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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생활

[당뇨병 예방] 식후 15분만 걸어도 당뇨 예방할 수 있다

    

 




 

당뇨병 환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최근 5년간 (2008년~2012년) 당뇨병 진료환자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자료'를 보자. 당뇨병으로 진료받은 인원은 2008년 179만명에서 2012년 221만명으로 연평균 5.5% 늘었다. 총 진료비도 덩달아 뛰었다. 2008년 1조 1천억원에서 2012년 1조4천억원으로 연평균 5.2% 상승했다. 2012년 건강보험 전체 진료비(47조 8천억원)의 약 3%나 차지했다.


 




당뇨병으로 발전하는 나이는 30대가 분수령이었다. 1만명당 당뇨병 진료환자를 성별로 보면, 남성과 여성 모두 30대를 기점으로 당뇨병이 급증하는 추세를 보였다. 남성은 30대(116.3명)에서 40대(424.7명)로, 여성은 50대(604.2명)에서 60대(1,346.7명)로 옮겨가면서 당뇨환자가 가파르게 늘었다. 그럼에도, 많은 당뇨환자가 자신에게 당뇨병이 있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했다. 2008년~2012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토대로 한 질병관리본부의 '우리나라 성인에서 당뇨병 관리수준' 보고서를 보자.

이에 따르면, 30세 이상 성인 1천만 명이 당뇨병 환자 또는 당뇨병 고위험군이었다. 당뇨병 유병자 중에서 의사로부터 당뇨병 진단을 받아서 자신의 질병을 아는 사람은 72.7%(남자 69.2%, 여자 77.0%)였다. 10명 중 3명꼴로 자신의 당뇨병 존재를 모르고 있다는 말이다. 특히 30대와 40대는 2명 중 1명이 자신이 당뇨병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했다. 당뇨병은 고혈압 다음으로 의료이용을 많이 하는 단일 질병이다. 신경병증, 망막병증, 백내장, 말초순환장애, 궤양과 괴저, 신장병 등 각종 합병증도 만만찮다.

 

 


 

왜 이렇게 현대인은 당뇨병에 약한 것일까. 운동부족, 식생활의 서구화, 복부비만 등 당뇨병 위험인자가 누적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주류다. 여기에 오랫동안 의자에 앉아서 생활하는 습관 탓이라는, 무시하지 못할 진단이 나와 눈길을 끈다. 이른바 '의자 중독(chair addiction)'에 따른 '앉기 병(sitting disease)'때문이라는 말이다. 미국 종합병원 메이요 클리닉 내분비학 제임스 레바인 박사에 따르면 인체는 먹은 음식을 분해해서 포도당이라는 연료를 만든다. 그리고 각각의 근육세포와 기관은 이 연료를 사용해서 끊임없이 활동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즉, 음식을 먹으면 핏속에 포도당이 스며들면서 혈당이 올라간다. 그러면 인체는 췌장에서 인슐린을 분비해 근육과 필수 장기들에 필요한 포도당을 보낸다. 그리고 남은 포도당은 지방으로 바뀐다. 하지만, 사람들이 의자에 앉아 있는 시간이 늘었다. 이렇게 되자, 근육과 장기에 공급된 포도당이 쓰이지 않고 계속 핏속에 쌓여만 간다. 비만이 늘고, 당뇨병이 많이 발생하게 된 주요 이유다. 오늘날 세끼 식사를 하고 전혀 움직이지 않고 온종일 앉아만 있다 보니, 연료배달 체계에 문제가 생겨 근육의 기능이 떨어지면서 당뇨병이 생긴다는 말이다.

 



제임스 레바인 박사는 당장 의자를 걷어차고 식후 짬을 내 걸으라고 권고했다. 실제로 식후 걸을 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임상실험을 해보니, 식후에 앉아있으면 혈당은 2시간 동안 심하게 올라갔다. 하지만, 식후에 1mph(1시간 움직인 거리를 마일 단위로 표시한 단위) 속도로 15분 걸으니 혈당은 서서히 부드럽게 상승했다. 먹고서 잠시 걷는 것만으로 높은 혈당을 낮출 수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제임스 레바인 박사는 스스로 아침이든 점심이든, 저녁이든, 매끼 식사 후에 15분 정도 가볍게 걷는다고 말했다.

 

인류의 몸은 낮 시간 대부분 서 있도록 설계돼 있다. 그렇지만, 현대인은 이와는 반대로 하루에 13시간은 앉아 있고, 3시간만 움직이며, 8시간은 잠으로보내고 있다. 제임스 레바인 박사는 이처럼 종일 앉아있으면, 건강은 결국 무너질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글 : 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참고자료 : '병 없이 살려면 의자부터 끊어라' (제임스 레바인 지음. 이문영 옮김. 위즈덤하우스 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