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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TV&영화 속 건강

이덕화 식 유머와 탈모(脫毛), 그리고 탈모(脫帽)

 

 

       방송 프로그램 ‘댄싱 위드 더 스타 시즌2’가 끝나자마자 ‘시즌 3’을 기다리게 된다. 스타들이 춤의 경연을 펼치는 것도 

        흥미롭지만, 진행자 이덕화 씨의 멋드러진 멘트를 만나는 재미가 크기 때문이다.

 

  

 

 

 

  

 

댄싱스타 2를 진행한 '이덕화'

 

 

 

이 씨는 올해 만 60세가 된 사람답지 않게 젊은 감각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총도 칼도 아닌 오직 춤으로 겨루는 댄싱 위드 더 스타!” 이와 같은 멘트를 듣고 있으면 미소가 머금어진다. 그가 가요 프로그램 생방송 ‘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토토즐)’를 진행했던 시절이 절로 떠오르는 까닭이다. 그는 1980년대 당시 ‘부탁해요!’ 라는 유행어를 낳을 정도로 절정의 인기를 구가했다.

 

한 세대가 지났건만 그의 재치 있는 멘트 실력은 줄지 않았다. ‘댄싱 위드 더 스타’는 그의 유머러스하면서도 진중함이 깃들어 있는 진행 덕분에 크게 빛났다.

 

그는 탈모 탓에 가발을 쓴 자신의 머리를 빗댄 멘트로 시청자를 폭소하게 만들기도 했다. 시즌 2의 첫 방송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시간이 갈수록 열기가 점점 대단해집니다. 그 열기 때문에 제가 걱정됩니다. 머리에 문제가 생길 것 같습니다. 오우 불안해! ”

 

자신의 탈모를 유머 소재로 삼는 내공은, 프로그램이 끝나는 마지막 방송에서도 다음과 같은 같은 멘트를 만들어냈다. “과연 누가 1위의 영광을 차지할 것인가. 오우 떨려! 제 머리 속에 땀이 다 납니다.”

 

첫 방송과 끝 방송의 멘트가 수미일관의 내용을 갖춘 것이 우연일까, 아니면 계산된 것일까. 어느 쪽이든 참으로 대단한 진행이 아닐 수 없다. 이덕화 씨가 자신의 탈모를 유머 소재로 삼는 것은, 그만큼 공감하는 시청자가 많다고 여기는 까닭이다. 각종 매체의 의학 지면이 탈모를 즐겨 다루는 것도 같은 이유다.

 

 

탈모에 관한 속설, 과연 진실일까?


 

 

사람들이 흥미로워하는 탈모의 속설은 매스컴의 단골 소재다. 그 덕분이라고나 할까. ‘탈모는 아버지 쪽으로 한 대 걸러서 유전된다’는 속설 이제 믿는 사람이 없는 듯하다. 의학계에 보고된 바에 따르면 탈모는 부모 양쪽 모두에서 유전될 수 있다. 미국 오하이오 라이트주립대 의학부의 캐머런 첨리 교수는 탈모가 어머니와 아버지 쪽 모두에게서 유전될 수 있고, 부모뿐 아니라 양가 친척 중 8촌까지도 유전이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탈모 치료제를 먹으면 성 기능 장애가 온다’는 속설도 더 이상 위세를 지니지 않는다. 임상시험에서 성욕 감퇴 같은 부작용이 생긴 경우는 100명 중 3명 정도이기 때문이다.

 

 ‘머리빗으로 두드리면 혈액 순환이 잘돼 탈모를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속설  마찬가지이다. 혈액 순환을 도와 모근이 활성화되면 탈모 예방이 가능하다는 것 자체가 틀린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빗으로 두드려 두피를 자극하는 것은 두피를 더욱 두껍게 해 피부 호흡을 방해하고 피지의 분비를 촉진한다. 오히려 뾰족한 빗의 자극으로 인해 파괴된 모세혈관과 모낭세포는 탈모를 촉진한다.

 

 

탈모를 막는 음식들

 

 

 

필자가 이끄는 ‘힐링푸드’ 팀이 탈모 전문가들의 의견을 취합한 결과, 과거에 비해 탈모 인구가 늘어나고, 그 연령대가 점점 낮아지는 것은 우리 식단이 점점 서구화돼 가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알려져 있다시피, 탈모는 모발의 영양성분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모발은 10여 종 이상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케라틴 단백질이다. 모발에 영양을 주기 위해서는 단백질 섭취가 가장 중요하다. 이 때문에 다이어트를 위한 식이요법 등으로 영양분 섭취를 지나치게 제한할 경우 탈모가 나타나는 일이 많다. 모발에 전달되는 영양소가 급속히 줄어들어 그 같은 현상이 빚어진다.


요즈음에는 영양 과다가 오히려 탈모를 악화시킨다는 견해가 많다. 동물성의 기름진 음식은 남성호르몬 분비를 촉진시키고, 혈중 콜레스테롤도 높이며 두피 피지 분비량을 늘려 모근의 영양 공급을 악화시킨다. 또한 인스턴트식품, 커피, 설탕, 담배, 술, 탄산음료 등도 지나치게 섭취하면 모발에 악영향을 미친다.


모발 영양을 위해선 우유, 육류, 계란, 등푸른 생선 등을 균형 있게 섭취하는 것이 좋다.  콩은 탈모를 예방하는 음식으로 알려져 있으며 한방에서는 검은깨가 탈모를 방지하고 모발도 검게 한다고 전해져 온다. 녹황색 채소, 현미와 통밀가루 같은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 비타민 A, D, E가 풍부한 음식도 좋다.


무엇이든 지나친 섭취는 삼가야 한다. 비타민A가 많은 당근, 토마토, 살구 등의 과다 섭취는 오히려 탈모를 조장할 수도 있으니 적당한 양 조절이 필요하다. 비타민B, C 등 물에 녹는 수용성 비타민은 많이 먹어도 체내에 저장되지 않고 밖으로 배출돼 큰 부작용이 없으나 비타민A처럼 지방이나 유기용매에 녹는 지용성 비타민은 과다 섭취할 경우 간이나 지방 조직에 저장돼 탈모 등의 부작용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스트레스는 탈모의 으뜸 요인

 

 

 

탈모 전문가들은 여름철에 탈모(脫帽)하는 습관을 들일 것을 권유한다. 햇살이 뜨거운 거리를 걸을 땐 모자가 도움이 되지만, 실내에서까지 모자를 쓰면 아무래도 두피의 혈액 순환을 방해해서 좋지 않다는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가발을 쓰는 것은 탈모를 촉진하는 것임에 틀림없다. 탈모 초기 단계에서는 가발을 쓰지 않는 게 좋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 단계를 벗어나면 어떨까.


각자 판단에 맡길 일이지만, 이덕화 씨의 경우를 보면 가발을 써서 자신감을 얻는 것도 괜찮을 듯싶다. 젊은 시절 한 때 머리털 이야기만 나와도 치를 떨었다는 이 씨가 탈모를 유머의 소재로 삼는 것을 보는 것은 무척 즐겁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스트레스 없이 유쾌하게 사는 게 최고의 삶이라는 생각이 절실해진다. 스트레스는 탈모의 으뜸 요인일 뿐 만 아니라 인생 자체를 망치는 흉악범이다.   

 

글 / 장재선 문화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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