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식품부가 최근 12월의 웰빙 수산물로 선정한 것은 송어와 가리비다. 둘 다 겨울이 제철이다. 송어의 일종인 산천어의 축제가 강원도 화천에서 매년 1월 열리는 것만 봐도 송어가 언제 가장 맛이 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송어(trout)는 수온이 7∼13도인 곳에서 사는 냉수성(冷水性) 어종이다. 국내에선 경북 울진 이북의 동해안으로 흐르는 하천에 주로 분포한다. 일본 홋카이도ㆍ알래스카ㆍ연해주 등도 이들의 주 서식지다. 시마연어ㆍ곤돌메기ㆍ참송어ㆍ바다송어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1급수에서만 사는 까다로운 생선이다. 수조에서 키우기는 힘들다. 송어와 산천어는 학명이 같다. 사는 장소가 다를 뿐이다. 부화한 뒤 바다와 강을 오르내리면 송어, 강에서만 지내면 산천어다. 송어 암컷과 산천어 수컷이 연분을 맺어도 새끼가 태어난다. 연어과(科) 생선인 송어는 연어처럼 강으로 회귀해 알을 낳은 뒤 최후를 맞는 슬픈 운명의 주인공이다.


 

 

 

무지개 송어(rainbow trout)는 외래종이다. 산란기(産卵期)에 붉은 기가 도는 무지개 색을 띄어서 무지개 송어다. 1965년 정석조씨가 미국 캘리포니아의 국립양식장에서 알 20만개를 들여와 국내 양식에 성공한 ‘북미산’이다. 도입자의 이름을 따 석조송어라고도 한다. 다 자란 녀석의 크기는 무지개 송어(약 80㎝)ㆍ송어(60㎝)ㆍ산천어(20㎝) 순(順)이다. 성숙한 뒤에도 선명하게 남아있는 세로줄 무늬가 산천어의 특징이다.

 

 

 


조선후기 실학자 서유구가 저술한 ‘전어지’엔 어명(魚名)에 ‘소나무’ 송(松)이 붙은 이유가 나와 있다. “근육이 붉고 선명해 소나무 색을 띤다고 하여 송어(松魚)라고 불린다”고 했다. 송어는 예부터 귀하고 약성이 있는 생선으로 예찬됐다. ‘동의보감’엔 “맛이 달고 독이 없다. 오장(五臟)을 이롭게 하고 몸을 살찌게 한다”고 쓰여 있다.

영양적으론 저열량ㆍ고단백ㆍ저지방 식품이다. 100g(생것 기준)당 열량이 121㎉(산천어 117㎉, 무지개 송어 126㎉)로 고등어(183㎉)보다 낮다. 같은 무게의 닭고기 가슴살(102㎉) 정도다. 100g당 단백질 함량은 20g, 지방은 3g 정도다. 게다가 지방의 대부분이 혈관 건강에 이로운 DHAㆍEPA 등 오메가-3 지방이란 것도 돋보인다.

 

어린이ㆍ학생ㆍ노인에게 송어를 추천하는 것은 기억력ㆍ학업능력을 향상시키고 치매 예방을 돕는 DHA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슈퍼 비타민 E’(비타민 E도 항산화 성분)란 별명이 붙을 만큼 강력한 항(抗)산화력을 가진 ‘아스타잔틴’도 함유돼 있다.


 

 

 

씹는 맛이 쫄깃쫄깃해 횟감으로 널리 이용된다. 송어 회에 볶은 콩가루ㆍ오이ㆍ상추ㆍ초고추장을 넣어 비벼 먹기도 한다. 생강ㆍ마늘ㆍ파ㆍ간장을 넣고 구워 먹거나 고추장ㆍ고춧가루를 넣어 칼칼하게 매운탕ㆍ조림ㆍ찜으로도 요리한다. 크기가 적당한 것이 양질이다. 전체적으로 표면이 매끄럽고 살을 손으로 눌렀을 때 탄력ㆍ윤기가 느껴지면서 붉은 빛이 도는 것이 상품이다.

 

음식점에서 사 먹는 송어회의 십중팔구는 무지개 송어의 살이다. 매년 겨울 강원도 평창에서 송어축제가 열리는 것은 무지개 송어가 국내에서 처음 양식된 곳이 평창이어서다. 평창은 지금도 전국 최대의 무지개 송어 양식단지다. 무지개 송어는 거의 100% 양식된 것이다. 자연 상태에선 살기 어렵고 설령 생존한다고 해도 증식이 안 돼 자연산은 맛보기 힘들다.


 

 

 

가리비의 제철은 겨울에서 이듬해 봄(12월∼4월)까지다. 가리비는 유럽에선 ‘풍요와 미의 상징’이다. 르네상스 시대의 대표 화가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에도 가리비가 등장한다. 미와 사랑의 여신 비너스가 자기보다 더 예쁜 가리비의 자태에 질투심을 느껴 가리비 위에 홀로 올라 탄생했다는 그리스 신화의 내용이 화폭에 담겨 있다. 스페인의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로 떠나는 성지 순례자들은 순례의 징표로 가리비를 허리춤에 착용한다. 이 전통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중국인은 가리비를 ‘양귀비의 혀’로 비유한다. 아름답고 맛이 기막히다고 여겨서다.


 

 

 

한국인은 가리비라고 하면 흔히 동해안에 사는 참가리비를 연상한다. 참가리비는 껍데기의 길이가 20㎝에 달하는 대형 조개다. 조가비가 원형에 가까운 부채 모양이다. 서해안엔 한국 고유종(種)인 비단가리비(Korean scallop)가 살고 있다. 분홍빛과 갈색이 껍데기는 물론 껍데기 안까지 물들여져 있는 모습이 마치 비단으로 수를 놓은 듯하다.

 

비단가리비는 과거엔 흔한 조개였으나 요즘은 귀해졌다. 평생 태어난 곳 주변에 머물러 살며 18∼20도 전후에서 잘 자라는 온대성 조개다. 산란기는 6월 중순∼7월 하순이다. 비단가리비는 식물성 플랑크톤을 먹고 자라므로 양식해도 사료 값이 전혀 들지 않는다. 2년 반 가량 양식하면 시장에 내놓을 만한 크기(8∼10㎝)로 성장한다.

 

가리비는 껍데기를 강하게 닫을 때 분출되는 힘을 이용해 점프도 한다. 한 번의 점프로 이동하는 거리가 1∼2m에 달한다. 옛 사람들은 이런 모습을 보고 가리비가 정력 증강에도 이로울 것으로 여겼다.가리비는 껍데기를 여닫는 부위인 관자(패주)가 유난히 크다. 관자는 가리비에서 맛이 가장 뛰어난 부위로 쫄깃쫄깃한 식감 덕분에 미식가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저열량ㆍ고단백ㆍ저지방 식품이란 것이 가리비의 영양상 특징이다. 생것 100g당 열량이 80㎉ 정도여서 다이어트 중인 사람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단백질은 100g당 13g, 지방은 1g 정도다. 피로회복과 간(肝) 건강에 유익한 아미노산인 타우린이 풍부한 것도 돋보인다. 가리비 특유의 단 맛은 글리코겐의 맛이다. 남성의 정자를 만드는 데 필수적인 미네랄인 아연도 100g당 2.5㎎이나 들어 있다.

 

우리 선조들은 손톱에 흰 반점이 생기면 가리비나 바지락 국을 끓여 먹었다. 손톱에 생긴 흰 반점은 아연 결핍이 원인이기 쉽다. 버터구이ㆍ수프 등 다양한 요리에 들어가는 가리비 관자의 영양소 구성도 생 가리비와 비슷하다. 가리비 관자의 100g당 열량은 105㎉, 단백질은 20.8g, 지방 0.8g이다. 가리비 살 옆에 있는 녹색 부위는 되도록 먹지 않는 것이 좋다. 패독(貝毒)과 중금속(주로 카드뮴)이 집중되는 부위이기 때문이다.
 

글 / 박태균 식품의약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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