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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살아가는 이야기

그 때 그 병실에서 찾은 최고의 희망 치료약 초등학교 때 어머니께서는 특별한 원인도 없이 백혈구 수치가 저하되는 백혈구 감소증으로 종합병원에 입원하셨다. 그리고 퇴원 후에 조금만 일을 하셔도 피곤해하셨지만, 쉬면 되겠거니 하며 지내셨다. 얼마 후에는 얼굴에 반점 비슷한 것이 생겨서 동네 피부과에도가 보았지만, 마찬가지로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었다. 그러던 중 모처럼 가족끼리 기분 좋게 여름휴가로 바닷가에서 일광욕을 하고 난 후로 며칠 뒤 어머님께서 몸살을 앓고 나시다가 점점 몸이 부으시며 상태가 안 좋아지셨다. 심지어 복수까지 심하게 차셨다. 대학병원에서 여러 검사 후 내려진 진단은 전신성 홍반성 루푸스. 그 당시 나는 의과대학에 다니고 있었지만, 본과 1학년을 바라보는 예과생으로서 막연하기만 하였고 찾아본 바로는 류마티스 관련 질환의 일종으로 .. 더보기
손자들을 향한 두 해바라기의 애틋한 마음 7년 넘게 이웃하며 생활하던 딸과 사위가 친부모님께 효도한다고 낙향한지 어언 10년이 되어간다. 갓 태어난 외손녀, 그리고 외손자가 각기 중학생이요 초등학생이 되었으니, 세월무상인지 감회가 새 롭다. 철부지들은 하루가 멀다하고 마주치며 울고 웃고 부대꼈는데 훌쩍 떠나 더욱 그들이 보고싶다. 낙향이후 수년간은 외가 나들이에 개근을 했는데 2년 전인가 손녀가 중학생이 되고나서 발길을 끊었다. 이유의 하나가 특기인 미술 실기를 연마하기 위해 학원수강이요, 둘째는 친할머니가 요양원에 계셔서 평소에 하지 못한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 문병 겸 간병을 하겠다는 것이다. 모두 합당한 변명이라 불평이 있을 수 없다. 하지만 1년에 두번의 방학에 어김없이 활용하며 남매가 상경을 했는데, 이런저런 이류로 결석을 장기화하여 다.. 더보기
“유괴? 뭔 소리야, 우리 애 집에 멀쩡히 잘 있는데!" 얼마 전 마침 개교기념일이어서 집에 있었다. 운동하고 샤워 후 머리를 말리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렸다. 웬 전화인가 의아해하며 수화기를 드니 '그놈 목소리'가 들렸다. 딸 이름(고1 년생)을 대며 내가 데리고 있으니 많이도 필요 없고 일천만 원만 보내라는 것이었다. “유괴라니, 당신 애들 유괴범은 100% 잡힌다는 것 몰라서 하는 짓이야, 시방?” 나는 기세 좋게 오히려 반격을 가하고 있었다. 사태의 심각성을 온몸으로 느낀 것은 딸아이인 듯한 “아빠, 살려주세요”라는 우는 음성이 수화기를 통해 들리면서부터였다. 나는 ‘그놈’이 하라는 대로 휴대폰으로도 전화를 받는 한편 계좌번호, 비밀번호 등을 초등학교 학생처럼 불러주었다. 어제까지 조회했던 예금 비밀번호는 웬일인지 자꾸 틀렸다. ‘ 그놈’이버럭짜증을냈다... 더보기
지리산 자락 효기리의 여름, 고향 어른신을 뵙고 어제 처남이 집사람과 함께 전주에 사시는 장인어르신과 장모님을 뵈러 처가에 간다고 하여 자진동행하 였다. 처가에 가는 길에 뜨거운 무더위를 벗삼아 외로움과 싸우고 계실 집사람의 큰 할머님(장인어르신 의 큰 어머니이심)을 뵈러 가자고 하여 처가댁을 경유, 완주군 구이면 상학 한우마을에서 점심식사를 한 후, 할머님이 사시는 남원시 이백면 효기리를 향하여 힘찬 출발을 하였다. 기상청 발표에 의하면 장마철이 끝났다고 하는 데도 심술을 부리듯 가는 길에 소낙비가 열대지방 스콜처럼 오락가락 한다. 이를 보고 처남댁이 "우리 아들 재신이의 마음과 같다" 고 하여 한바탕 웃었다. 궂은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안전 운전을 하는 처남의 수고로 우리 일행은 무사히 효기마을에 도착할 수 있었다. 골목 단정한 수로 은행나무 이끼 .. 더보기
맛과 멋과 영양이 가득한 우리집 요리레시피 공모전 안녕하세요. 국민건강보험 블로그 건강천사입니다. 이웃분들의 톡특하고 기발한 건강식단 조리법들을 함께 나누는 기회를 마련하였습니다. 당첨되시는 분들의 레시피는 블로그, 트위터 등 요리코너에 공개 될 예정입니다. 건강천사의 건강 레시피에 많은 분들의 도전을 기다립니다. ^^ 로그인없이 가능한 손가락추천은 글쓴이의 또다른 힘이 됩니다 더보기
사랑을 만드는 할머니의 오래된 요술재봉틀 내 방에는 나보다 훨씬 나이가 많은 재봉틀이 있다. 그것을 사오신 할머니조차 당신 젊었을 때 산 것 이라고만 하니 정확한 역사는 알 수 없으나, 어림해도 사십 년은 족히 넘은 듯 하다. 재봉틀에 얽힌 내 최초의 기억은 대여섯 살 즈음의 것이다. 여름이 한창인 날, 재봉틀이 놓인 건넌방에서 할머니는 새로 태어난 사촌동생의 옷가지를 만들고 계셨다. 할머니께서 재봉틀 발판을 밟으며 요리조리 천을 움직이면 뚝딱뚝딱 작은 옷들이 만들어졌다. 솜씨가 유난히 좋았던 우리 할머니는 여든이 다 되실 때까지도 20여 년 전 그 모습처럼 재봉틀을 다루셨다. 나는 중학교 2학년 때 할머니에게 재봉틀 다루는 법을 배웠다. 어머니는 공부하기도 바쁜데 그런 것은 뭐할려고 하려느냐며, 재봉틀을 달그닥거리는 나를 못마땅해 하셨다. 그.. 더보기
남편의 도시락을 쌀 때 떠오르는 나의 반찬 투정 아침마다 남편의 도시락을 싸느라 허덕거리면서 새삼 친정 어머니의 노고가 생각납니다. 단 한 사람 분의 도시락을 싸면서도 반찬 걱정을 하는 지금의 저와 비교해보면 어머니의 고생은 참으로 컷을 것 입니다. 전기코드만 꽂아놓으면 밥이 되는 편리함도 없이 무쇠솥에 밥을 해야 했던 그 시절, 우리 잡에는 도시락을 싸가야 하는 자식들이 6명이나 됐습니다. 위로 언니를 위시하여 어린 막내까지,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골고루 분포된 6남매의 도시락은 어머니께 분명 힘겨운 일이셨습니다. 없는 살림이어서 반찬걱정도 많으셨죠. 그렇다보니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는 그럭저럭 반찬을 싸갈 수 있었지만, 목요일과 금요일에는 김치나 콩나물 무침 등을 가지고 가야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목요일과 금요일의 점심시간이 참 싫었습니다. 친.. 더보기
KBS 아나운서 조수빈, 그녀의 솔직한 이야기 엄마 친구 딸(아들)은 이번 시험에서 또 1등을 했다더라. 엄마 친구 딸은 이번에 어디어디에 들어 갔다더라. 엄마 친구 딸은…. 건강보험 독자들은 ‘엄친딸’, ‘ 엄친아’ 라는 말을 들어보셨는지? 바로 어머니들이 자식들에게 하는 위와 같은 말 속에 등장하는‘엄마 친구 딸’과‘엄마 친구 아들’의 줄임말이다. 현실에는 도저히 없을 것 같은 뭐든지 잘하고 인물 또한 훤칠한 사람. 엄마 친구 아들딸 중에 분명히 있다고는 하는데 사실확인은 되지 않는 미스테리 속의 인물. KBS 조수빈 아나운서하면 ‘엄친딸’이라는 요즘 유행어가 곧바로 떠오른다. 조수빈, ‘조수빈’으로 기억되길 거부하다 KBS 조수빈 아나운서. 그녀에 대해 말할 때면 서울대 언어학과 출신, KBS 아나운서 중 한국어능력시험 최고성적을 거둔 ‘재원’.. 더보기
불만 가득한 나를 변화시킨 100일의 유예기간 인문계가 아닌 실업계로 진학을 하면서 나는 세상이 싫었다. 어려운 가정 형편이 드디어 내 목을 죄는구나 싶은 마음에 부모님도 싫고, 담임을 맡은 부기 선생님도 너무 싫었다. 가출, 입학한 지 사흘 만에 나는 혼자서 가출하기 위한 가방을 꾸렸고, 학교에 가는 척 하면서 학교 와는 반대 방향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드디어 넓은 세상으로 떠난다는 비장함으로 내 눈은 반짝였 지만, 그 반짝임도 얼마가지 못했다. 집에서 40킬로 정도 떨어진 길을 버스가 달린 때쯤 나는 극심한 공포감에 시달리게 되었던 것이다. 결국 내가 목적했던 도시까지 가지도 못하고 중간에 내리고야 말았다. 그런데 집으로 돌아갈 일이 막막했다. 내 주머니에 든 돈이 집으로 돌아갈 차비로는 부족했기 때문이었다. 나는 별수 없이 담임선생님께 전화를.. 더보기
나를 위한 처방, 나를 바꾸는 데 필요한 것은? 귀에서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 지 2년쯤 된 것 같다. 처음에는 낫겠지 했는데 계속 소리가 들려 몇 군데 이 비인후과를 찾아 처방전을 받아 약을 지어 먹었지만 소용이 없었다. 이러다 정말 큰일 나는 것은 아닌가 싶어 대학병원을 찾아 검사를 하게 되었다. 병원을 찾아 예약을 하고, 상담을 하고, 검사를 하고, 기다리고 또 기다리고…. 병원을 가면 느끼는 것이지만 항상 기다려야 한다. 끊임없이 기다리는 그 시간이 제일 고통스러운 것 같다. 지루한 것은 물론이고 책을 읽으려 해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 그 무거운 시간들을 견뎌야 하는 것이다. ‘뇌에 이상이 있다고 하면 어쩌지? 수술을 해야 한다고 하면 어쩌지? 제발 수술만 하지 않아도 된다면 앞으로 정말 착하게 열심히 살겠습니다.’하며 스스로에게 다짐하고 평소에 .. 더보기