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력 7월 보름(올해 9월1일)인 백중(百中)은 옛 농민들이 모처럼 놀고 쉬는 여름날의 행복한 하루였다.

            이날 농가에선 음식과 술을 나눠 먹으며 백중놀이를 즐겼다. 과일은 복숭아가 인기를 누렸다.

            이날 저녁 ‘백중 복숭아’를 먹으면 여성은 살결이 고와지고 남성은 건강해진다고 여겨서다.

            백중 복숭아가 집 안에 잡귀가 들어오는 것을 막고 잇병을 예방해준다는 속설도 주효했다.

 

 

 

 

 

무릉도원ㆍ도원경, 좋은 것에 붙는 복숭아 도(桃)

 

 

 

예부터 복숭아는 불로장생을 상징했다. 도연명의 <도화원기>엔 “백 살까지 살게 하는 선약(仙藥)”으로 표현됐다. 서왕모와 동방삭의 전설에도 등장한다. 상상 속의 산인 중국 곤륜산(崑崙山) 서쪽에 서왕모(西王母)가 살았다.

 

3천년마다 한 번씩 열매가 열리는 복숭아나무가 그녀의 불사(不死) 비결이었다. 한나라의 무제는 서왕모에게 복숭아를 얻어먹지만, 살생을 많이 해 영생을 얻지 못했다. 무제의 부하였던 동방삭(東方朔)은 천도(失桃)를 훔쳐 먹고 삼천갑자를 살았다는 이야기다.

 

히 도교에선 신성한 식물로 간주된다. 신선이 먹는 불사의 과일이라 하여 천도(失桃)·선도(仙桃) 등으로 불렀다. 무릉도원·도원경·천도 등 이상향이나 좋은 것에 복숭아 도(桃)자를 붙인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우리 선조도 복숭아를 귀하게 여겼다. 신라시대 선도성모(박혁거세의 어머니)·도화랑(삼국유사에 나오는 미녀)의 ‘도’도 복숭아를 뜻한다.

 

복숭아의 학명은 ‘페르시카’(persica)로 ‘페르시아산(産)’이란 뜻이다. 하지만, 실제 원산지는 중국으로 알려졌다.

 

 

칼륨ㆍ펙틴 함유된 복숭아, 혈압 조절에 좋아

 

 

 

복숭아는 무더위에 달아난 원기를 회복시켜주는 고마운 여름 과일이다. 수박·참외처럼 몸을 차갑게 하지도 않는다. 영양적으론 비타민 C·칼륨·펙틴이 제법 들어 있다. 이중 비타민 C는 항산화(유해산소 제거) 비타민으로 흡연자나 스트레스가 많은 사람에게 결핍되기 쉽다.

 

“복숭아를 즐겨 먹으면 피부 미인이 된다.”는 말은 비타민 C를 근거로 한 속설이다. 그러나 비타민 C 함량은 같은 무게의 딸기·오렌지보다 훨씬 적다. 칼륨은 혈압을 조절하는 미네랄이다. 고혈압 환자의 간식거리로 복숭아를 권할 만하다. 펙틴은 식이섬유의 일종으로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데 효과적이다.

 

복숭아를 먹으면 금세 갈증이 풀리고 힘이 나는 것은 수분과 탄수화물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백도 100g당 탄수화물 함량은 8.7g(황도 6.3g, 천도 8.2g)이다. 여느 과일들처럼 과당이 풍부해 먹으면 단맛이 입안을 감싸지만, 사과산·구연산 등 유기산도 소량 들어 있어 새콤한 맛도 난다.

 

체중 감량 중인 사람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 100g당 열량이 26(황도)〜4(백도·천도)㎉에 불과하다. 같은 무게 바나나(80㎉)의 절반 수준이다. 그러나 다이어트 중인 사람은 말린 것이나 당 절임(275㎉)·통조림(백도 71㎉, 황도 59㎉)의 열량이 상당하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최근엔 복숭아의 암 예방 효과도 주목받고 있다.

 

 

백도, 냉장보관하면 과즙 양 줄고 맛이 떨어진다

 

 

 

복숭아는 씨가 쉽게 떨어지는 이핵과(freestone)와 잘 떨어지지 않는 점핵과(clingstone)로 분류된다. 대개 점핵과는 통조림, 이핵과는 생과로 이용된다. 일반적으로 부드러운 백도는 생으로 먹고, 살이 단단한 황도는 통조림에 들어간다. 국내에선 백도가 황도보다 훨씬 많이 재배된다.

 

복숭아는 보관 기간이 짧아 체리처럼 여름 한 철에만 신선하게 먹을 수 있는 것이 약점이다. 다른 계절엔 통조림으로 만족해야 한다. 가정에서 보관할 때는 온도에 주의해야 한다. 백도는 8~10℃에서 1~2주간 보관할 수 있다. 이보다 낮은 온도에서 보관하면 육질이 질겨지고 과즙의 양이 줄어든다. 백도보다 늦게 나오는 황도는 3~5℃의 냉장고에 보관해도 무방하다. 보관할 수 있는 기간도 15~20일로 백도보다 길다.

 

 

 귀신 물리치는 복숭아나무

 

복숭아나무는 열매 외에 꽃·잎·씨·가지 등도 오래전부터 사용됐다. ‘귀신에 복숭아나무 방망이’란 속담이 있다. 복숭아나무는 과거 민속신앙에서 질병과 귀신을 물리치기 위한 주술적인 도구로 사용됐다.

 

복숭아나무 가지는 질병 치료에 쓰였다. 병이 가벼우면 가지로 머리나 얼굴을 쓰다듬었다. 병이 심하면 “귀신은 썩 물러가라!”고 외치며 환자를 사정없이 때렸다. ‘복숭아 몽둥이로 미친놈 때리듯 한다.’는 속담은 심하게 때린다는 의미다.

 

한방에선 복숭아씨를 사과씨·살구씨처럼 가래를 제거하는 약재로 이용하기도 하지만 아미그달린이란 독성 물질이 들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 박태균 중앙일보 식품의약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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