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에 다니는 아이가 집에 돌아오자마자 쇼핑백을 거실에 내려놓더니“엄마 너무 죄송해요”하며 울
  음을 터뜨렸다.  갑자기 왜 그러느냐고, 누구와 싸우기라도 했냐고 묻자 아이는 한참을 훌쩍이다 어렵
  사리 말을 꺼냈다.
 

아이는 옷가게 앞을 지나다 마음에 드는 청바지를 윈도에서 보게 됐다고 한다. 하지만 넉넉지 못한 집안 형편을 잘 알고 있는 터라 구경만 하겠다는 심사로 의류점 안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견물생심이 동했는지 아이는 그만 엉뚱한 짓을 저지르고 말았다. 무릎 위로 적당하게 실밥이 뜯어지고, 색깔도 부드럽게 바랜 청바지가 너무나 마음에 들어 순식간에 청바지를 가방에 쑤셔 넣은 것이다.

잽싸게 집어넣었지만 그 결정적 순간은 옷가게 사징님에게 목격이 되고 말았다.


“어이, 학생…, 너… 뭐하냐?”


처음엔 학생이라 불렀다가 이내 너로 바뀌고 ‘뭐하냐’는 목소리에 담긴 호통에 아이는 그만 그 자리에서 굳어버리고 말았다.


“학생 놈이… 너 어느 학교야? 전화번호 대!” 라는 노여운 목소리에 그만 질려버리고 만 것이다. 그런데 석고처럼 굳어 있는 아이를 한동안 바라보던 사장님은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그 청바지를 쇼핑백에 담아주며 좀 전과는 다른 목소리로 아이를 타일렀다.

 

 

  “담부턴 그러지 마라. 아저씨는 청바지 하나 손해 보면 그만이지만 너는 그렇지 않지 않니! 넌 아직 학생
  이잖니. 그런 짓을 하면 안 되는 거야. 이건 아저씨가 주는 거야. 아저씨도 너만 한 아들이 있거든.”  하며
  옷을 싸주더라는 것이다.


아이는 그 옷을 받을 수 없다고 했지만, 안 가져가면 학교로 전화를 하겠다는 아저씨의 협박(?)에 못 이겨 받아들고 말았다는 것이다. 사실 그 가게에서 그간 잃어버린 물건까지 싸잡아 손해배상을 하라고 해도 할 말이 없고, 경찰서에 끌고 간다 해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옷까지 주시며 용서해 주셨다는 말을 듣고 너무나 고맙고 죄송스러웠다. 그리고 이 모든 게 무능한 부모 탓이려니 싶어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마음 깊은 사장님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기 위해 청바지 값을 들고 찾아갔다.


그러나 사장님은“학생 얼굴을 보니 그런짓 할 아이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직 아이니 그럴 수 있죠. 그리고 그건 제 선물이니 그냥 두세요.”라며 돈 받기를 한사코 거절하셨다. 다음에 옷을 사기로 약속하고 하는 수 없이 그냥 돌아 나오고 말았다.


아직도 세상에는 누군가의 잘못에 대해 넓은 마음으로 용서하고, 이해하는 분들이 계시구나 하는 생각에 가슴이 푸근해짐을 느꼈다. 나도 그렇게 살며, 아이들도 그렇게 가르쳐야지 하는 다짐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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