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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와인 한 잔에 곁들이기 딱 좋은, 생햄의 종류

 

햄(ham) 돼지의 넓적다리 고기를 뜻하는 말이다. 19세기 유럽에서 돼지고기를 오랫동안 보관하기 위해 엉덩이 살이 붙어 있는 뒷다리를 통째로 소금에 절여 장기간 건조한 것이 햄의 유래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 남유럽 지방은 기후가 매우 건조하고 항상 바람이 불어 생햄을 만들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 지금도 스페인과 이탈리아 지역에서 생산된 생햄을 최고로 꼽는다.

 

 

 

 

 

 

 

 

 

생햄은 날고기의 진한 풍미와 짭조름한 감칠맛이 특징이다. 돼지고기는 날것으로 먹지 않는 것이 정석이지만, 생햄은 덩어리째 건조하는 과정에서 수분이 모두 제거돼 미생물 오염의 걱정 없이 날것으로 즐길 수 있다. 샐러드와 샌드위치는 물론이고, 과일이나 치즈와도 환상의 궁합을 자랑한다.

생햄의 재료인 돼지 뒷다리는 지방이 적고, 비타민 B1 함량이 소고기의 10배에 이르며, 노화를 방지하는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맛도 좋고 건강에도 좋은 돼지고기를 색다르게 즐길 수 있는 생햄의 종류에 대해 알아보자.

 

 

 

 

 

 

 

 

스페인 흑돼지의 진한 풍미가 일품인 생햄 ‘하몽’

 

하몽(jamon)은 돼지 뒷다리를 소금에 절여 천장에 매달아 약 6개월에서 2년 정도 건조시켜 만든 스페인의 전통 생햄이다. 1000년경 돼지를 처음 키우기 시작하면서 생고기를 장기간 보관하기 위한 저장법으로 탄생했다.

 

 

 

 

 

 

 

 

 

 

스페인 흑돼지 품종인 이베리코로 만든 ‘하몽 이베리코(jamon iberico)’를 최상급으로 꼽는다. 목초지에서 야생 도토리와 올리브 등을 먹고 자란 이베리코는 단일 포화지방인 올레산(oleic acid)이 풍부하다. 단일 포화지방은 몸에 해로운 LDL-콜레스테롤의 혈중 농도를 낮추고, 몸에 이로운 HDL-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키는 역할을 한다.

하몽은 생햄 중에서도 맛이 진하고 풍미가 뛰어나다. 얇게 잘라서 아무것도 곁들이지 말고 실온에서 먹으면 섬세한 견과류 향과 짭짤하면서도 달콤한 풍미를 느낄 수 있다.

 

 

 

 

 

 

 

 

이탈리아 바닷바람이 발효시킨 생햄 ‘프로슈토’

 

프로슈토(prosciutto)는 이탈리아어로 ‘완전히 건조된’이라는 뜻이다. 돼지 뒷다리를 소금에 절여 짧게는 1년, 길게는 3년간 바람에 말려 발효시킨 이탈리아 전통 생햄이다.

 

 

 

 

 

 

 

 

 

파르마 지역에서 생산한 ‘프로슈토 디 파르마(prosciutto di Parma)’를 최상급으로 꼽는다. 다른 첨가제 없이 파르마 지역의 바다에서 추출한 소금과 바닷바람으로만 만든다. 보통의 프로슈토와 달리 파르마 지역의 프로슈토는 미세한 견과류 향을 느낄 수 있다. 또한 단백질과 비타민 B군, 무기질이 풍부하며, 몸에 좋은 불포화지방산도 약 65%에서 이른다.

프로슈토는 오랜 기간 건조하기 때문에 염도가 높은 편이다. 하몽보다 더 얇게 잘라서 먹는 것을 추천한다. 달콤한 멜론과 함께 곁들여 먹으면 단짠의 조화를 제대로 맛볼 수 있다.

 

 

 

 

 

 

 

 

 

 

 

 

‘겉쫀속촉’ 최강의 식감을 자랑하는 생햄 ‘살라미’

 

살라미(salami)는 소금에 절인 돼지고기에 펜넬과 마늘, 후추 등 강한 향신료를 첨가해 케이싱(껍질)에 넣고 저온에서 1~2달 정도 건조시켜 만든 이탈리아 생 소시지다. 레드와인을 넣어 향을 내거나 다진 고추를 첨가해 매콤한 맛을 더하기도 한다. 바람이 잘 통하는 천장에 매달아두면 최대 2년까지 보관이 가능하다.

 

 

 

 

 

 

 

 

 

수분이 적당히 제거된 살라미는 겉은 쫀득하고 속은 촉촉한 식감을 자랑한다. 또한 잘 만든 살라미는 염장 된 고기의 감칠맛과 향신료의 향미, 그리고 촘촘히 박힌 지방의 부드럽고 고소한 풍미를 즐길 수 있다. 생으로 먹거나 살짝 구워서 먹으면 특유의 풍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신맛과 매운맛이 절묘하게 조화로운 생햄 ‘초리조'

 

초리조(chorizo)는 ‘소금에 절인’이라는 뜻의 라틴어 살시치움(salsicium)에서 유래한 말로, 스페인의 대표적인 생 소시지를 일컫는다. 초리소라고도 부른다. 초리조는 돼지고기와 비계, 소금, 마늘, 훈제 파프리카인 피멘토(pimento)를 넣고 균일하게 분쇄한 후 케이싱(껍질)에 넣어 건조시켜 만든다.

 

 

 

 

 

 

 

 

 

 

일반적인 초리조는 30~40cm 정도로 길게 만들어서 서늘한 곳에 매달아 최대 4개월간 건조시킨다. 다만 6~20cm 정도로 짧고 굵게 만든 초리조는 상대적으로 짧은 2~4주간 건조시키기 때문에 익혀 먹어야 한다. 초리조는 건조 과정에서 발효가 일어나 약간의 신맛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매운맛은 초리조 삐칸테(picante), 단맛은 초리조 둘체(dulce)로 구분한다.

 

 

 

 

여행작가 권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