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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맞춤형

정신적 맷집을 키워라... 맷집강화방법!

"나는 내가 탄력적이라고 생각하면서 자라왔다. 나는 내 자신이 고통받고 있는 가족의 결함과 역경에도
불구하고
강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근래에 들어서야 나는 그러한 경험들 때문에 나의 강점이
나타난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연구자들이 발견해 왔던 것처럼 복원력(resilience)은
'역경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 아니라, 역경을 통해 형성된다.
삶의 위기들과 어려움은
우리가 그 도전에 직면하여 일어설 때 가장 최고의 것을 가져다 준다."

 

 - 프로마 월시, 시카고 대학교 가족건강센터 소장 -

 


적절한 좌절과 스트레스


격투 관련 운동선수들은 맷집을 키우기 위해 실제 맞는 연습을 많이 합니다. 신체적인 맷집을 키우는 데 많이 맞는 것만큼 좋은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무조건 많이 맞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견뎌낼 수 있는 정도의 선에서 단계적으로 맞는 것입니다.

 

  정신적 맷집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단 가장 중요한 것은 적절한 좌절과 스트레스를 겪는 것입니다. 복원력이란 기본적으로 역경을 견뎌내는 능력을 통해 강화될 수밖에 없는 능력이기 때문입니다.

 

  학자들은 성장과정에서 적절한 역경과 좌절의 경험이 왜 필요한지를 동물 실험을 통해 확인한 적이 있습니다. 1960년대 초반 스탠포드 대학 생물학자 로버트 사폴스키는 막 태어난 일부 쥐들을 21일 동안 매일 작은 우리 속에 15분 정도 격리시켰습니다. 그리고 15분 뒤에 다시 어미에게 보내주었고 이를 격리 경험을 겪지 않는 다른 쥐들과 비교해 보았습니다. 결과가 어땠을까요?

 

  실험 결과 ‘일시적 격리 경험을 했던 쥐’들은 성장하면서 더 모험적이고 더 용감했으며 스트레스에 덜 민감하게 자라났습니다. 그에 비해 분리경험이 전혀 없던 쥐들의 경우에는 성장하면서 스트레스에 민감하여 자주 놀라는 일이 있었습니다.

 

  즉, 삶에 있어서 적절한 좌절과 자신의 능력에 걸 맞는 스트레스를 경험한다는 것은 복원력을 강화하는데 가장 중요하면서 기본적인 요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안정적인 애착관계

 

1990년대에 과학자들은 위 연구결과를 검토하면서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격리 경험을 한 새끼를 키우는 어미 쥐들이 그렇지 않은 쥐들에 비해 새끼들을 더 감싸 안고 핥아주고 보살피는 행동을 빈번하게 하더라는 것입니다. 즉, 단순히 적절한 격리 경험을 했다는 것만으로 복원력이 강화되었다기보다는 격리 경험 이후 더 친밀한 애착행동으로 이어졌던 요인이 복원력 강화에 더 영향을 미쳤다고 본 것입니다.

 

  이는 여러 차례의 실험을 통해서도 반복적으로 확인해볼 수 있었습니다. 즉, 동일한 격리 경험을 했다 하더라도 어미가 누구냐에 따라 핥아주고 보살펴준 새끼 쥐들과 소홀했던 새끼 쥐들의 경과가 다르더라는 것입니다. 즉, 애착 행동이 부족했던 새끼 쥐들이 결국 스트레스에 더 민감하였다는 공통된 소견을 보였습니다.

 

  다시 말해 안정적 애착이 새롭게 도전을 하고 시련을 극복하는데 무척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중요한 것은 만일 어린 시절에 애착 손상이 있었다하더라도 성장 과정 중에 다시 친밀한 애착이 주어진다면 애착 손상의 문제는 약화되고 스트레스에 대한 복원력은 향상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낮은 무게 중심

 

  경영 컨설턴트이자 커뮤니케이션 이론가인 폴 스톨츠는 1997년 역경지수라는 척도를 개발하였습니다. 그는 이 지수를 만들기 위해 1967년부터 역경에 처한사람들의 반응에 대해 연구하면서 10만 명이 넘는 사람의 역경지수(Adversity Quotient, AQ)를 측정했습니다. AQ가 높다는 것은 도전 의식을 갖고 역경에 잘 대처하는 것을 말해주는 것인데 다시 말해 복원력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에 의하면 AQ 지수가 높은 사람들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역경이나 실패를 겪은 뒤에도 자신과 남을 비난하지 않고 스스로 노력을 하면 이를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이었다고 합니다.

 

  마치 오뚝이를 생각하면 좋습니다. 오뚝이는 넘어져도 다시 일어납니다. 그 큰 이유는 무게중심이 낮기 때문입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역경을 잘 이겨낼 수 있는 사람은 겸손한 사람입니다. 자신의 부족함을 돌아보고 역경을 통해서 배우려하기

때문에 결국은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자신의 능력을 믿는 것이 아니라 노력을 믿기에 새로운 방식으로 재도전하는 사람들입니다.

 

  정신적 맷집이 약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그 원인 중의 하나를 과거의 불행에서 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기에 물질적으로 정서적으로 풍족한 환경을 동경하게 되고 그런 환경이 주어졌다면 자신의 삶은 크게 좋아졌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계속 강조해 온 것처럼 힘든 일이 적었다는 것 자체는 정신적 측면에서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결국 당신의 지난 삶이 적절히 힘든 정도였다면 오히려 감사할 일일지 모릅니다. 당신이 나름 시련을 극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원래 강했기 때문이 아니라 당신에게 주어진 고난과 역경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생명에게 불편함이 없는 좋은 환경이란 결국은 독과 같습니다. 식물은 가물고 바람이 불어야 그 뿌리를 땅 속 깊숙이 내립니다. 그래야 더 큰 비바람과 가뭄에도 견딜 수 있는 법입니다.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적절한 시련과 역경이 우리를 강하게 해줍니다. 그렇기에 자식을 키우는 부모라면 적절한 스트레스 속으로 아이를 노출시켜야 합니다. 아이가 어떤 어려움에 처한다면 바로 가서 문제를 해결해줄 것이 아니라 한 발짝 물러서서아이가 어떻게 대처하는지 지켜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사랑을 해줄 때는 아이를 온전히 사랑해주어야 합니다. 그 사랑의 힘이야말로 아이가 세상에 맞설 힘으로 고스란히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무게중심을 낮추고 좋은 사람들 안에서 자신의 능력에 걸 맞는 과제에 도전하고 있다면 당신의 정신적 맷집은 만점입니다.

 

 

 


_글.. 문요한 (정신과 전문의∙정신경영 아카데미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