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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생활

소금만 적게 먹어도 '고혈압 약' 끊는다고!?

 

  우리나라 국민은 세계보건기구(WHO)의 나트륨 섭취권고량(2,000mg/일)보다 2.4배 높은 4,878mg(2010년 기준)을 섭취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트륨을 과다 섭취하면 고혈압을 비롯한 당뇨, 심장 및 뇌혈관 질환 등 만성질환에 걸리기 쉽다.

 

 

 

 

 

 

 이정욱 (회사원 38세)   

 ■ 허리둘레 : 92cm(남자 90cm 미만 정상)     ■ 운동 : 거의 안 함        

 ■ 흡연 : 10년 동안 하루에 반 갑    ■ 체질량지수 : 26 (kg/m2, 18.5~23.0 정상)
 ■ 혈압 : 142/93mmHg(120/80mmHg 미만 정상)

 

 

 

 소금 적게 먹으면 정말 혈압약 끊을 수 있을까?

 

 소금 섭취량을 줄이면 정말 고혈압이 정상으로 되돌아갈 수 있을까?  정말 심혈관 질환 예방 효과가 있을까?  혈압 조절하려고 먹는 고혈압약을 끊을 수 있을까?  

 이정욱 씨는 나트륨 섭취량을 줄이면 고혈압을 예방할 수 있다는 정보를 접하고 궁금증이 일었다.

 

 회사원 이정욱(38세) 씨는 고혈압약을 복용한 지 1년이 조금 지났다. 고혈압약을 먹기 시작하면 끊을 수 없다는 이야기가 있는가 하면 소금만 적게 먹어도 혈압약을 끊을 수 있다는 정보가 상존한다.


 “과도한 소금 즉, 나트륨 섭취는 혈압을 상승시키고 심혈관 질환 유발을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제가 진료한 고혈압 환자 중에도 나트륨을 줄이는 식습관을 지키고 운동을 병행하면서 담배를 끊었더니 혈압약을 끊을 정도로 좋아졌습니다.”

 

 2008년부터 나트륨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해온 이무용(동국대학교일산병원 심장혈관센터) 교수는 과도한 나트륨 섭취는 고혈압의 원인이며 혈압 상승 없이도 심혈관 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고 말했다.

 

 나트륨은 말초 혈관을 수축시켜 혈압을 올린다. 짜기 때문에 물을 더 필요로 하여 혈액과 체액의 부피가 늘어 혈관에 부담을 준다. 심장질환과 뇌졸중, 신장병에 이어 위염과 위암까지 부른다.

 

 

 

 

 소금은 가공식품과 외식할 때 많이 섭취 돼

 

이정욱 씨는 출근하느라 아침을 거르고 회사 앞 편의점에서 빵이나 김밥을 사먹는다.

 점심도 동료와 식당에서 사먹고 저녁도 대부분 회식이나 술자리 때문에 밖에서 먹는다.

 

 사무직 회사원이다 보니 컴퓨터 앞에서 일하는 시간이 대부분이며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가족들과 나들이를 다닌다. 땀을 흘릴 정도의 운동은 따로 하지 않는다. 담배는 하루에 반 갑 정도.  우선 이정욱 씨의 혈압과 허리둘레, 심장 소리를 들었다. 혈압은 142/93mmHg(120/80mmHg 미만 정상)으로 높은 편이었다.

 

 “이정욱 씨는 대부분 음식을 집 밖에서 먹잖아요. 가공식품과 식당 음식은 짭짤하니 나트륨을 과하게 섭취하는 거 같아요.

  운동이나 육체 활동을 하여 땀을 흘리며 나트륨을 배출해야 하는데 그런 기회나 생활습관도 부족하고요.  

  담배는 혈압에 정말 좋지 않습니다. 식사일지를 쓰고 영양사와 상담을 하고, 소변 검사를 하여 나트륨 섭취 정도를 알아보고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이 좋을 거 같습니다.”    이무용 교수는 이정욱 씨의 생활습관에 대해 조언했다.

 

 가공식품 섭취와 외식 비중이 높은 요즘 사람들. 각자 가정에서 음식을 싱겁게 먹는다고 건강을 지킬 수 없는 상황이다.  정부 차원에서 가공식품과 식당에서 나트륨 함량을 줄이고 싱겁게 먹는 음식문화가 필요한 이유다.

 

 핀란드는 North Karelia에서 1972년부터 나트륨 섭취 감소를 포함한 생활 습관 조절 사업을 시작하여 평균 수명을 연장시켰으며 뇌졸중을 75% 감소시켰고, 관상동맥질환 사망을 80% 감소시켰다.

 

 

 

  

 1개월 싱겁게 먹으면 혈압 7mmHg 떨어뜨린다?

  

 나트륨 섭취량과 고혈압, 심혈관 발생 관계를 밝히는 연구는 여러 가지다.

 2001년 DASH-sodium 연구는 ‘1개월간의 저염식이 1개월간의 고염식에 비교하여 7mmHg의 혈압을 낮추었다.’라고 밝혔다.

 

 Trials of Hypertension Prevention 연구에서는 ‘나트륨 섭취 감소 교육이 혈압을 감소시키면서 또한 고혈압 발생을 낮추는 효과를 보았으며 20년 동안 추적 관찰한 결과, 25~30%의 나트륨 섭취 감소는 심혈관 질환 발생을 25% 감소시켰다.’라고 발표했다.

 

 MacGregor 등은 무작위 연구에서 음식에 추가로 소금을 사용하지 않고 소금이 사용된 음식을 피함으로써 소금섭취를 하루 9~12g에서 5~6g 정도로 줄일 수 있으며, 그 결과 고혈압 환자에서 혈압약 한 개의 약물치료에 맞먹는 혈압강하 효과를 얻을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소금 즉 나트륨 섭취량을 줄여도 혈압의 변화가 없는 사람도 있다.

 나트륨 섭취량에 따라 혈압 변화가 있을 때 ‘나트륨 감수성’, 혹은 ‘염가수성’이라고 한다. 염가수성에 대한 정의와 공통된 평가 방법이 확립돼 있지 않고 알려진 방법 또한 비용이 많이 든다.

 

 “소금에도 좋은 소금, 나쁜 소금이 있지 않나요?”  이정욱 씨는 이무용 교수의 설명을 듣다가 물었다.

 

 이무용 교수는 “천일염이나 죽염이 고혈압에 좋다고 말하기도 하는데, 천일염의 나트륨 함량이 정제염보다 상대적으로 낮아서 정제염보다 좋다는 말이지, 혈압을 낮추는 것은 아니며 과량섭취하면 혈압을 악화시킬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무용 교수는 이정욱 씨에게 나트륨 섭취를 줄이는 식습관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설렁탕 먹을 때 소금 간을 하지 않고 먹으면 좋아요. 한 달 정도만 싱겁게 먹는 습관을 들이면 나중에는 짠 음식을 먹는 게 오히려 힘들어지게 됩니다. 국이나 찌개 국물이 있는 음식을 먹을 때 건더기만 먹는 것도 좋고요. 야채와 과일을 많이 드시는 게 좋습니다. 야채와 과일에는 칼륨이 풍부해 나트륨을 몸 밖으로 배출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지요.”

 

 나도 모르게 짜게 먹는 습관이 부른 각종 질병. 이정욱 씨는 식습관부터 고쳐서 혈압을 조절해야겠다며 병원을 나섰다

 

 

 Tip. 알면 도움이 되는 나트륨 상식
  ■ 나트륨 섭취가 많은 음식종류 :
국·찌개·면류(31.5%) > 김치류(22.5%) 순(’10. 국민건강영양조사)
  ■ 한 끼에 나트륨 : 섭취량 단체급식(2,236mg) > 외식(1,959mg) >가정식(1,342mg)
  ■ 한국인 연도별 추이 : 4,388mg(’07) → 4,553mg(’08) → 4,646mg(’09) → 4,878mg(’10)
  ■ 외국의 일일 섭취량 :  일본 4,280mg(’09), 영국 3,440mg(’08), 미국 3,436mg(’06)
  ■ 나트륨 과잉섭취 관련 질환 : 고혈압, 뇌졸중, 관상동맥질환, 심혈관질환, 위암, 신장질환, 골다공증·골절, 당뇨, 비만

 

 

글  / 김성숙 기자 • 사진 / 엄성식 사진가 

도움말 / 이무용 동국대학교일산병원 심장혈관센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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