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개발된 수면제, 부작용 거의 없어

먼저 수면제를 살펴보자. 수면제는 말 그대로 중추신경계에 작용해 수면을 유도하는 약물이다.  인위적으로 뇌의 각성도를 떨어뜨려 수면을 유도한다.  대부분 잠을 이루지 못하는 불면증 환자들에게 처방된다.

과거 수면제는 체내 작용시간이 길거나 수면 도중 깊은 숙면을 방해해 잠에서 깬 다음 날에도 환자가 심한 졸음을 느끼는 등 부작용이 많았다.  잠이 오지 않을 때 습관적으로 이러한 수면제를 찾게되면 나중엔 수면제가 없으면 잠을 이루지 못해 한평생 수면제의 노예로 살아야하는 불상사를 낳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개발된 수면제는 체내 작용이 짧아 수시간 이내 대사되어 다음 날 후유증을 거의 남기지 않는다.  수면 도중 숙면을 방해하는 부작용도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장시간 비행기 여행에서 억지로 수면을 취하려고 애쓰는 것보다 수면제 한두 알의 도움을 받는 것은 대단히 현명한 처사가 아닐 수 없다.

불면증의 경우도 의사의 처방을 거쳐 필요한 경우 수면제를 복용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치료행위의 하나다. 수면제를 일시적 대중요법의 하나로 인식해 가능하면 환자 마음대로 수면제를 끊고 억지로 잠을 청하는 것은 매우 어리석은 행동이다. 적절한 수면제 사용으로 용이하게 수면을 취하는 것은 불면증 환자의 엉긴 수면리듬을 정상화하고 환자의 자신감을 심어주는데 매우 긴요하다.




실보다 득이 훨씬 큰 스테로이드

이번엔 스테로이드에 대해 살펴보자. 스테로이드는 아스피린보다 수백 배 이상 강력하게 염증을 가라앉혀주는 현존하는 최고의 소염제다.  1960년대 처음 선보였을 때 한평생 통증으로 걷지 못하던 관절염 환자를 벌떡 일어나게 해 기적의 약으로 주가를 드높였다.

그러나 양지가 있으면 음지가 있는 법. 스테로이드를 장기간 사용할 경우 여기저기 심각한 부작용이 튀어 나왔다.  얼굴이 둥글게 변하고 피부가 붉어지며 위장에 궤양이 생기고 출혈이 되기도 했다.

한때 무면허 의사들이 관절염 환자에게 널리 사용하는 이른바 뼈주사가 바로 스테로이드 제제다.  이들의 마구잡이 투여로 스테로이드 부작용 환자가 속출하면서 언론에서 대대적으로 스테로이드 마녀사냥에 나섰다.  스테로이드는 절대 사용해선 안 되는 약으로 둔갑했다.

그러나 스테로이드도 필요한 경우엔 반드시 처방되어야 한다.  관절염이든 아토피든 극심한 급성 염증을 가라앉히는 데엔 스테로이드만큼 탁월한 약물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도 의사의 처방전에 스테로이드가 기재되면 환자는 색안경부터 끼고 본다.  당장 명의 소리를 듣기 위해 부작용이 많은 스테로이드를 나에게 처방했다고 오해하는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인 의사가 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소량씩 주기적으로 투여하는 스테로이드는 실보다 득이 훨씬 크다.  발갛게 붓고 욱씬욱씬 아프고 잔뜩 성이 나있는 환부를 그대로 두고 스테로이드는 무조건 투여해선 안 된다는 인식은 대단히 잘못된 것이다.




훌륭한 명약으로 둔갑할 수 있는 마약

마약도 마찬가지다.  몰핀 등 마약은 치료제라기보다 중독과 남용을 낳는 등 각종 범죄의 온상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마약도 경우에 따라 훌륭한 명약으로 둔갑할 수 있다.  특별한 치료가 없는 말기 암환자가 대표적 사례다. 이들에게 현실적인 문제는 극심한 통증이다. 마약은 이러한 말기 암환자의 통증을 덜어주는 신의 선물이나 다를 바 없다.

이런저런 수술이나 방사선, 항암치료로 몇 개월 더 생명을 연장하는 것보다 고통 없이 품위 있게 임종을 맞이하는 것이 말기 암환자들에게 훨씬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놀라운 사실은 보통 사람에겐 중독을 유발하는 마약 용량의 100배나 되는 고용량을 한꺼번에 암환자에게 투여해도 이들에겐 중독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일반인들의 상식과 달리 통증에 시달리는 말기 암환자들이 중독을 걱정해 마약 진통제의 사용을 꺼리는 것은 이만 저만한 난센스가 아니다.

비단 말기 암환자 뿐 아니다. 단순히 허리를 삐끗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극심한 급성 요통으로 꼼짝 없이 누워 있는데 절대로 빠져선 안 되는 중요한 시험이나 방송, 발표회가 있다고 가정해 보자.  이때도 엠에스콘틴을 비롯한 경구용 혹은 패치형 마약진통제가 의외의 정답이 될 수 있다.  마약진통제를 통해 통증을 억지로라도 누르고 과제를 마치는 것이 때론 현명한 방법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물론 이러한 마약진통제는 대단히 신중하게 처방되어야 한다.  그러나 극심한 급성 통증 환자가 꼭 필요한 경우 제한적으로 투여되는 것은 의학적으로도 타당한 일이다.  ‘마약은 나쁜 약이니까 절대 사용해선 안 된다’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약은 그 자체로 선과 악이 없다.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약이 될 수도 있고 독이 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부작용이 많은 것으로 알려진 약이라도 전문가인 의사가 이해득실을 따져 신중하게 처방한다면 이를 결코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수면제와 스테로이드, 심지어 마약도 때론 명약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_글..홍혜걸 건강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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