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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나눔&봉사

[금요특집] 한국의 슈바이처들....제15부 이영식(미얀마)

 

이하 글은  아프리카 오지로 머나먼 남미의 산골로 젊은 시절을 온통 다바쳐 인류애를 실천하신 정부파견 의사분들의 감동적

인 이야기를
엮어 출판된 
"가난한 지구촌 사람들을 사랑한 한국의 슈바이처들"
내용을, 발간 주체인 한국국제협력단

(KOICA)의
동의를 얻어 건강천사에서 금요특집으로 소개해 드립니다. 읽는 모든이와 자라나는 청소년에게 감동과 삶에

귀감이 되길 기원합니다.

 

 

 

   미얀마의 슈바이처  이영식

   의료행정 제도개선을 위하여

 

 

 

 

 

인도차이나 반도와 인도대륙 사이에 있는 나라.
군부독재에 맞서 민주화운동을 벌인 아웅산 수지여사로 유명한 나라.
발목까지 내려오는 치마모양의 전통의상 론지를 차려입은 남녀들.
특히 1960년대 동대문운동장에서 버마와 한국 축구팀 청룡이 억수같은
비가 오던 날, 진흙탕 수중전을 벌여 한국인에게 인상 깊던 나라.
미얀마에 한 의사가 있었습니다.

 

 

바로 이영식입니다.

 

그는 1955년에 태어나 1974년부터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에서 공부하였습니다.

1996년 KOICA(한국국제협력단)의 정부파견의사로 미얀마(Myanmar) 양곤종합병원에 파견되었습니다.
의사 이영식의 미얀마에서의 정부파견의사 활동은 헌신적이면서 체계적이었습니다.

 

 미얀마는 치안이 비교적 좋으며 국민성도 유순하고 외국인에 대해 우호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와 기후풍토가 전혀 다르므로 거기에 적응할 수 있는 기본적인 건강이 요구되었습니다.

 

 경제 수준에 비해서 주택임대료나 전기와 전화세는 터무니없이 높았습니다.

 특히 외국인에 대해선 모든 세금, 공공요금, 병원치료비, 숙박비, 항공료 등에 차별을 두었습니다. 그리고 오랜 사회주의 체제로 정부기관의 직원들은 관료적이고 권위적이며 부서간의 협조가 잘 안되었습니다.

 

 미얀마의 의료체계 자체는 영국의 영향과 사회주의 국가로서 법적으로는 조직이 잘되어 있으나, 의료기자재와 조제약이 턱없이 부족하였습니다.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개인병원에서 비교적 양질의 진단을 받고 처방을 받아 약품을 구입해서 치료할 수 있으나, 대다수 가난한 주민들은 열악한 공공의료기관 시설에서 진단을 받고 처방을 받더라도 생활수준에 비해 너무 비싼 약을 구입할 능력이 없었습니다.

 

 1996년에 부임한 그는 언어에 익숙하지 않아 단독 진료를 하지 못하고 영어를 잘하는 원주민 의사 혹은 간호사의 도움을 받아야 했습니다. 낮에는 의료 활동에 전념하였고, 진료가 없는 밤에는 언어습득을 위해 노력하였습니다.

 주경야독인 셈이었습니다.

 

 그곳에서의 활동에서 가장 큰 문제점은 습도가 높은 우기에 각종 바이러스와 알레르기 질환의 만연이었습니다.

 

 그는 청결한 주거 문화와 식생활 습관의 개선에 관심을 기울였고, 또한 무의촌 진료에 있어서 진료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비교적 적극적인 환자보다는 오히려 찾아오지 않는 이들 중에 더 만성적이고 치료 효과가 높은 감염질환자들이 많다는 점을 발견하여 그는 기다리는 진료보다는 찾아 내어 치료하는 방식을 지향하였습니다.

 

의사 이영식의 무의촌 진료 모습

 

 그곳 무의촌에는 만성중이염을 앓고 있는 어린이들이 많았습니다. 말을 배워야 할 시기에 중이염으로 인한 청력 저하로 말을 배우지 못하여 평생 장애인으로 지내야 했습니다. 그런 어린이들을 찾아내어 염증을 치료하고 필요하면 보청기를 착용시켜 청력을 향상시켜 줌으로써 적은 비용으로도 본인에겐 엄청난 도움을 줄 수 있는 지원 방법을 모색하였습니다.

 

 그는 예방접종도 활발히 벌였습니다.


 1996년도 3/4분기에는 간염, 홍역, 소아마비 등 예방접종을 비롯하여 미얀마인 외래환자 282명과 입원환자 176명을 치료하였으며, 동포 220명을 진료하였습니다. 또 교회인 Living Water Dragon Church와 장님 마을 그리고 고아원인 Inya Boy’s Training school을 찾아다녔고, 무의촌에서 720여명 의 환자 진료에 적극적이었습니다.

 

 특히 고아원에 대한 정기적인 진료로 개인 위생 및 영양상태 개선과 질병치료에 만전을 기하였습니다.
그리고 C형간염 감염에 대한 인식부족으로 수혈로 인한 C형 간염 감염률이 높아 공혈자들에 대한 질병이 발생하는 특정 지역에서 바이러스 양성률을 조사하였습니다.

 

 미얀마 보건부의 지원을 받아 전체의 유병률 및 위험인자를 조사하여 미얀마 보건정책에도 기여하였습니다.

 

<미얀마내 수혈액의 C형 간염 양성률 및 C형 간염환자의 질병경과에 관한 연구>를 소규모 프로젝트로 수행하였으며, 보고서에서 미얀마의 열악한 공중위생 상태와 높은 간질환 환자 비율, 수혈용 피에 대한 검사가 행해지지 않고 있는 점을 지적하였습니다.

공혈자들에 대한 C형 간염 바이러스 양성률을 조사함으로써 미얀마 전체의 유병률을 알아내고 위험인자를 조사하고 양성자들에
대한 추후관찰을 통해 질병의 경과를 밝혀 미얀마 보건정책 결정에 도움을 주었습니다. 일반적인 C형 간염 양성자의 자연 경과를 알아 내어 학술적으로도 기여할 수 있도록 연구를 시작하였습니다.

 

 그 결과 검사가 완료 된 414개 샘플 가운데 47개 샘플이 C형간염 항체 양성반응을 보여 11.4%의 양성률을 보였으며, 헌혈자의 경우 대개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상류층에 속하는 이들이므로 일반인들에 있어서는 더 높은 비율로 나타 날 것이라 예상하고, 실제로 중대한 국가적인 보건문제임을 지적하였습니다.

 

 그의 지속적인 예방활동에 힘입어 원래 2~3%로 예상되었던 미얀마 수혈혈액의 C형간염 항체 양성률이 무려 12%에 가까워졌고, 이런 보건위생은 국가적으로 중대한 문제로 대두되었습니다. 그 결과 수혈혈액에 대한 검사를 조기에 고려하게 되었습니다.

 

 미얀마에서도 AIDS가 큰 문제였습니다.  태국과 국경을 이루는 북쪽지방의 경우 태국으로 넘어가 매춘에 종사하다 귀국하는 여성들이 많아 이 사람들을 통해 AIDS가 빠른 속도로 확산되었습니다.

 AIDS에 대한 교육과 홍보가 제대로 되어있지 않았으며 지역적으로 마약생산지와 겹쳐, 불결한 주사기 등을 통해서도 확산이 가속화되고 있었습니다.

 

 비공식적인 조사에 의하면 미얀마 북쪽 국경지역의 마약상습자를 위한 수용병원에서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AIDS에 대해 검사한 결과 75%가 AIDS에 감염되어 있을 정도로 심각하며, 미얀마가 경제개방을 확대해가면서 유흥업소가 늘어나고 그에 따라 매춘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어 시급한 대책이 요구된다고 그는 지적하였습니다.

 

 1960년대의 우리나라처럼 미얀마에도 거의 전 인구가 기생충에 감염되어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경제적 여유가 있는 일부 사람들만이 개인적 으로 구충제를 복용하는 형편임을 알리고 분변처리를 비롯한 주거양식의 근본적인 개선과 구충제복용 캠페인을 제안하였습니다.  

 

 특히 회충에 감염되었을 경우 탄수화물의 흡수율이 감소하는 것을 밝혀내 회충퇴치에 대한 학술적인 근거를 마련하였습니다. 그리고 회충감염과 쌀 탄수화물 흡수 및 장내 투과성에 대한 연구를 제도적으로 접근하기 위하여 지원방안을 제안하였습니다.
 그리고 내시경 시술 및 초음파가 극히 제한된 수의 의사들에 의해서만 행해지고 있어, 기술전수를 통해 미얀마의 현대화된 의료체계를 세웠습니다.


 미얀마 북부지방에 자생하는 갯질경이(Plantago Major : 이미 동물실험에서 궤양치료 효과가 확인된 약초)라는 야생약초를 소화성 궤양 치료에 적용해 보려는 임상연구를 시작함으로써 결과에 따라 대학이나 기업연구소와 공동으로 신약을 개발할 가능성이 매우 클 것으로 생각하였습니다.

 

plantago major라는 야생약초의 생태조사를 위한 조사모습

 

 

 그 외에 민간에서 흔히 사용하며 약효가 거의 확실히 인정되고 있는 항결핵제, 항생제, 혈당강하제가 함유되어 있어 연구진과 공동 연구할 경우 매우 전망이 밝을 것으로 예상하였습니다.
 야생약초 갯질경이의 소화성 궤양에 대한 연구 등을 자비를 투자할 수밖에 없었는데, 거기에 대한 지원을 비정기적으로라도 요청할 수 있는 제도를 모색하기도 하였습니다.

 

 성실하고도 헌신적인 자세와 투철한 사명감으로 무의촌 진료와 한인병원 운영 등 자원봉사 활동 등으로 한국과 미얀마의 관계 강화와 한인사회의 어려움 해결에 크게 이바지하였습니다.

 

 의사 이영식은 정부파견의사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귀국하면서 체계적이고도 건설적인 해법을 제시합니다.

 

 일상적인 의료 활동이 보건행정에 도움이 되겠지만, 국가적 보건정책 결정이나 공공위생의 개선, 질병예방에 더 큰 비중을 두고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실질적으로 미얀마에 유익할 것이다.

 경제적 사정 때문에 첨단의학에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미미하고, 대 다수의 국민들은 민간요법에 의존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해서 미얀마의 전통의학과 민간요법에 대한 공동연구가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자연스럽게 미얀마 교민들을 진료하게 되는데 교민진료 자체를 제도화해야 하며, 교민들을 위해 상담하고 치료하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자발적으로 투자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필요한 약제와 병원 임대료 그리고 간호사 고용비용 등등의 제반경비를 자체적으로 부담하기엔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무리가 있다.  

향후 교민뿐만 아니라 출장자와 관광객들이 많이 늘어날 것으로 생각되는데 제도화된 교민진료 체계가 필요할 것이다.

 

의사 이영식은 미얀마에서 주민들에 대한 성실한 의료 활동은 물론 국가보건행정의 체계를 세운 점이 특이합니다.

그는 많은 일을 하였습니다.  그가 한국에서 익힌 의학지식을 충분히 활용하기에는 의료시설이 너무 빈약하였으나, 반면 조그만 노력이나 비용으로도 매우 큰 효과를 올릴 수 있었고, 그 노력으로 미얀마 주민들에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출처  가난한 지구촌 사람들을 사랑한 한국의 슈바이처들 / 한국국제협력단(KOI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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