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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생활

생활 속 전자파, 30cm 떨어지세요





요즘 전자제품 참 많이 쓴다. 집에서는 물론 사무실, 학교에서도 전자제품 없는 공간이 없다. 하루 종일 들고 다니는 스마트폰까지 감안하면 현대인의 일상은 매일 매 순간마다 전자제품에 노출돼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숯이나 선인장을 집이나 사무실 곳곳에 놓아두는 사람들이 여전히 있다. 숯과 선인장이 전자제품에서 배출되는 전자파를 줄이는 작용을 한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아예 전자파를 차단한다는 필터 제품을 구매해 전자제품에 부착해 사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하지만 국립전파연구원에 따르면 이들은 전자파를 차단하지 못한다. 단 수분을 함유하고 있는 식물인 선인장은 전자레인지에서 나오는 일부 전자파를 흡수할 수 있다. 그런데 전자레인지의 전자파가 제품 밖으로 방출되는 건 아주 소량이다. 이마저도 차단하고 싶으면 전자레인지 전체를 선인장으로 막아야 하는 만큼 선인장 차단은 사실상 효용성이 없다.


전자파는 전기장과 자기장의 두 성분으로 이뤄져 있다. 이들이 주기적으로 세기가 바뀌며 공간으로 전파해 가는 파동 현상을 전자파라고 말한다. 생활 속에 전자파는 전자제품이나 전력설비뿐 아니라 곳곳에 존재한다. 태양에서도 지구로 다양한 종류의 전자파가 날아온다. 세기가 강한 전자파에 대해선 나라별로 인체 보호를 위한 기준을 세워놓고 있다. 전자제품 업계는 이 기준을 적용해 제품을 생산하게 된다



주파수가 높고 세기가 강한 전자파에 노출되면 우리 몸은 체온이 올라가고 세포나 조직의 기능에 부정적인 영향이 생길 수 있다. 이를 전자파의 열작용이라고 말한다. 주파수가 낮으면서 세기가 강한 전자파는 신경이나 근육을 자극할 수 있다. 이는 자극작용이라고 불린다. 세기가 약한 전자파에 오랫동안 노출됐을 때 인체에 어떤 영향이 발생하는지에 대해선 학계가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연구결과가 아직 없다.


이런 상황에서 전자파의 영향에 대한 근거 없는 소문이 불안을 부추기는 경향이 있다. 숯이나 선인장의 전자파 차단 이외에도 전자파에 많이 노출되면 아들보다 딸을 낳는다는 등의 속설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그러나 전자파 노출이 태아의 성별이나 정자의 활동성 등에 영향을 준다고 의학적으로 검증된 적은 없다. 전자레인지로 조리한 음식을 먹으면 건강에 좋지 않다는 풍문도 마찬가지다



전자레인지에서는 음식을 조리하는 용도, 기기 자체를 작동시키는 용도의 두 종류 전자파가 발생한다. 둘 모두 음식이나 인체에 해를 가하지 않는다. 다만 작동 중 일시적으로 전자파가 많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되도록 전자레인지가 가동하고 있을 때는 30cm 이상 떨어져 있는 게 좋다. 전자파는 거리가 멀어질수록 급격하게 감소한다. 안전거리 기준인 30cm를 지키는 게 전자파의 영향을 피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5월과 이번 11, 두 차례에 걸쳐 생활 속 제품과 공간 총 48가지에 대해 전자파를 측정하고 그 결과를 공개했다. 측정 결과에 따르면 대부분의 생활가전이나 생활제품 등에선 전자파 발생량이 인체 보호 기준의 1% 내외로 미미했다



다만 기름을 쓰지 않고 음식을 튀기는 가전제품인 에어프라이어는 음식을 가열하는 열선이 제품 윗면에 있기 때문에 제품 가동 중엔 상단 부분에 불필요하게 신체를 밀착시키지 않는 게 좋다. 또 전기나 내연기관 자동차의 경우 히터를 최대로 틀면 둘 다 앞 좌석 전자파 발생량이 인체 보호 기준의 11%까지 올라갔다.


무선충전기는 휴대전화를 올려 놓지 않은 상태에서 10cm 떨어진 지점의 전자파 발생량이 인체 보호 기준의 최대 6.8% 수준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충전하지 않을 땐 멀리 떨어뜨려 놓을 필요가 있다



(도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립전파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