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안전 당국이 이른바 '에너지 폭탄주'에 대해 다시 한 번 주의보를 내렸습니다. 나아가 건강을 위해서는 만들지도, 마시지도 말라고 강력하게 주문하고 나섰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최근 웹진 '열린 마루'를 통해 과음을 부를 수 있는 에너지 폭탄주는 아예 제조하지도 섭취하지도 않는 게 좋다고 신신당부를 했습니다.
대체 에너지 폭탄주가 뭐기에 식품안전 당국이 이렇게 기회 있을 때마다 경고음을 울리는 걸까요?
에너지 폭탄주는 말 그대로 술과 고(高) 카페인 에너지 음료를 섞은 것을 말합니다. 이렇게 되면 에너지 음료에 들어있는 카페인의 각성효과로 말미암아 술을 더 많이 마시게 될 우려가 있습니다.
식품안전 당국이 에너지 폭탄주에 대해 '레드카드‘를 꺼내며 호들갑을 떠는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심혈관과 뇌 등 인체 건강을 심각하게 해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미국 퍼듀대학 리처드 반 레인 교수팀은 쥐를 대상으로 한 동물실험에서 카페인이 많은 음료에 술을 섞은 에너지 폭탄주가 청소년의 뇌에는 마약과 같은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습니다.
구체적으로 보면, 연구팀이 10대 청소년에 해당하는 연령대의 쥐에게 카페인과 알코올을 섞어 투여했더니 코카인 등 1급 마약을 투여했을 때 나타나는 것과 동일한 행동의 변화를 보였습니다.
또 뇌 중핵 부위에 유해 단백질인 '델타포스 B 단백질이 증가하고 반복 투여할수록 그대로 쌓였습니다. 유해 단백질은 뇌의 보상중추를 손상하며, 손상에 따른 영향은 성인이 되어서도 지속했습니다.
반 레인 교수는 에너지 폭탄주는 성인에게도 해롭지만, 특히 청소년의 경우엔 뇌신경에 화학적 변화가 일어나 약물이나 알코올 등의 중독에 취약해지고, 성인이 되어서도 증상이 이어지는 등 심각한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문제 많은 에너지 폭탄주를 꽤 즐겨 마시는 편입니다. 식품안전 당국이 안달하고 조바심하는 까닭입니다.
실제로 식약처가 2016년 7월 18∼8월 15일 전국 17개 시·도의 만 15세 이상 남녀 2천 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2016년 상반기 주류 소비·섭취 실태'를 보면, 우리 국민의 1회 평균 음주량은 맥주 4.9잔(200mL 기준), 소주 6.1잔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회 평균 주종별 음주량을 성별로 살펴보면, 남성의 경우 소주 7.3잔, 맥주 5.6잔, 탁주는 4.2잔이었습니다. 여성은 소주 4.2잔, 맥주 4.5잔, 탁주 2.5잔으로 나왔습니다.
특히 에너지 음료와 술을 섞어 마시는 에너지 폭탄주 경험 비율은 20대 19.6%, 30 대 12.5%, 40 대 10%, 50 대 11.7% 등으로 상당히 높은 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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