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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왜 냄새가 날까? 방귀 냄새의 원인

 

"미안하지만 잠시 실례 좀 하겠습니다."

 

어린이들이 즐겨보는 안방극장 애니메이션 중에 '추리 천재 엉덩이 탐정'이라는 TV 프로그램이 있는데, 여기에 나오는 유명한 대사다. '엉덩이 탐정'은 트롤이라는 일본 작가가 그린 아동 만화로, 이를 바탕으로 일본 NHK에서 2018년 5월부터 2019년 3월까지 애니메이션을 제작했고, 2019년 7월 6일부터 2기가 방영 중이다. 만화책도, 애니메이션도 모두 한국에 정식 수입됐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꽤 많다.

 

 

 

 

 

 

 

주인공은 엉덩이 탐정이다. 이름 그대로 얼굴이 엉덩이처럼 생겼다. 존댓말을 사용하고 대단히 예의가 바른 캐릭터로 복잡한 상황 속에서 단서를 찾아내 추리하고 범인을 잡는 전형적인 천재 탐정으로 그려진다. 엉덩이 탐정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입에서 발사하는 지독한 방귀다. "실례하겠습니다"라면서 엉덩이에서, 아니 입에서 내뿜는 이 방귀 독가스 공격에 악당들은 얼굴이 일그러지면서 기절해버리고 만다.

 

어찌 보면 혐오감과 창피함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는 엉덩이와 방귀라는 소재를 유머 감각을 잘 살려서, 추리도 하고 퀴즈도 풀면서 자연스럽게 극에 몰입하도록 만들었다.

 

 

 

 

 

 

 

방귀는 뭘까? 우리는 누구나 방귀를 뀐다. 너무 자연스러운 소화 과정의 일부다. 여러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사람은 하루에 적게는 3번에서 많게는 40번까지 방귀를 뀐다고 한다. 일반적인 방귀 횟수는 하루 10∼15번 정도이며,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방귀 가스양은 적게는 0.4ℓ에서 많게는 2.5ℓ고, 평균 1.5ℓ 정도 된다고 한다.

 

방귀의 양과 냄새는 모두 먹는 음식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방귀는 거의 가스로 이뤄져 있다. 이 중에서 25%는 우리가 숨을 쉬면서 삼켰던 공기이고, 나머지 75%는 주로 대장· 소장 등에 사는 장내 세균이 식이섬유를 분해하는 등 다양한 소화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부산물이다. 산소 없이 진행되기에 '혐기성 소화'라고 부른다.

 

방귀에서 냄새를 풍기는 가스는 전체로 보면 아주 적다. 보통 전체 방귀의 양의 1%도 되지 않는다. 99% 이상은 전혀 냄새가 없는 물질로 이뤄져 있다.

 

 

 

 

 

 

 

방귀 냄새는 극미량의 휘발성 가스들인 황화수소와 기타 몇몇 혼합물(메탄사이올, 인돌, 스카톨, 디메틸 설파이드, 티올 등)이 더해져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이들 가스는 말 그대로 휘발성이기에 쉽게 증발해 공기 중에 퍼져서 사람 코에까지 닿는다. 우리가 방귀 냄새를 맡는 까닭이다.

 

황화수소는 썩은 달걀 냄새를, 메탄사이올은 썩은 양배추 냄새를, 스카톨은 석유·가스·고양이똥 냄새를, 인돌은 꽃냄새 같은 개똥 냄새를, 디메틸 설파이드는 양배추 냄새를, 티올은 계란 냄새를 풍긴다.

 

 

 

 

 

 

 

방귀마다 속에 함유한 화합물(육류, 견과류, 곡류 등 음식물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생긴 결과물)은 다르다. 냄새가 가장 독한 방귀는 식품 속에서 단백질을 구성하는 요소인 아미노산을 분해한 결과로 만들어진다.

 

콩과 치즈, 육류 등에 아미노산이 많이 들어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들 음식을 섭취한 뒤에 방귀를 뀔 때는 더 고약한 냄새를 낼 수 있으니 주변 사람들에게 눈총을 받지 않으려면 더 주의를 기울이는 게 좋겠다.

 

참고문헌 : '방귀학 개론', 스테판 게이츠 지음. 이지연 옮김. 해나무 刊

 

 

 

연합뉴스 서한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