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좋고, 친절한 한국 사람이 좋다는 그리스도 대학교 영어과의 마리안 엑손 교수는 벌써 한국 |
루마니아도 ‘국민건강보험’제도 채택, 문제는…
루마니아도 우리나라와 같은 ‘국민건강보험’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퇴직자와 실업자들도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어요. 제가 루마니아에 있을 때 저희 어머니가 큰 수술을 하셔야 했는데 당시 정년퇴임을 하신 상태였어요. 하지만 수술비 걱정을 하진 않았어요.”
엑손 교수는 루마니아 근로자의 경우 수입의 6.5% 정도를 건강보험료로 내고 있고, 고용주는 그보다 좀 더많은 돈을 근로자의 건강보험료로 납부한다고 말했다. 엑손 교수는 또 대부분의 국민들이 건강보험 혜택을받기 때문에 민영보험의 필요성을 잘 느끼지 못한다며 그것이 민간 보험사가 루마니아에서 고전하는 이유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술비는 전액 건강보험으로 처리해서 달리 돈이 들 일이 없었죠. 대신…” 엑손 교수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말을 이어갔다. “루마니아에서는 어떤 일을 처리할 때 ‘뇌물’을 주는 관행이 있어요. 물론 옳은 일은 아니지만 워낙 일반화 되어 있는 것 같아요.”
이러한 뇌물 관행은 의료계에서도 마찬가지. 이 때문에 루마니아 정부는 뇌물 수수 근절 캠페인을 벌이고, 뇌물을 받은 의료인은 자격을 박탈하는 등의 특단의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그래서 어머니가 수술 받을 때 저도 의사에게 줄 돈을 준비했어요. 수술 들어가기 전에 주려고요. 하지만 결국 전하진 못 했죠.” 그러나 이 경험은 엑손 교수의 생각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 눈이 너무 많이 내려 도로가 막혀서 제가 병원에 늦게 도착했거든요. 수술은 거의 끝난 상태였고 성공적이었어요.”
엑손 교수는 “ 의사가 직접 돈을 요구하는 경우는 없는 것 같아요. 다만 사람들이 스스로 따로 돈을 더 줘야 더 좋은 치료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라고 말했다.
한국, “루마니아에 비해 의료비 부담은 높지만, 건강보험 부담은 낮다”
“ 일단 무조건 저렴한 것으로 해달라고 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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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손 교수는 한국 생활 5년 동안 다행히 큰 병치레를 한 적은 없지만 치과치료 때문에 병원을 찾은 적이 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충치 때문에 의사가 어떤 재료로 할지를 물어 보더라고요. 저는 어떤 재료가 보험 적용이 되는지, 또 제가 어느 정도나 부담해야 하는지 몰라서 계속 제일 저렴한 것으로 해달라고 했어요.” 하지만 치료가 끝난 뒤에야 엑손 교수는 뭔가 잘못됐다는 걸 발견했다.
“치료가 끝난 뒤에 보니 아말감이라는 게 은색 보철물이라는 걸 그때야 알았죠. 결국 다시 치아와 같은 색의 보철물로 바꾸느라 돈이 더 들었어요.”엑손 교수는 루마니아에서는 충치 치료를 할 때 쓰는 보철물은 이제 모두 치아와 같은 색으로 바뀌고 아말감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무래도 언어 문제가 큰 것 같아요. 제가 한국어를 전혀 못 했기 때문에 의사 선생님이 서툰 영어로 열심히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셨지만 이해하기가 어려웠거든요.”
엑손 교수는 “루마니아가 유럽연합에 가입하면서 의료비가 그 전에 비해서 조금 오르긴 했지만, 한국에서 브리지를 하는 비용으로 루마니아에서는 임플란트를 할 수 있어요.” 라며 돈이 많이 드는 치과치료는 될 수 있으면 루마니아에 가서 받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건강보험료에 대해서는“ 월급에서 나가는 건강보험료 비율은 한국이 루마니아에 비해서 낮은 것 같아요. 정확히는 모르지만 지금 제가 내고 있는 월급에서 나가는 건강 보험료는 아마 3% 정도가 아닐까 싶어요.”라고 말했다.
봄 향기 완연한 그리스도 대학에서 엑손 교수는 새내기다. 5년 간 경기도 파주 영어마을에서 영어를 가르쳤던 그녀는 올해 3월부터 그리스도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게 됐기 때문이다. 엑손 교수는 가르치는 학생들에 대해“한국 학생들은 학구열이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그리고 무엇보다 학생들이 친절하고 공손해요.”라며 자랑을 늘어놓았다.
언제까지 한국에 있을 예정이냐는 질문에 엑손 교수는 “부모님과 친구들은 너무 멀다며 루마니아로 돌아오라고 하지만… 글쎄요. 저는 한국이 좋고, 또 학생들을 가르치는 지금의 생활이 행복해요.” 라며 앞으로도 가능하다면 더 오래있고 싶다고 말했다.
통역∙글_ 김혜미/ 사진_ 장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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