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프레드릭 배크만의 ‘오베라는 남자(A man called Ove)를 원작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 영화에서는 주인공 오베를 고집불통 까칠남으로 소개한다.
“평생을 바친 직장에서 갑자기 정리해고를 당하고, 유일하게 마음을 터놓던 아내 소냐까지 세상을 떠난 이후, 그에게 남은 것은 아내를 따라 가는 것 뿐이다. 모든 준비를 마친 오베, 마침내 계획을 실행할 결심을 하고, 마지막 순간을 앞둔 바로 그 때, 그의 성질을 살살 긁으며 계획을 방해하기 시작한 이들이 있다. 바로 그의 이웃들이다. 시도 때도 없이 막무가내로 들이대는 이웃들! 갑자기 죽는 것보다 힘든 일들이 쏟아진다.”고 온갖 영화 선전물들은 소개하고 있다.
<출처: 네이버 영화 '오베라는 남자' 포스터>
소설 원작 39개 목차 속에 담겨있는 이야기 거리들이 영화 속에서는 물 흐르듯 전개된다. 정리해고 당하고 아내까지 세상을 떠나버려 홀로 남은 ‘오베’라는 노인은 어쩌면 당연하게도 사는 재미나 살맛이 없어졌을 것이다. 여느 노인에게라도 다가올 수 있는 유혹일 수 있는 ‘죽는 게 더 낫겠다’는 마음이 생겼을 것이다.
노인자살률 세계 1위의 불명예를 안고 있는 우리나라 노인들이 이 영화를 본다면 ‘우리 노인네들의 기쁨과 슬픔을 담았구나’라는 느낌을 줄 만한 그런 내용이다. 그래서 이 영화를 보노라면 가슴에 무언가 밀려온다. 영화는 어떻게 하면 즐겁지는 않더라도 덤덤하게 세상을 떠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는 듯하다.
<출처: 네이버 영화 '오베라는 남자' 스틸컷>
살 맛이 없는 오베‘노인’은 아내 소냐가 오늘도 그립다. 화재로 집을 잃고 기차내 청소부 일을 하던 그에게 사랑의 손을 내민 소냐는 그에겐 삶의 전부였다. 소냐가 청년 ‘오베’를 사랑하게 된 배경에는 ‘청년 오베 의 순수한 착함’이 있었기 때문일 것같은 장면들이 아무 설명없이 보여준다. 뱃속 아기를 차사고로 잃고 다시는 걷지 못할 운명이 되었음에도 되레 오베를 격려하는 소냐. 그녀는 학교에서 ‘뒤쳐진’ 학생들의 특별반을 지도하면서도 학생들에게 희망의 에너지를 나눠준다.
청년 오베는 소냐를 너무나도 사랑했다. 그런 소냐가 떠났으니 무슨 살맛이 있겠는가. 그래서 주인공은 여러차례 죽음을 결행한다. 하지만 그때마다 무턱대도 끼어드는 이웃이 있다면... 평소 좀 원칙적이였던 오베 노인은 까칠 그 자체로 변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그것은 그리운 아내에게 빨리 가고픈 마음에서 나온 일시적인 짜증의 결과일 뿐이다.
<출처: 네이버 영화 '오베라는 남자' 스틸컷>
이웃의 다양한 부탁을 짜증을 내면서도 결국은 도와준다. “꺼져버려” 하던 길고양이를 집안으로, “내가 왜 고치냐”던 고장난 이웃의 보일러를 고쳐 주고, 남자가 더 좋다는 남자청소년을 뭐 별거 아니다는 식으로 감싸준다. 곰이야기 책을 왜 그렇게 재미없게 읽느냐는 꼬마 녀석들의 핀잔에 ‘곰아저씨’로 돌변하기도 한다. 여자친구에게 잘 보이고 싶다는 청소년에게 자전거를 고쳐 선물하기도 한다. 등 돌리고 살던 친구 루네를 위해 공무원들과 한판 대결도 마다 않는다.
그랬던 것이다. 이제 자살을 그만두고 “이런 게 사는 거구나”하면서 이웃 아이와 드라이브를 즐기던 그가 마지막 편지를 남긴다. “나를 좋아하던 사람만 불러라 장례식장에. 그리고 동네거리 차량금지는 목숨 걸고 지켜라”라고 너무나도 까칠해 쓸쓸한 장례식이 될 것 같았던 그 순간 많은 사람들이 모인다. 그는 너무나도 착한 이웃 ‘오베’였다.
한편 원작 ‘오베라는 남자’는 2015년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소설 1위(25만 부)를 차지했다. 2012년 스웨덴에서 출간되어 전 세계 30개국에 판권이 팔리고 독일, 영국, 캐나다, 노르웨이, 덴마크 등에서 베스트셀러에 등극했다. 스웨덴에서 2015년 영화로 제작되어 영화제에서 관객상, 남우주연상, 분장상을 받았다. 2016년 5월 국내 개봉됐다. 원작을 읽은 이들은 영화로 다시 ‘오베’를 만나게 되면 뭉끌한 감동과 재미를 맛 볼 수 있을 것이다.
글 / 내일신문 정책팀 기자 김규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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