아오면 "서 계시느라 힘드시죠?"라고 먼저 묻고, 술먹고 매장안에서 토하는 이를 다독여 집으로 올려.. 더보기
내 인생 10년 후, 빛나는 미래를 소망하며 누구나 더 멋진 10년 후를 꿈꾼다. 물질이 더 풍족해지기를, 가정이 더 화목해지기를, 지식이 더 두터워지기를, 인품이 더 바로 서기를, 명예가 더 빛나기를 소망한다. 10년 후는 언젠가 모두에게 똑같은 ‘오늘’이 된다. 그러나 다가오는 모습은 사뭇 다를 것이다. 10년 후의 인생 스케치는 당신이 직접 해야 한다. 당신의 꿈은 누구도 대신 꾸지 못한다. 당신의 10년 후는 누구도 대신 살아주지 못한다. 그건 온전히 당신 것이다. 시작보다는 끝이 창대한, 갈수록 아우라 빛나는 삶을 꿈꾸자. 현재는 미래의 씨앗이다. 오늘 뿌린 씨앗이 내일의 열매가 된다. 풍성하게 뿌려야 풍성하게 거둔다. 정성을 기울여야 열매가 영근다. 10년 후 반도체로 살지, 그냥 쇠붙이로 살지는 당신이 오늘 뿌린 씨앗이 결정한다. 꿈이.. 더보기
길을 가는 자, 길을 잃은 자 당신만의 큰 길을 걸어라 수릉에 사는 한 젊은이가 조나라 수도 한단에 가서 대도시 걸음걸이를 배웠답니다. 그런데 그 나라 걸음걸이를 채 배우기도 전에 옛 걸음마저 잊었다네요. 그러니 어쩌겠습니까. 엉금엉금 기어서 고향으로 돌아 갈 수밖에요. ≪장자≫ 추수편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삶이란 게 그렇습니다. 남의 길이 멋져 보이고, 남의 떡이 커 보이고, 남의 키가 높아 보입니다. 그래서 내 길을 주춤거리고, 남의 떡을 넘보고, 발끝으로 서려고 합니다. 자신의 길을 간다는 것, 그건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그러니 동물들은 늘 무리를 지어 다닙니다. 장자는 우리에게 ‘발끝으로 걷지 말라’고 합니다. 발끝으로 걸으면 키는 좀 커보이겠죠. 한데 그런 부자연스런 걸음으로 몇 보나 걷겠습니까. 이치에 어긋나는 건 대개 그 끝이 흉합니다. 누군.. 더보기
건강한 마음이 최고, 마음 둘 곳 지난 7월 휴가 당시 한류를 직접 목격할 기회가 생겼다. 당시 내가 쓰던 오사카 호텔 거의 전부를 배우 장근석의 콘서트 참가자(주로 할머니)가 점령했다. 우연히 내 옆방에 자리를 잡은 할머니와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다. 자신이 홋카이도 지역의 부부지부장쯤 된다고 했다. 하루 전 홋카이도에서 오사카로 넘어왔단다. 짧은 영어로 들어본 그녀의 사연은 기구했다. 교사로 정년한 뒤 자식과 남편을 먼저 하늘로 떠나보내고 우연히 장근석을 좋아하게 됐다고 했다. 그의 한손에는 쇼핑백이 주렁주렁 걸려있었다. 장근석의 사진을 스크랩하고 자신의 소감을 정리한 노트가 무려 7권이다. 직접 줄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근쨩(장근석의 일본발음)의 웃음을 볼때마다 젊어지는 것 같다 하며 웃었다. 한국에서도 인기가 많죠? 당신도 근쨩을 .. 더보기
인생의 승부는 차별화에서 결판난 요즘 지인들과 만나면 앞으로 몇 살까지 일을 할 수 있느냐를 놓고 대화를 많이 나눈다. 모두의 관심사여서 그렇다. 어제도 그랬다. 자영업자는 그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그리고 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도 마찬가지. 문제는 나와 같은 월급쟁이다. 내가 일을 계속 할 마음이 있다고 되는 게 아니다. 우선 사업주가 자기를 써주어야 가능하다. 그런데 이게 말처럼 쉽지 않다. 나이 쉰만 넘으면 거들떠보려고 하지 않는다. 박사 학위 등 자격증도 소용 없다. 나이 문턱이 가장 높다. 그럼 무슨 방법이 있을까. 남이 안 가진 그 무언가를 하나 이상 갖고 있으면 훨씬 낫다. 플러스 알파가 꼭 필요하다는 뜻이다. 내가 직접 경험한 바이기도 하다. 만 30년째 기자생활을 하고 있다. 나와 같은 커리어를 가진 기자는 많다... 더보기
오늘을 최선을 다해 살자, 나는 영원한 현역을 꿈꾼다 최근 국민연금 가입내역 안내서를 받았다. 내가 국민연금에 가입한 것은 1988년 1월 1일. 최초 가입자다. 지금까지 335개월을 부은 것으로 나와 있다. 만 60세까지 385개월을 납부한 뒤 받을 수 있는 연금은 1496000원(현재 가치). 150만원이 채 안되는 셈이다. 앞으로 50개월을 더 부어야 한다. 그리고 만 62세(2022년 4월) 다음 달부터 연금을 지급받는다. 향후 소득과 물가 상승에 따른 미래가치 예상연금월액은 1850000원 이었다. 연금을 받는 시점의 예상금액이라고 할 수 있다. 내 수입은 이것이 전부인데 생활비에도 부족할 터. 수입을 보충해야 살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아내에게 하는 말이 있다. "내가 70까지는 현역 생활을 할 테니까 큰 걱정을 하지 말라." 물론 내 생각이.. 더보기
죽음에 관한 단상, 두려움을 떨쳐야 삶이 가볍다 계로(季路)가 스승 공자에게 물었다. “감히 죽음을 묻습니다.” 공자가 답했다. “아직 삶도 알지 못하는데 어찌 죽음을 알겠느냐(未知生 焉知死).” 대문호 셰익스피어도 죽음에 ‘훈수’를 뒀다. “사람이 죽음을 지나치게 공포스러워하는 건 삶이 바르지 못했다는 증거”라고. 누구나 마주하기 두려운 죽음은 하루하루 삶으로 다가온다. 그건 순리, 만물의 이치다. 삶이 있기에 죽음이 있고, 죽음이 있기에 또 다른 생명이 태어난다. 순리는 마음으로 오롯이 받는 게 지혜다. 순리에 맞서는 자는 발걸음이 무겁다. 가벼워야 멀리 걷는다. 가벼워야 지치지 않는다. 그것 또한 세상의 이치다. 불경은 일종의 철학이다. 단순히 왕생극락(往生極樂)의 종교적 내세관을 넘어선다. 윤회(輪廻)·색(色)·공(空)·연기(緣起)는 생(生)과.. 더보기
나의 도전은 진행형, 변화와 도전을 두려워하지 말자 앞으로 얼마나 더 살까. 언젠가는 죽을 것이다. 내 나이 57세. 평균 수명으로 볼 때 80은 넘길 듯하다. 최소한 20여년은 남은 셈이다. 그때까지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하다. 물론 잘 살아야 한다. 그 기준은 주관적이다. 남이 볼때 재미 없어 보여도 자신은 만족할 수 있다. 삶에 관한 한 그다지 남을 의식할 필요가 없다. 자기 스타일대로 잘 살면 된다. 그럼 나는 어떤가. 내가 매일 묻는 질문이기도 하다. 거기에 답이 있기 때문이다. 솔직히 나는 미래를 걱정하지 않는다. 오늘만 열심히 산다. 지금 할 일도 내일로 미루지 않는다. 하루 하루 열심히 살면 앞날을 걱정할 틈도 없다. 따라서 지루하지도 않다. 삶의 윤활유는 변화다. 나는 다양성을 추구한다. 다시 말해 변화를 즐긴다는 얘기다. 항상 새로움도 맛.. 더보기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 관람후기] - 눈물과 웃음, 감동의 뮤지컬 - 이룰 수 없는 꿈을 꾸는게 미친게 아니라 꿈꾸기를 포기한 것이 진짜 미친것! - 세상이 미쳐 돌아가는데 어떻게 제 정신으로 살 수 있겠소? 올해로 한국공연 10주년을 맞이해서 주연인 돈키호테,알론조역에 류정한 ,조승우가 더블 케스팅되었습니다. 스페인의 지하감옥, 신성모독죄로 감옥에 끌려온 세무사이자 작가인 세르반테스는 자신을 변호하기위해 심복과 그 곳의 죄수들과 함께 자신의 소설‘돈키호테’를 연기한다. 소설속 라만차의 기사라고 불리는 노인 알론조는 기사이야기를 너무 많이 읽어 본인이 라만차의 기사라고 착각한다. 그는 술집주인에게 성주라며 자신에게 기사작위를 내려달라고 하기도하고, 풍차를 보고 괴물이라 달려들기도 하며 기행을 일삼는다. 또 여관하녀인 알돈자에게 ‘둘시네아’(사랑스런여인 이라는 뜻)라고 .. 더보기
잘못 걸려온 전화로 시작된 사랑, 그리고 결혼 그날도 저는 바쁜 직장업무를 끝내고 늦은 귀가를 했습니다. 제 나이 서른이 훌쩍 넘어 시작한 객지생활도 벌써 여러 해를 거쳐서 이제는 조금씩 조금씩 이력이 날만도 했었지만, 혼자 대문을 따고 들어오는 마음은 언제나 썰렁함 그 자체였습니다. 조용히 라디오를 켜는데 전화벨이 울렸습니다. “아! 네... 전화가 잘못 걸려 왔네요.” 피곤한 저는 얼른 수화기를 내려놓고 씻을 준비를 하는데 다시금 전화벨이 울리는 것입니다. “여보세요?” 목소리의 주인공은 조금 전에 잘못 수신되었던 그 사람이었고 저는 슬그머니 화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그 사람은 “저-저- 잠깐만요!” 하고 전화 끊기를 만류하였습니다. “아니 왜 그러세요?” “저 사실은 그쪽에서 괜찮으시다면 잠시 통화를 좀 하고 싶은데요~.” 조금은 의아하고 이상..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