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사 철이면 직장 회식 메뉴로 삼겹살이 인기다. 돼지고기는 미세 먼지와 함께 몸 안에 들어온 카드뮴ㆍ납 등 중금속을 배출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겹살 회식을 하면서 황사 먼지는 물론 그 안에 든 각종 유해물질을 배출시켜줄 것으로 막연하게 기대한다. 석탄ㆍ분필 가루를 많이 마시는 광산 노동자나 교사들이 돼지고기를 즐겨 먹는 이유도 비슷하다. 정말 돼지고기에 디톡스(제독) 효과가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이를 객관적으로 입증한 연구논문은 찾기 힘들다.





돼지고기는 영양상 장점이 많다. 비타민 B1(정신건강 개선, 성장 촉진), 비타민 B12(빈혈 예방, 성장 촉진, 신경계 건강 유지), 아연(상처 치유 시간 단축, 성장 촉진), 철분(빈혈 예방, 피로 해소)이 풍부하다. 정신적 스트레스가 심한 직장인, 한창 자라는 어린이와 청소년, 빈혈이 있는 젊은 여성에게 권할 만하다.


일본에선 장수 식품으로도 통한다. 세계적인 장수촌인 오키나와의 주민 1인당 돼지고기 섭취량이 일본 내 다른 지역에 비해 최고 열 배까지 많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서부터다. 오키나와에선 돼지고기를 삼겹살 대신 안심이나 등심을 장시간 푹 삶아 기름기(지방)를 완전히 빼고 먹는다.


최근 돼지고기가 주식인 쌀을 제쳤다는 뉴스가 나왔다. 생산액 기준으로 돼지고기가 우리 국민의 주식인 쌀보다 많아졌다는 의미다. 지난해 돼지고기 생산액은 6조7700여억원으로 그동안 부동의 1위를 차지해온 쌀을 밀어냈다. 국내에서 연간 돼지고기는 115만t, 닭고기는 63만t, 소고기는 53만t, 오리고기는 12만t이 소비된다. 국민 1인당 연간 육류 소비량으로 환산하면 돼지고기는 22.8㎏, 닭고기는 12.8㎏, 소고기는 10.7㎏, 오리고기는 2.5㎏ 섭취한다(2015년 기준).





돼지고기 삼겹살은 오랫동안 ‘서민 음식’으로 굳건한 인기를 누렸다. ‘지방은 건강에 해롭다’는 인식이 소비자의 돼지고기 선호부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돼지고기의 여러 부위 중 최고 지위를 누렸던 삼겹살이 목살에 그 자리를 내주고 있다.


일반적으로 돼지고기는 고지방 식품이라고 인식하고 있지만 삼겹살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부위가 고단백ㆍ저지방 식품이다. 안심ㆍ등심ㆍ목살ㆍ앞다리살ㆍ뒷다리살ㆍ갈비살 등은 지방이 적고 단백질ㆍ비타민 등 여러 영양소를 골고루 함유하고 있다. 돼지고기 등 육류의 단백질은 ‘완전 단백질’로 통한다. 우리 몸에서 합성할 수 없는 필수 아미노산 8종을 모두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방은 흔히 혈관 건강에 이로운 불포화지방과 혈관 건강에 해로운 포화지방으로 분류된다. 돼지고기의 지방은 동물성 지방이어서 100% 포화지방이라고 오인하는 사람이 많다. 돼지고기의 지방은 불포화지방과 포화지방 비율이 6 대 4 정도다. 불포화지방의 비율이 오히려 높다. 조리를 위해 삶거나 구울 때 지방이 다량 밖으로 배출되므로 실제 돼지고기를 먹어 섭취하게 되는 지방의 양은 그리 많지 않다.





돼지고기는 고단백식품이다. 우리 몸은 약 70%를 차지하는 수분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단백질로(약 20%) 구성돼 있다. 양질의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해야 체내에서 단백질이 원활하게 합성돼 질병에 걸리지 않고 오래 살 수 있다. 돼지고기 단백질은 필수아미노산의 조성이 완벽하고 양이 풍부해 고급 단백질로 통한다. 성장하는 어린이, 노화로 인해 건강을 위협받는 노인에게 돼지고기의 섭취가 반드시 필요한 것은 고급 단백질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요즘 돼지고기 맛이 확실히 좋아졌다. 2000년대 중반 이후 제주 관광이 활발해지면서 흑돼지를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제주에서 먹은 흑돼지의 맛은 기존 돼지고기 맛과 확실히 달랐다. 제주 흑돈은 과거에 우리나라에 들어 왔던 버크셔 품종이 토착화된 것이다. 제주 흑돼지가 인기를 끌면서 내륙에서도 버크셔 사육 농장이 하나둘씩 늘고 있다. 버크셔는 지방이 두텁고 육향이 강해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 흑돈이 버크셔의 한 종류라면 국내 양돈 농가가 흔히 사육한 백돈은 요크셔 품종 돼지에 다른 두 종류의 돼지를 교잡해 얻은 것이다. 흔히 삼원 교잡 백돈이라 하는 데 생산성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2010년대 중반부터 국내 소비자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스페인산(産) 이베리코 돼지고기다. 그 이전에도 수입 냉동육이 들어 왔지만 대부분 대패 삼겹살ㆍ샤브샤브용 등 저가 식재료로 사용됐다.


이베리코 고기 집 주인은 삼겹살 보다 목살ㆍ항정살을 권한다. 이베리코 삼겹살은 고기가 아니라 기름 덩어리처럼 보인다. 삼겹살의 지방이 너무 두터워서다. 이베리코 전문점 등에서 삼겹살이 아닌 다른 부위가 팔리면서 돼지고기 부위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가 다양해졌다. 일부 외식업체는 삼겹살 대신 전지(앞다리살)를 사용한다. 전지는 구우면 삼겹살과 맛을 구분하기 힘들다. 가격은 삼겹살 보다 싸고 기름기도 조금 적다.





돼지고기의 안심ㆍ등심은 돈까스용으로 주로 쓰인다. 안심이나 등심을 튀기거나, 팬에 기름을 두르고 스테이크 굽듯이 구우면 맛이 기가 막히다. 안심을 길게 자른 뒤 밀가루로 옷을 입혀 튀긴 음식이 탕수육이다. 등심, 특히 뼈째 붙어 있는 등심은 스테이크로 구우면 맛이 일품이다. 이것이 폭찹이다.




글 / 식품의약칼럼니스트 박태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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