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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생활

열대야로 잠 못 이룬밤 '잘'자려고 하는 마음 때문에

 

 

 

 

        가뜩이나 피곤한 날은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하는데 밤 기온이 25℃에서 좀처럼 떨어질 줄 모르는 열대야가 계속되는

        여름밤, 직장인 김정운 씨는 며칠째 불면으로 괴롭다. 잠 못 이루는 시간만큼 업무시간이 힘들기 때문이다.

        김정운 씨의 잠 못 이루는 여름밤을 어떻게 치료하면 좋을까?

 

 

 

 

 

 

잠을 못 자는데 병원에 가야 하나요?

 

예민한 성격도 아닌 김정운 씨(직장인·32세)는 요즘 “안녕히 주무셨어요?”라는 인사가 야속하다. 밤에 좀처럼 잠을 이룰 수 없는 탓이다. 여름이면 찾아오는 ‘열대야 불면증’이겠거니 하고 넘어가려고 해도 잠 못 이루는 밤이 잦으니 걱정이다. 잠이야 조금 못 잘 수도 있겠지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려고 해도 수면 부족으로 그 다음 날 컨디션이 꽝이다. 책을 보다가 병든 닭처럼 꾸벅꾸벅 졸기도 하고 업무시간에 졸음이 쏟아져 당혹스러울 때도 있다.


김정운 씨는 조심스럽게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신경과를 찾았다. 수면 때문에 병원을 찾는 자신이 유난스러운 것이 아닐까 걱정했는데, 이준홍 교수는 “수면이 건강을 결정합니다. 수면장애가 찾아왔을 때 전문의의 도움을 받는 것이 당연하지요.”라고 반갑게 김정운 씨를 맞았다.


성인의 약 1/3은 불면증을 경험하고 그중 10%는 만성 불면증에 시달린다. 특히 밤 기온이 25℃ 밑으로 내려가지 않는 열대야에는 열대야 불면증까지 보태져 잠 못 이루는 사람이 더욱 많아진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수면장애와 불면증을 건강의 이상으로 인식하지 않는 분위기다. 하지만 불면증은 만병의 근원이 될 수 있다. 가볍게는 복통, 기억력 장애부터 심장병, 뇌졸중, 당뇨, 치매의 발병률이 3배 더 높아진다. 또한, 불면증은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기도 한다. 불면증 때문에 운전 중 실수를 하게 되면 교통사고 위험성이 증대되기 때문이다.

 

 

수면의 질, 수면 평가로 불면증인지 알아본다

 

이준홍 교수는 김정운 씨에게 ‘수면검사 기록지’를 작성하도록 했다. ‘지난 4주 동안 얼마나 자주 잠들기가 어려운지, 안 깨고 계속 자는 것이 어려운지’, ‘지난 4주 동안 자신도 모르는 사이 잠들어 버리거나 또는 낮에 깨어 있기 힘들었는지’, ‘지난 4주 동안 낮잠이 일상생활에 방해가 되었는지’ 등 수면에 대한 전체적인 평가는 물론, 수면의 질을 알 수 있는 ‘잠자리에 든 시간’, ‘잠드는 데 걸리는 시간’, ‘기상 시간’ 등과 ‘지금 얼마나 졸린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기록이다.


김정운 씨의 잠자리에 드는 시간은 보통 밤 12시에서 새벽 1시이고 아침 기상 시간은 5시다. 그는 출퇴근길에 잠을 보충한다고 했다. 김정운 씨의 문제는 부족한 수면과 함께 3~4시쯤 한 번씩 깬다는 것인데, 이렇게 잠이 충분하지 않은 탓에 업무시간에 졸릴 때가 많다고 한다.

 

꼼꼼하게 김정운 씨의 상태를 살피던 이준홍 교수는 “김정운 씨와 같은 상태가 3개월 이상 지속되면 불면증이라고 할 수 있어요. 불면증은 잠들기까지 30분 이상 걸리거나 잠든 후 다섯 번 이상 깨는 경우, 또는 6시간을 못 잤는데도 새벽에 깨서 다시 잠들기 힘든 것이 주 증상이지요. 김정운 씨의 경우 생활습관 교정으로 불면증을 치료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라고 말한다. 더불어 “수면장애 원인을 알기 위해 ‘수면다원검사’를 실시하는 경우도 있어요. 수면검사는 수면장애 진단과 치료에 있어 꼭 필요합니다. 수면검사를 위해서는 잠들기 전 뇌파, 안구운동, 근전도 등을 기록하기 위한 각종 센서들을 환자의 해당 신체부위에 부착합니다.”라며 설명을 덧붙였다.

 

 

 

잠을 자야겠다는 스트레스가 수면 방해한다

  

이준홍 교수는 김정운 씨에게 잠을 못 이루는 잘못된 습관을 체크하고 확인시켰다. “잠잘 시간이 다가오면 불안함을 느끼나요? 불면증 환자들은 대부분 밤에 못 자면 낮에 일할 때 문제가 생길 거라 생각해 불안함을 느낍니다. 이러한 불안, 스트레스가 불면증 연결고리의 시작입니다.” 이러한 스트레스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낮이건 밤이건 늘 긴장하고 있어 이러한 긴장감과 스트레스가 수면을 방해한다는 것. 가끔 불면과 아침에 일어나는 것에 대해 스트레스를 느낀다는 김정운 씨에게 이준홍 교수가 내린 처방은 ‘긴장이완법’이다.


‘긴장이완법’은 하루 일과 동안에 쌓인 긴장도를 최소화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는 치료법이다. 스스로 해볼 수 있는 ‘긴장이완법’에는 명상이 있다. 매일 20분간 침실이나 거실 등 편한 장소에서 연습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다음은 복식호흡 근육이완법이 있다. 신체 일부분의 근육을 점차적으로 이완시켜 근육의 긴장도를 줄여주는 방법이다. 눈을 감고 한쪽 팔 혹은 다리부터 서서히 힘을 주고 난 뒤 그 느낌을 확인한 후 스스로 힘을 쭉 빼고 긴장을 푼다. 같은 방법으로 신체의 각 부분의 긴장을 풀어준다.


이어 수면시간을 체크하던 이준홍 교수는 “수면시간은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것이 아닙니다. 김정운 씨는 보통 4~5시간 수면하는 것 같은데 적정 수면시간은 사람마다 다르니까 수면시간이 적은 것을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나 업무시간이나 낮에 활동할 때 졸린다고 느낀다면 김정운 씨의 적정 수면 시간을 더 늘려야겠죠?”


김정운 씨의 수면을 방해한 것은 적정 수면시간만큼 자야 한다는 스트레스였다. 이는 여름날 열대야 불면증을 경험하는 사람들에게도 쉽게 찾아오는 스트레스인 만큼 ‘12시 전에는 꼭 잠들어야 한다’, ‘다음날 활동을 위해 7시간 수면해야 한다’라는 스트레스를 내려놓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열대야 불면증은 수면장애와 다르게 일시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것이므로 불면 증상이 3개월 이상 지속되지 않는다면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글/ 이윤미 기자

  도움말 / 이준홍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신경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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